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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선장과 석해균 선장

Written by. 김태우   입력 : 2014-04-28 오전 9: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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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꽃 흩날리는 한라산에서 청춘을 만끽하겠노라며 환하게 웃으면서 수학여행길에 올랐던 우리의 아들딸들이 어른들의 잘못으로 참변을 당했다. 절제하기 어려운 슬픔과 분노가 온 나라에 메아리친다.

 오늘도 실종자들의 생환 소식을 기대하면서 텔레비전을 켜 보았다. 오열하는 유족들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간절한 마음으로 희생자들과 유족들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기도했다. 이런 것들 이외에는 그분들을 위해 해 드릴 것이 없다는 생각에 무력감이 밀려들었다. 살만큼 살았으면서도 아직도 살아 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부끄럽고 죄스럽다.

 걱정은 또 있다. 세월호의 이준석 선장과 대부분 선원들의 무책임한 행동을 본 이 땅의 학생들이 어른들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어린 학생들을 내팽개치고 자신들만 빠져나온 야속한 어른들, 인명보다는 돈벌이에 눈이 멀어 안전수칙마저 무시해 온 파렴치한 어른들, 그리고 제대로 점검하지 않고 감독하지 않아 비극을 잉태해 온 부패한 어른들의 직무유기 사태를 보면서 우리의 젊은이들이 모든 어른들로부터 절망과 증오를 느끼지 않을까 두렵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 모든 어른들이 이준석 선장과 같지는 않다. 우리에게는 한주호 준위도 있고 석해균 선장도 있다.

 한주호 준위는 천안함 피격 직후인 2010년 3월 29일 실종자들을 구조하다가 순국한 우리의 영웅이다. UDT의 산 역사이자 호랑이 교관으로 이름을 떨쳤던 그는 50이 넘은 나이를 잊고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구조에 나섰다가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를 떠나보내는 영결식장에서는 많은 후배 UDT 장병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군가를 불렀고, 지켜본 국민도 울었다.

 2011년 1월 21일 새벽 아덴만에서는 또 한 사람의 영웅이 탄생했다.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주얼리호의 석해균 선장은 해군의 구출작전을 돕기 위해 총부리 앞에서도 엔진오일에 물을 타거나 조타실에 이상이 있다고 속여 배를 세우기를 반복했다. 그러면서 해적들의 인원과 무장상황을 알리기 위해 해군과 교신했다. 그는 낌새를 알아차린 해적들에게 뼈가 으스러지도록 폭행을 당했고, 수 발의 총탄을 맞고 쓰러졌다. 목숨을 건 작전을 통해 해적을 소탕하고 선원들을 구출해낸 UDT-SEAL 대원들, 석해균 선장, 여러 번의 집념 어린 대수술을 통해 석 선장을 일으켜 세운 이국종 박사…. 모두가 이 땅의 자랑스러운 영웅들이다.

 이 나라에는 결코 이준석 선장과 같은 어른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주호 준위도 있고 석해균 선장도 있다. 그러니, 젊은이들은 좌절하지 말고 각자의 일을 계속해야 한다. 공부하는 학생들은 불을 밝혀야 하고 나라를 지키는 젊은이들은 두 눈을 부릅떠야 한다, 아들들아 딸들아….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

* 출처 : 국방일보 28일자 16면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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