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

[안보현장체험] 강한 영감(靈感)을 가슴에 드리운 그 날!

155마일 휴전선을 연해 200미터 간격으로 말뚝(군사분계선 표지판)이 설치돼 있고, 맨 마지막임을 알리는 1292번째 ‘말뚝’이 공존하는 비극

Written by. 이현오   입력 : 2014-03-24 오후 4:16:50
공유:
twitter facebook
소셜댓글 : 1

 3월20일, ‘우수’ ‘경칩’이 지나고 춘분(春分)이 지났지만 산과 산은 차가운 겨울을 그대로 담은 채 한겨울 끝자락 한편에선 간밤 살포시 내려앉은 화려한 눈꽃(雪花)이 무수한 별빛으로 펼쳐져 탐방인의 눈길을 시리게 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그뿐일까? 7번 국도 오른편으로 금방 잡힐 듯 끝없이 펼쳐진 동해의 짙푸른 바닷물은 하얀 포말(泡沫)을 일으키며 해안가 백사장으로 밀려왔다 밀려가는가 하면, 사진으로만 봐오던 금강산 1만2천봉우리 중 가장 오른쪽에 솟아 오른 구선봉과 동화 속 ‘선녀와 나무꾼’ 전설의 감호(鑑湖)는 그 시절 소년의 마음을 사뭇 설레게 헤집어 놓는다.

 거기에 점점이 솟아오른 송도, 현종암에 부처바위, 사공바위 등으로 잇대어진 해금강과 드넓게 자리한 백사장 고운 모래 결은 눈 쌓인 계절임에도 여기가 대한민국 최북단 누구도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군사분계선 구역임을 설핏 잊게 한다. 그만큼 우리 산하(山河)의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뽐내는 절경(絶境)인 것이다.

 그랬다. 동부전선 최전방 북측과 가장 근접한 ‘금강산전망대’에서 바라본 그곳은 천혜의 비경(秘境)이었다. 그러나 1953년 7월 6․25전쟁 막바지 휴전협정을 눈앞에 두고 한 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피아 간 벌어진 전투는 처절하기 그지없었던 혈전장이었건만 60여년 세월이 흐른 지금은 생태계의 보고(寶庫)로 민족의 아물지 않는 아픈 비극과 또 다른 세계평화를 선도할 미래, 미완(未完)에 희망의 땅이기도 하다.

 ▲ 금강산 OP에서 바라본 북한. 앞에 금강산의 맨 우측 봉우리인 구선봉과 그 앞에 감호, 그리고 오른쪽 동해안을 접해 북으로 가는 동해안 육로와 철로가 보인다.ⓒkonas.net

 보기만 해도 가슴 탁 트이는 금강산 줄기와 해금강, 바다와 하늘, 하늘과 고산준령, 능선과 능선이 잇닿아 산하의 절경이 잡힐 듯 잡힐 듯이 펼쳐지는데도 지금은 세계유일의 분단 장벽이 가로막아 발길을 접고 되돌아서야만 하는 현장, 바로 그곳이 대한민국 국토의 허리 DMZ (비무장지대)다.

 대한민국재향군인회 본부직원 30여명은 3월20〜21 통일전망대에서 화진포 성(김일성 별장), 717 0P(일명 금강산전망대), 을지전망대에서 4땅굴, 박정희 대통령 제5사단장(1955〜1957) 재임 공관 등 자연 경관과 역사흔적, 6․25격전지가 공존하는 동부전선 안보현장을 몸으로 체험하고 왔다.

 돌이켜보면 현역 초년시절 중동부전선 최전방 GOP 철책에서 밤을 낮 삼아 경계근무에 임하곤 했지만 이후 최근에 이르기까지 통일전망대 방문도 처음이요 DMZ 박물관 견학에, 더더욱 민간인 출입이 금지된 717OP 방문은 처음이었다.

 해서 지난해 5월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자문위원으로 서해 ‘백령도’ 방문에 이어 이번 최전방 안보현장 체험은 필자에겐 각별한 의미로 다가오지 않을 수 없다. 전 국민이 알고 있듯이 국방을 책임지는 제1의 보루는 대한민국 국군장병이다. 그리고 예비역인 향군회원은 제2안보보루라고 자임한다. 하지만 과연 우리 스스로가 제2안보보루라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의 의식과 역량을 견지하고 있으며, 전방 체험인들 제대로 해본 적이 있는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장체험을 통해 직접 듣고 보고 느끼면서 체험하는 실상교육은 현상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는 시금석이 될 수 있고, 그래서 이번 안보현장체험교육은 늦은 감이 있다 해도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임을 여실히 실감케 하는 자리였다.

 지금 우리사회 큰 틀에서의 화두는 ‘통일’이다. 대한민국 주도의 자유민주통일과 통일 논의가 일반 저변으로부터도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있다. 그럼에도 북한의 세습 왕조 풋내기 어린왕자가 지배하는 김정은 집단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정전협정 무력화에 지옥 불바다 발언, 무력시위 등으로 우방(友邦)과 한국민을 대상으로 심리전을 가열시키는 분위기다.

 허나 金 정권 몰락과 北 체제의 붕괴는 이제 필연적인 과정으로 보여진다. ‘통일시대’가 멀지 않음은 아무리 겨울이 길고 춥다 해도 꽃피고 새우는 봄이 다가옴은 자연의 순리이듯이 ‘한반도 통일의 길’은 활짝 열리게 되어 있다. 때문에 그날을 준비하기 위해서도 우리 국민 모두는, 향군회원들은 스스로 체득하고 일깨워 나가는 것이 국민 된 도리로서의 역할과 사명의 방도가 아닐까?

 아무리 맛있는 맛 집이라 해도 직접 가서 먹어 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법. 마찬가지로 안보체험교육도 단기성 내지 일회성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본부는 물론 시․군․구회에 이르기까지 전․후반기 1, 2회는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행동을 통한 교육이 실제적 효과인 것처럼 ‘안보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선다’는 말은 실증적이기 때문이다.

 20여년 전 항도(港都) 부산에서 강원도 속초에 이르는 7번 국도를 타고 전방으로 동원되는 예비군들과 전장상황을 설정한 실전적 훈련을 하면서 우리국토의 아름다움을 두 눈 가득 담아본 바 있다. 그럼에도 통일전망대에서, 금강산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절경이 북으로 펼쳐짐에도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미완의 땅을 지켜만 봐야 하는 것이다.

 국토의 허리 155마일 휴전선을 연해 서에서 동으로 200미터 간격의 말뚝(군사분계선 표지판)이 설치돼 있고, 맨 마지막 ‘군사분계선’임을 알리는 1292번째 ‘말뚝’이 전망대 현장 스크린을 통해 보여지는 공존하는 곳, 그 역사가 숨 쉬는 곳이 바로 지금 대한민국이다.

 1988년 12월 제12보병사단장으로 통일의 염원을 담아 스탈린고지-매봉-은봉-박달봉-간무봉 등 접전지가 위치한 그 곳 펀치볼 정상에 을지전망대를 세우고, 군단장시절엔 금강산과 가장 근접한 정상부에 717OP를 건립한 박세환 대한민국재향군인회장의 혜안이 ‘통일은 대박’이 화두인 이 시기 어떻게 ‘통일에의 길’로 방향이 모색되어야 할 것인가를 깊이 성찰케 한 최전방 안보현장체험의 소회를 담는다.

이현오(향군 안보대응부장, 칼럼리스트/수필가)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승완이(wds001)   

    안보현장체험 소회 잘 읽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14-03-26 오전 9:38:42
    찬성0반대0
1
로그인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