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은 국가안보에 관한 한 '정통 보수' 이어야 한다
총선은 끝났다. 국민은 여당에 표를 몰아주었다. 국회 주도세력이 바뀐 것이다. 대한민국 의정사상 또 한 차례의 새로운 장(場)이 열렸다. 이제 여당은 개혁 프로젝트를 속도감 있게 본격 가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번 총선의 성격과 과정을 뒤돌아보자.
혹자는 국민 감성을 자극하는 방송 등 포퓰리즘이 난무한 가운데 치러진 선거였다고 말한다. 정책대결이나 입후보자 인물평가 없이, 표를 의식한 선심성정책과 일부 시민단체들의 탈법선거운동이 무성했던 선거이기도 했다. '총선'이기에 앞서 '탄핵지지'와 '탄핵반대'의 대결장이기도 했다.
그런 이유로 탄핵정국과 이미지형 정치이벤트에 묻혀 입후보자 이름도 모른 채 '묻지마 투표'를 한 유권자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들린다. 포퓰리즘은 법치주의와 권력분립 및 의회주의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
여당은 그동안 모든 에너지를 총선 승리를 위해 올인 하느라고 구체적인 국정(國政)청사진이나 개혁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합리적인 대안(代案) 마련에 소홀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지 경쟁' 또는 '세(勢)몰이'로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서도 많은 것이 달라져야 한다.
국민은 여당에 '병든 국정을 바로 세우는 정치' '국민의 삶의 방식을 결정하는 정치' '국민적 에너지를 결집시켜나가는 정치'를 주문하고 있다. 여권 역시 이 같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하지만 정작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혁 프로젝트의 본격 가동이 아니라, 국민의 안보 불안심리를 잠재울 수 있는 처방 제시 등 국가경영의 '기본'을 지키는 일 일 것이다.
국가안보는 정치논리에 따라 춤추는 것이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가 지역주의와 세대간 갈등의 벽 이상으로 계층과 이념에 있어서도 양분되다시피 갈라져 있어 자칫 심각한 충돌을 낳을 수 있는 상황이기에 더욱 그렇다.
국민은 현 여당에 친북적 이념성향이 강한 인물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작년 3월 이라크전 파병 반대서명에 여당 의원 중 22명(전체서명 52명)이 참여했고, 같은 해 7월 국회에서의 북한인권개선촉구결의안 표결에서도 여당 전체 의원의 80%인 40명이 '반대·기권·불참'했었다.
또한 16대 국회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에 14명(전체서명 21명), '한총련 합법화'에 24명(전체서명 47명), '대북송금 특검 반대'에도 18명(전체서명 40명)이 서명하는 등 상대적으로 강한 친북적 색채를 드러냈었다.
또 새로 여당의원으로 당선된 국회의원 가운데에는 북한의 대남 혁명노선과 궤(軌)를 함께 해온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간부와 과거 국가보안법 위반사범들이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여당 내에 친북성향의 국회의원들이 과거 운동권에서의 강한 이념적 유대감으로 당 내 주도권을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새로운 친북성향 의원들이 수혈될 경우 여당의 친북노선은 더욱 짙어질 수도 있기에 이런저런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
'전국연합'은 91년 설립 이후 우리사회를 미제국주의식민지로 규정하는 전제 하에 국가보안법철폐, 주한미군철수, 북한식 1민족1국가2정부의 연방제통일을 일관되게 주장해온 불온단체이고, '전대협' 등 역시 지난 92년 대법원에서 이적(利敵)단체로 판정된 주체사상(主體思想)파 조직 아닌가. '반미청년회’ '반제청년동맹' 등도 모두 전대협의 배후조직일 뿐이다.
이제 17대 국회에서 어느 당(黨)도 거여(巨與)의 독주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국민이 우려하는 것은 탄핵정국 이후의 정치상황이다. 친북성향의 운동권출신 국회의원 주도 아래 국가진로의 수정이 뒤따를 수도 있는 내우(內憂)는 없어야 한다.
어떻게 세운 자유 대한민국인가. 어떻게 지켜온 조국인가.
17대 총선으로 정치의 지형(地形)이 바뀔 수는 있어도 자유대한민국의 국가정체성(正體性)을 담보로 하는 어떤 일도 있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60∼70대 역전(歷戰)의 노병들의 우려이다.
세대간 이념적 갈등 봉합은 국가를 위난(危難)에서 구하고자 하는 안보논리의 '간극 메우기'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여당이 국가안보에 있어서 '정통 보수'의 입지(立地)를 분명히 할 때 국민은 신뢰의 박수를 보낼 것이다. (konas)
정 준(코나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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