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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기념공원에 대한 기억(Turn toward Busan)

Written by. 이상엽   입력 : 2013-11-11 오전 6:4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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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11월이다. 온 산과 거리와 공원이 형형색색 단풍들로 가득 차 있다. 차가운 바람으로 움츠러드는 출근길의 몸과 마음은 계절이 주는 색의 조화를 바라보면서 다시 활력을 얻는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가 볼 곳이 얼마나 많을까마는 난 개인적으로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추천하고 싶다.

 유엔기념공원은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전사한 유엔군을 안장하기 위해 조성된 곳으로 2,300명의 참전용사들이 영면해 계신 곳이다. 60여 년 전 이름조차 생소하던 타국의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후 자신의 조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그 머나먼 타국에서의 영면을 결정하셨으니, 그저 무탈하게 살다가 선산이든 납골당이든 자식 가까이 묻히고 싶은 나 같은 평범한 사람으로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11월에 유엔기념공원 생각이 드는 것은 "Turn Toward Busan" 행사 때문이기도 하다. 이 행사는 2007년 캐나다 참전용사들이 우리나라 시각 11월 11일 11시에 맞춰 우리나라(부산) 쪽을 향해 동시에 묵념을 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는데, 이듬해인 2008년부터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유엔기념공원에서 추모식을 거행하면서 각 참전국 참전용사들이 같은 시각에 부산을 향해 묵념을 같이 하는 국제적인 행사로 거듭났다. 세계 각국 참전용사들이 저녁이든 새벽이든 개의치 않고 60여 년 전 먼저 떠나보낸 전우들을 같은 시각에 추모하는 이런 뜻 깊고도 아름다운 행사가 또 있을까?

 이 행사는 6․25전쟁이라는 비극에서 비롯되었지만, 나는 이 행사가 세계평화와 자유민주주의 수호라는 보편적 가치를 세계가 공유하는 또 다른 시작점이 되었다고 믿는다.

 이제 그 시작이 시작으로만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이러한 행사들을 통해 우리 대한민국이 누리고 있는 이 자유와 번영, 평화가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라 세계 우방국들의 헌신과 피땀의 토대 위에 세워진 것이라는 것을 6․25전쟁에 대한 사실적 지식배경이 미약한 젊은 세대들에게 올바로 전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 사실적 지식배경 위에 유엔기념공원에 영면해 계신 이분들이 도대체 왜 멀게는 지구 반대편까지 날아와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남의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으며, 생존해 계신 참전용사들이 우리나라의 이 눈부신 발전상을 마치 자신들 나라의 일인 양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하는지 스스로 생각해 보게 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 그런 교육을 통해 젊은 세대에게 우리가 지켜야 할 보편적 절대적 가치가 무엇인지 깨닫게 하고 그 가치를 위해 스스로를 헌신한 참전용사들의 용기를 본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유엔기념공원 얘기를 하다가 이런 저런 생각이 길어졌다. 사실 유엔기념공원은 별다른 설명 없이 그 풍광만으로도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2008년에 "Turn Toward Busan" 행사 준비를 위해 처음 방문했을 때 그 아름다움에 감탄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 못 가본 지 3년 쯤 되었을까? 이번 주말에 개인적으로 부산에 갈 일이 있는데, 꼭 들러서 참배할 계획이다. 11월 공원의 풍경은 여전히 아름다울 것이다.

 이상엽 (경기북부제대군인지원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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