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 칼럼] 오래 사는 것이 과연 축복인가?
‘건강 백세’와 같은 ‘미신’을 퍼뜨리지 말고 오히려 ‘죽음’에 대한 올바른 철학을 심어주며, “이순신처럼 살고 안중근처럼 죽으라”고 가르쳐야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3-12-09 오전 8:50:09
‘돈’에 대한 아무런 철학도 없으면서 큰돈 벌어 보겠다고 저마다 아우성이니 사람 사는 세상이 편안할 리 없습니다. 돈 때문에 날마다 사람이 죽기도 하고 다치기도 합니다. 돈 때문에 오늘도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도 많이 있습니다.
돈에 대한 미신 못지않게 건강에 대한 미신에 꽉 차 있어서 현대인은 사실상 바보처럼 살고 있습니다. “잘 살아라”라고 가르치지 않고 “오래 살아라”라고만 가르치니 ‘장수’가 축복이 아니라 저주입니다. ‘건강 백세’가 정말 가능합니까. 내 주변에도 백수를 누리는 노인들이 한두 분 계셨습니다. 그러나 거동이 어려워 병상에 누워 100세 생일을 맞으셨습니다.
우리나라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작년에 태어난 신생아는 81세까지 살 수 있다는데 10년 전보다 4년 이상 더 살게 되었습니다. 남자는 77.9년을, 여자는 84.6년을! 그러나 일생동안 남자는 13년, 여자는 18년 병치레를 하게 될 것이라니 ‘앓느니 죽지’라는 속담이 절실하게 느껴집니다.
건강이 좋은 것이고 장수가 바람직하지만 ‘건강 백세’와 같은 ‘미신’을 퍼뜨리지 말고 오히려 ‘죽음’에 대한 올바른 철학을 심어주며, “이순신처럼 살고 안중근처럼 죽으라”고 가르쳐야 옳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죽기 싫어하는 것은 모든 동물의 본능인 동시에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약점이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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