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민생 외면한 채 비생산적 투자 확대
본 내용은 국방일보 11월7일자 16면 오피니언란에 게재된 글임.(편집자 주)
북한 주민 3명 중 1명이 영양실조 상태고, 굶주리는 주민 수가 20년 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유엔(UN) 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달 1일 발표한 ‘2013년 세계 식량불안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북한의 영양실조 인구수는 전체 인구 중 31%인 760만 명에 달한다.
1990년에 비해 50.5%가 증가했고, 아시아 34개국 가운데 북한의 기아 비율이 가장 높다. 아시아에서는 북한과 타지키스탄(30.2%)만이 전체 인구의 30%가 넘는 주민이 기아로 고통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은 주민들의 민생고(民生苦) 해결에는 아랑곳없이 보여주기식 평양 건설에만 몰두하고 있다. 그가 집권 21개월 동안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것은 평양의 위락시설과 관광사업이다.
현재 김정은 지시로 평양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공사는 능라인민유원지와 문수물놀이장, 문수 과학자 살림집과 거리 조성, 김일성종합대 교원살림집, 청소년들의 심신단련이 목적이라는 미림승마구락부, 그리고 원산의 갈마반도에 건설하고 있는 동양 최대의 마식령 스키장 등이다.
또 3만8000여 개에 달하는 김일성 동상 옆에 김정일 동상까지 추가로 건립하고 있는 실정임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투자가 생산성 없는 곳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마식령 스키장은 공군비행장을 이전시키고 공사를 강행할 정도로 김정은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북한 전역에 ‘마식령 속도’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고, 북한군 3개 여단이 투입돼 밤낮없이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스키장 건설을 지시한 이래 10월 현재까지 김정은이 현장을 14번이나 방문할 정도로 관심을 갖는 공사이기도 하다.
한심한 것은 이런 대규모 스키장이 북한 주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는 사실이다. 북한 주민들 중 스키를 타 본 사람은 거의 없다.
백두산 천지 부근에 ‘삼지연 스키장’이라고 작은 규모의 스키장이 있지만 이는 김씨 일가를 위한 시설로 일반 주민들은 접근조차 금지돼 있다. 관광객을 유치하기도 만만찮다. 자유로운 이동과 주민 접촉이 엄격히 통제된 상황에서 비싼 돈을 주고 북한에 스키 타러 가는 관광객들이 몰릴지 의문이다.
김정은이 사회실상에 어둡다는 증거는 미림승마구락부 건설에서도 드러난다. 청소년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평양 외곽 미림지구에 거창하게 승마장을 건설하고 있지만 이를 이용할 북한 젊은이들이 얼마나 될지 의심스럽다. 많은 북한 주민들은 하루하루 끼니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다. 끼니 해결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승마는 사치에 불과하다.
평양 시내에 얼마 전 개관한 ‘해당화관’도 말로는 주민을 위한 편의시설이라 하지만 실제는 평양의 1% 특권층을 위한 시설이다. 불고기 정식 1인분 가격이 노동자 70개월분 봉급과 맞먹는다.
김정은의 현실과 동떨어진 투자와 보여주기식 평양 건설에 국제사회는“북한이 효율적인 식량생산과 공급체계가 막혀있는 상황에서도 막대한 자원을 오락시설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북한의 젊은 지도자가 민생은 외면한 채 비생산적인 위락시설 확충에만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규식(육군종합행정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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