성남시 국내 최대 국기게양대 설치 추진 논란
4억원 들여 80m 높이…예산 삭감되자 보훈단체 반발
성남시가 국내 최고 높이의 국기 게양대를 설치하려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성남시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 13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시가 제출한 제4회 추가경정 예산안 가운데 국기 게양대 설치비 4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에 상인군경회를 비롯한 성남시 16개 보훈·안보단체는 "호국·보훈도시로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시민 요구에 찬물을 끼얹는 처사"라며 예산을 재고해달라고 시의회에 촉구하고 나섰다.
시도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과 국기에 대한 인식을 고취하는 데 필요한 사업"이라며 재추진 의사를 내비쳤다.
대형 국기 게양대 설치는 지난 8월 성남시 보훈·안보단체가 시민제안공모사업으로 시에 요청한 것이다.
시는 이들 단체의 제안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연말까지 높이 80m의 게양대와 가로 15m, 세로 10m 크기의 태극기를 제작하고 야간에도 보이도록 조명시설도 설치할 계획이었다.
시는 애초 시청 광장에 게양대를 세울 계획이었으나 서울공항의 군용항공기 비행안전구역에 따른 건축물 고도제한(45m) 때문에 분당구청 잔디광장 또는 테니스장, 중앙공원 관리사무소 뒤 등 세 곳을 후보지로 제시했다.
그러나 시의회 새누리당 측은 장소와 높이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하며 설치 예산을 삭감했다.
정용한 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은 "임기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 치적쌓기라는 인상이 짙다"고 지적하고 "굳이하려면 전국 평균치 높이(40∼50m)에 시청 광장에 세운는 게 적절하다"고 의견을 냈다.
시가 본 예산이 아닌 추경 예산으로 사업을 추진하려는 의도에 대해 최근 이재명 시장을 겨냥한 보수진영의 종북 공세와 무관치 않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한 공무원은 "국기 선양을 통해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데 반대할 시민이 있겠느냐"며 "그러나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서둘러 추진하려는 배경이 의아하고 생뚱맞은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전국에는 구리시 아차산 중턱(75m)을 비롯해 양산시 운동장, 서울 여의도공원, 인천공항 잔디광장 등 10여 곳에 대형 국기 게양대가 설치돼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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