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원은 통일
본 내용은 국방일보 23일자 16면 ‘오피니언’란에 게재된 글임. (편집자 주)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어렸을 때부터 많이 불렀고, 지금도 통일에 대한 굳은 결의를 다지는 행사장에서 마지막을 장식하는 노래다. 남북 간에 만났을 때 이념을 초월해 같이 부를 수 있는 노래이기도 하다.
정말 우리의 소원은 통일일까? 며칠 전 모 언론사와 여론기관에서 공동조사한 우리 국민들의 통일의식은 충격적이었다. 남북통일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20년 전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든 반면, 통일보다는 현재 그대로가 낫다고 여기는 사람이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젊은 층은 다른 연령층보다 분단상태 유지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일을 생각하기에는 현재 우리의 삶이 팍팍해졌고, 개인의 행복과 별로 관계없다는 인식으로 통일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은 결과일 수 있다. 한편으로는 분단시대가 오래 가다 보니 통일 실현 가능성에 회의가 들었기 때문일 거라는 생각도 든다.
우리는 꼭 통일을 해야 할까? 동일 민족이라도 각기 다른 국가로 살아가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 예컨대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같은 게르만민족이지만 오랜 시간 서로 다른 정치체제와 생활을 영위하면서 통일을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 아마 지금에 와서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통일하자고 하면 엉뚱한 발상이라고 하면서 아무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통일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시간적 개념이 내포돼 있다. 그런데 우리는 분단국가로 남아 있기에는 한(恨)과 응어리가 많다. 통일은 이산의 아픔을 간직한 분들이 많을 때, 동일한 경험과 추억을 가진 국민들이 있을 때 실현 가능성이 높다. 통일이 불가능하다거나 통일에 관심이 없는 국민들이 많아지면 우리의 통일은 요원해진다.
북한주민들도 마찬가지다. 세월이 한참 흐른 후 북한주민들이 한국과의 통일을 원할지는 미지수다. 지금 북한은 경제문화 생활이 중국 영향권에 있기 때문에 한국의 통일의지가 약화되면 북한주민들은 한국과의 통일 필요성보다 오히려 중국과의 통합에 더 친근함을 느끼지 않겠는가.
연초부터 통일 이야기가 많이 들려오고 있다. 장성택 숙청 이후 북한정세가 예사롭지 않고 북한의 변화에 대한 기대가 커진 탓이다. 그런데 향후 통일 분위기가 무르익고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해도 우리가 준비돼 있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통일로 인해 우리가 얻을 이익은 엄청나지만 준비 없는 통일은 그 반대일 수 있다.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처럼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모순과 어려움들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 국민들이 통일을 망각하지 않고 국민 전체의 소원으로 계속 유지하기 위해 통일의 의미와 필요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있어야겠다.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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