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운명을 바꾼 국민슬로건!
우리나라는 건국 이래 전쟁의 참화를 딛고 절대 빈곤 사회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한 자랑스러운 현대사를 기록하였다.
산업화-밈주화-정보화-선진화라는 국가발달 단계를 순차적으로 밟으면서 세계사의 기적을 이룩한 것이다. 이러한 역사는 탁월한 지도자들과 근면 성실한 국민의 피와 땀이 배어 있다.
지금 수많은 후발 국가들이 한국의 발전 과정을 배우자는 ‘Look Korea Policy’, ‘Learn Korea Policy’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 눈에는 한국이야말로 살아있는 역사교과서로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외국공무원들과 기업인들에게 우리나라의 발전과정을 강의하거나 소개할 기회가 많이 있었다. 강의를 준비하면 과연 진정한 성공 요인이 무엇일까를 되새겨 보는 버릇이 생겼다.
각 발전 단계마다 탁월한 지도자들이 있었고 훌륭한 정책이 있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은 국민들의 통합된 마음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국민 대다수가 마음을 합치면 커다란 강물처럼 역사의 물꼬가 터지고 새로운 역사가 창조되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의미에서 건국 이래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꾼 국민슬로건을 떠올려 보았다. 먼자 건국 초기에는 ‘아는 것이 힘이다. 배워야 산다!’ 이것이 바로 제1호 국민슬로건이었다.
우리가 산업혁명이라는 신 문명을 먼저 받아들이고 깨우치지 못해서 일본의 야만적인 식민시대를 겪은 각성이 녹아든 슬로건이다. 논 팔고 소 팔아서라도 자식 교육시키고 평생교육에 매달린 것이 우리나라의 운명까지 바꿔놓은 것이다.
이러한 문화는 지금까지 이어져서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교육열이 높은 나라가 된 것이다.
두 번째 슬로건은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다.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숙명처럼 여겨오던 가난의 대물림을 끊고 자립과 번영을 해 보자는 각오가 담긴 슬로건이다. 이때 함께 쓰이던 슬로건은 ‘싸우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싸우자!’ 였다. 북한의 호전적이고 무모한 도발을 막아내기 위한 각성인 것이다.
새마을 운동은 실제로 수천 년 지속된 가난을 퇴치하고 오늘날 경제대국이 되는 원동력이었다. 오늘날 많은 후발 국가들이 새마을 운동을 도입하고 있다. 성공하는 나라도 있고 그렇지 못한 나라도 있다. 문제는 국민의 의식이다. 가난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한 결코 가난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세 번째 슬로건은 ‘타는 목마름으로!’ 였다. 산업화가 어느 정도 진행되자 국민들의 민주화 요구가 높아졌고 빵만으로 살 수 없다, 자유와 평등을 달라는 민주화운동이 거세진 것이다. 이 역시 세계사에 기록될 만큼 거센 도전과 항쟁으로 민주화를 이루어내게 되었다. 민주화 과정에서도 민주투사들의 헌신도 있었지만 수많은 국민들이 민주화를 열망했기 때문에 역사적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네 번째 슬로건은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는 슬로건이었다. 소위 말하는 제3의 물결을 다른 나라보다 먼저 받아들여서 역사발전을 앞당기자는 국민의 염원이 담긴 슬로건이다.
범국가적으로 ‘정보문화운동’이 일어나고 IT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였다. 이것이 오늘날 대한민국을 정보통신 강국으로 만들었고 산업경쟁력이 밑바탕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UN이 평가한 전자정부체계 세계 1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스마트폰 국민 보급률도 세계 제1위 자리를 확고히 지키고 있다. 국가발달 단계에서 정보화라는 과정을 가장 충실하게 밟은 나라는 바로 대한민국이다. 국민적 가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 슬로건은 ‘더 큰 대한민국, 세계로!’이다.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약소국이나 강소국으로 보지 않고 유럽선진국과 동등하게 설정하고 세계화전략을 펼친 것이 오늘날 우리나라의 운명을 또 한번 바꿔 놓았다.
지금 우리나라는 무역 규모 세계 8위, 수출 규모 세계 7위, 외환보유 세계 5위, 올림픽 금메달 세계 5위 등 주요지표로 보더라도 세계 10위권의 강국이다. 게다가 인구 5천만 명 이상이면서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이상인 ‘20-50 클럽국가’에 세계 일곱 번째로 입성한 큰 나라가 되었다.
대한민국은 밫나는 현대사를 기록하였다. 지난 50∼60년 동안 우리나라보다 더 발전한 나라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이 있다. 이 빛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역사를 지속시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나라는 이념과 계층 그리고 지역 간 갈등과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북한은 위험한 체제 불안정한 체제로 바뀌었고 동북아 질서도 재편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대한민국의 빛나는 현대사를 이어 가려던 무엇보다 국가안보와 법질서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루어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국가안보 없이는 자유도 번영도 평화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 가보면 이런 명언이 있다. ‘자우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6·25전쟁 때 수많은 장병들이 목숨 걸고 싸워서 나라를 지킨 것을 상기시키는 말이다.
얼마 전 계룡대를 다녀왔다. 커다란 바위에 이런 문장이 새겨 있었다.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하라!’ 그리고 공군방공포병학교에 강의하러 갔다가 이런 문구를 보았다. ‘방공국방지대사(防空國防之大事)’. 하늘을 지키지 못하면 나라를 지킬 수 없다는 장병들의 각오를 새겨 놓은 것이다. 가슴이 뭉클하였다.
지난 3년 동안 중앙공무원교육원장으로 재직하면서 매일 아침저녁으로 바라보던 휘호석이 있다. 거기에 새겨진 글을 볼 때마다 가슴을 뛰게 한다. ‘내 일생 조국과 민족과 위하여!’
요즘 전국 곳곳을 다니면서 대한민국 역사 발전을 위해 강의를 하고 있다. 이곳저곳에서 내 눈에 가장 먼저 뜨이는 것은 국가안보 슬로건이다. 지금은 국가안보의 역사적 전환점이다. 남북관계도 동북아 정세도 급변하고 있다.
자랑스러운 역사를 후손들에게 제대로 물려주기 위해서 새해에는 우리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국가안보 슬로건이 나타나기를 진심으로 고대한다.
윤은기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석좌교수 / 前 중앙공무원교육원장)
본 내용은 월간 자유 1월호에 게재된 글임.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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