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탄도미사일 방어체제 추진사례 분석과 한국에 대한 교훈 ①
탄도미사일 방어가 대체적으로 어떤 개념이고, 세계적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는가를 살핀 후, 일본이 상정하고 있는 탄도미사일 위협분석.
Ⅰ. 서론
북한 미사일 위협의 심각성은 차원을 달리하는 수준으로 변모한 상태이다. 북한이 2013년 2월 12일 제3차 핵실험을 실시한 후 핵무기의 “소형화·경량화”에 성공하였다고 발표하였기 때문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북한은 미사일에 핵무기를 탑재하여 한국을 공격할 수 있는데, 불행히도 한국은 공격해오는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지 못한 상태이다. 한국 국민들은 북한의 ‘핵미사일’위협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황일 수 있다.
그 동안도 그러했지만 아직도 한국 내에서는 탄도미사일 방어1)에 관한 오해가 적지 않다. 한국이 탄도미사일 방어체제를 구축하면 미국 탄도미사일 방어체제의 일부가 된다는 주장이 다수의 국민들에게 확산되어 미국 미사일 방어체제에 “참여”하느냐 여부로 이 문제가 논의되고 있기 때문이다.2) 이로 인하여 한국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체제 구축을 제대로 논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방부에서 “한국형 공중 및 미사일 방어”(KAMD: Korea Air and Missile Defense)라는 용어로 이러한 오해를 우회하고자 노력하고 있고, 북한의 제3차 핵실험 이후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는 있지만, 아직 미사일 방어에 관한 한국의 진전 정도는 크지 않다. 어떤 형태의 미사일 방어체제를 구축할 것이냐에 대한 청사진이 명확하게 정립 및 공개된 상태가 아니고, 탄도미사일 방어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지상발사 요격미사일인 PAC(Patriot Advanced Capabilities)-3 급이나 해상발사 요격미사일인 SM(Standard Missile)-3 급의 무기체계를 획득한다는 계획도 구체적으로 발표되지는 않은 상태이다.
동일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지만 일본이 대응해온 바는 한국의 그것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1998년 8월 31일 북한의 대포동 1호가 일본 상공을 비행한 이후 탄도미사일 방어에 관한 논의를 본격화하여 2003년 PAC-3와 SM-3요격미사일을 조기에 확보한다는 결정을 내렸고, 그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상당한 수준에 이른 상태이다. 일본은 PAC-3와 SM-3를 확보한 상태이고, 2009년과 2012년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였을 때는 요격미사일 부대에게 “파괴명령”을 사전에 하달하기도 하였다.
탄도미사일 방어에 관한 학계의 연구도 충분한 수준은 아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몇 몇 예비역 장교들이 이에 관한 책자를 발간하기도 하고(장준익 1999; 윤기철2000), 미국이 추진하는 탄도미사일 방어에 관한 사항이 단편적으로 소개되기도 하였다(고성윤 1994; 이재욱 2000; 김병용·엄종선 2005; 김태우 2006). 그러다가 미국의 부시(George W. Bush) 대통령이 미사일 방어를 추진하자 이에 참여해서는 곤란하다는 진보적 주장(정욱식 2003;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2008)이 확산되기 시작하였고, 따라서 이에 대한 연구도 주춤하게 되었다.
연구자가 수년전부터 탄도미사일 방어체제 구축의 필요성과 방향에 관하여 몇 편의 논문을 발표한바 있으나(박휘락 2007; 박휘락 2008; 박휘락 2009a; 박휘락2009b; 박휘락2012a) 그 이상 논의가 진전되지는 못하였다.
탄도미사일 방어에 관한 부진을 탈피하고자 한다면 이에 관한 국민들의 정확한 인식 형성이 급선무일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는 ‘미 미사일방어망 참여’여부라는 실체 없는 논쟁에 얽매여 탄도미사일 방어에 관한 종합적이면서 심도 깊은 논의가 수행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즉 한국의 항공기 방어체제가 미 항공기 방어체제의 일부분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이 탄도미사일 방어체제를 구축하더라도 그것이 미 탄도미사일 방어체제의 일부가 되는 것이 아니다.
다수의 국민들이 오해하고 있는 ‘미 미사일 방어체제 참여’ 여부에 대한 논쟁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는 직접적인 해명도 필요하지만, 한국과 유사하게 미국과 동맹관계이면서 북한 미사일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일본이 어떻게 접근 및 노력해 왔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매우 설득력이 있을 수 있다.
일본의 탄도미사일 방어체제가 미국 탄도미사일 방어체제의 일부분이 아니라면 한국의 탄도미사일 방어체제도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이해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사례 분석을 통하여 앞으로 한국이 지향해 나가야할 탄도미사일 방어에 적용할 수 있는 유용한 교훈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탄도미사일 방어체제에 관한 소개도 활발하지는 않았다. 최초의 종합적인 내용은 2006년 남창희에 의하여 소개되었는데, 그는 그 당시까지의 일본 탄도미사일 방어 추진 경위, 전체적인 구조, 획득 및 배치계획, 소요예산 등을 설명하면서 한국의 탄도미사일 방어체제 구축 필요성을 강조하였다(남창희 2006, 56-75).
그 후 추가적 연구는 없는 상태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일본의 종합적대응(외교적, 경제적, 군사적)의 부분으로 일본의 탄도미사일 방어에 관한 사항이 설명되는 정도에 그쳤다. 2010년 남창희와 2011년 박홍영이 발표한 논문이(남창희·이종성 2010, 63-94; 박홍영 2011, 131-162) 그러한 성격의 연구였다. 한국에게 모델이 될 수도 있는 일본의 탄도미사일 방어체제 구축 사례가 한국에서 적극적으로 참고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탄도미사일 방어가 대체적으로 어떤 개념이고, 세계적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는가를 살핀 다음, 일본이 상정하고 있는 탄도미사일의 위협을 분석하고, 일본이 추진해온 그 동안의 경과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그 결과로서 일본 탄도미사일 방어체제의 특징적 측면을 도출하고, 한국 탄도미사일 방어체제 구축 시 적용할 수 있는 몇 가지 교훈을 도출하고자 한다.(konas) 2부에서 계속
박 휘 락(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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