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군사굴기 예사롭지 않다
중국의 향후 행보는 센카쿠 열도를 지속적으로 분쟁지역으로 만들며, 기회를 포착해 인근 제해권을 확보하려고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 내용은 12.11일 국방일보16면 ‘오피니언’난에 게재되었음(편집자 주)
1980년대 초반 덩샤오핑(鄧小平)은 당시 중국인민해방군 해군사령관인 류화청(劉華淸)에게 새로운 군 전략목표를 수립할 것을 지시했다. 류화청은 전문가 집단과 함께 중국의 군사굴기 장기플랜을 짜 덩샤오핑에게 보고했다. 덩샤오핑은 흡족해하며 이를 승인했다.
작전 목표는 이렇다. 2010년까지는 제1열도선을, 2030년까지는 제2열도선을 군의 비전으로 삼았다.
제1열도선은 일본 남쪽 류큐(琉球) 군도와 타이완(臺灣)~필리핀~말레이시아~말라카 해협을 연결하는 선이다. 우리나라의 이어도도, 현재 일본과 분쟁 중인 센카쿠 열도도 제1열도선에 포함돼 있다. 2010년까지 이 해역에서 미군의 영향력을 배제하는 것이 중국의 전략목표다. 지금까지 중국 해군은 이 제1열도선 안쪽의 해역에서 방어훈련만 하는 작전개념을 갖고 있었다.
제2열도선은 제1열도선보다 훨씬 동쪽의 태평양 해역에 설정돼 있다. 오가사와라 제도에서 괌·사이판· 파푸아뉴기니에 이른다. 류화청은 2030년까지 항공모함 부대를 완성한 후 제2열도선의 제해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2040년까지 서태평양과 인도양에서 미국의 지배권을 꺾어야 한다는 비전을 확립했다.
1980년 이후 중국은 고속 성장한 경제발전을 기반으로 천문학적인 자금을 국방비에 투입하고 있다. 그리고 류화청의 계획대로 한 발 한 발 대양해군을 만들어 가고 있다. 항공모함을 운영하며 칭다오와 하이난다오에 항모기지를 건설했다. 항모 탑재기인 젠15는 이미 양산체제에 들어갔다. 항공모함 4척을 건조 중이며, 잠수함이나 미사일전력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은 최근 동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했다. 이 구역을 비행하는 여객기나 화물기·전투기·수송기들은 중국에 사전 통보해야 한다. 사전 통보 없이 구역을 운행하는 비행기가 발견되면 즉각 전투기를 보내 중국 공항에 불시착시킨 후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위협성 발언도 나오고 있다.
방공식별구역은 중국 해군의 제1열도선 돌파를 위한 포석이다. 이는 일본과 영유권 분쟁 중인 댜오위다오와 그 인근의 해상유전과 가스전에 대한 헤게모니 장악을 뛰어넘는 차원이다. 중국 해군이 제1열도선을 넘기 위해서는 일본의 방해 없이 미야코 해협을 순조롭게 항해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이 지역의 방공권 장악이 선결조건이고, 이를 위한 첫 번째 조치가 방공식별구역 선포다.
미국을 비롯해 우리나라와 일본은 중국의 조치에 반대하고 있지만, 중국이 조치를 철회할 조짐은 아직 없어 보인다. 미국의 조 바이든 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주석에게 우려를 전하긴 했지만 중국의 변화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중국의 향후 행보는 류화청이 세웠던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다. 제1열도선 방어훈련은 이제 제1열도선 돌파훈련으로 바뀔 것이며, 작전지역은 제2열도선까지 확대될 것이다. 항공모함과 최신 전투기·구축함들이 작전반경을 넓혀나갈 것이다. 이와 함께 센카쿠 열도를 지속적으로 분쟁지역으로 만들며, 기회를 포착해 인근 제해권을 확보하려고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해로 뻗어나가는 중국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konas)
조 용 성(아주경제신문 베이징특파원) ys17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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