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군사도발과 부메랑 효과
우리는 1953년에 체결된 6·25 전쟁의 정전(停戰) 이후 상상을 초월하여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북한의 ‘불필요한 군사도발’에 항상 노정(露呈)되어 있다. 이는 더 이상 양치기 소년의 허공에 떠도는 ‘위협’이 아니다.
북한의 불필요한 군사도발은 6·25전쟁 이후 지구상의 거대한 흐름에 역행하는 추세로서 1950년 6·25전쟁과 같은 전면적 전쟁도발, 정전 이후 1960년대에서 1970년대까지 지상의 비무장지대와 동서 남해안으로 자행된 간헐적 비정규적 위협, 1990년대 동해 잠수함 침투와 서해 북방한계선에서의 제1연평해전, 2000년 이후 서해에서 직접적으로 증명된 국지적 군사 도발인 제2연평해전, 대청해전, 그리고 2010년 3월26일 천안함 폭침, 11월23일 연평도 포격도발로 지속적으로 진화되어 왔다.
최근엔 2012년 4월18일부터 5월14일까지 서해 상공 항공기에 대한 GPS교란과 2013년 국내 주요 방송사와 금융사의 전산망에 대한 사이버 공격 그리고 2014년 3월과 4월에 걸쳐 자행된 국내 주요 지휘부 및 군사시설에 대한 소형 무인기(UAV) 침투로 진화 되었다.
이러한 북한의 군사도발은 공격적인 북한과 방어적인 한국 간의 일종의 ‘행동과 反행동 간 주기적 관계(action-reaction dynamics)’가 형성되어 북한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북한에게 악재로 작용되는 ‘부메랑 효과(Boomerang effect)’ 나타나고 있다.
사실 이러한 주장은 천안함 폭침사건 이전에 이미 제기되었다. 2010년 서울에서 개최된 ‘제10회 국제해양력 심포지엄’에서 호주 국방성 해양력연구소 선임연구원 엔드로 퍼보스는 “6·25전쟁 이후 북한의 군사도발 행위가 저강도 수준인 간첩선 남파 및 요인 암살 기도에서 1990년대 이후부터 북방한계선(NLL) 무효화 수중을 통한 특수부대 침투 등의 고강도 수준에서 함정대-함정 간 해전과 해안포, 미사일 및 어뢰 공격 등으로 전쟁 수준으로 진화 되었다”고 발표하면서 “이에 따라 한국군의 대응태세가 점차 방어적에서 적극적이며 능동적으로 변화되었으며, 한-미 동맹이 더욱 강화되고 한국과 중국 간 위기의 심각성이 대두되는 역효과가 북한에 나타났다”는 부메랑 효과를 주장하였다.
특히 2010년 북한이 기존의 한반도 全 해상에서의 군사도발이 아닌 서해 수중에서 자행한 천안함 폭침과 공중에서 자행한 군사도발 연평도 포격도발은 주변국이자 제3자인 중국에까지 악영향을 주어, 궁극적으로 북한 -중국 간 관계 냉기류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부메랑 효과로 귀결되었다.
당시 북한은 한국과 중국 간의 경제적 관계 증진에 따른 우호관계에 쐐기를 박고 중국이 민감해하는 서해(중국명 : 황해)에서 한미 해군 간 해상훈련을 유발시킴으로써 중국이 다시 북한으로 기울도록 하는 긍정적 효과를 내심 기대하였으나, 실제 효과는 정반대였다.
예를 들면 한-미간 외교국방 2+2 회담 실시와 한국과 중국 간 북한 군사 도발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가 실질적으로 증대되는 결과가 나타났으며, 심지어 중국이 민감해 하는 한국과 일본간 군사비밀 협정 및 상호군수지원 협정이 2012년 6월28일에 체결될 뻔 하였던 극한상황으로 전개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가장 피해를 본 국가는 중국이었다. 이러한 중국의 불편함은 2010년 이후 실시된 김정일의 2회에 걸친 중국 방문을 매우 실망적으로 만들었으며, 궁극적으로 막다른 골목길에 몰린 김정일의 급사(急死)로 귀결되었다.
예를 들면 현재 2014년 상반기 시진핑 국가주석의 한국 방문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반면, 김정은의 중국 방문은 아직도 구체화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 중국으로부터의 ‘부메랑 효과’가 북한에 적용되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일본을 자극시켜 북한의 유일한 우호조약국인 중국 입장을 어렵게 만들어 중국으로부터도 ‘부메랑 효과’가 도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면 2010년 천안함 폭침 이후 중국과 북한 간 교역이 증대되었으나, 2013년 12월13일 장성택 처형 이후 중국과 북한 간 교역량이 감소하고 있고 중국으로부터의 간접적 제한 조치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북한을 어렵게 만든 사건은 다름 아닌, 2012년 11월 출범한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이 북한의 위협을 핑계로 ‘집단자위권’ 행사를 위한 군사력 증강 시도와 미-일 동맹을 근간으로 하는 지역 내 다자 간 안보협력을 강화하여 중국을 민감하게 만든 사건이었다.
더욱이 북한은 불필요한 군사도발로 중국이 가장 민감해 하는 실질적 한-미-일 안보협력 필요성을 추진하기 위한 핑계를 일본에게 제공하였다. 더욱 심각한 것은 중국이 평소에 중국 부상을 “역사적 관념과 자연스런 현상에 의해 나타났으며 이는 평화와 안정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달리, 북한을 비호하는 중국의 부상이 지역안보 위협으로 확대되어 일본 아베 정부가 댜오이다오(일본명 : 센칸쿠 열도) 이슈를 미국으로부터 미일 안보조약 적용대상이라는 확약을 받아 내고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을 확대시킴으로써 중국에게 더욱 불리한 상황을 만들었다.
더욱 심각한 부메랑 효과는 북한이 중국이 전쟁터로 원하지 않는 한반도를 점차 ‘화약고’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신뢰’를 기반으로 한 대북정책을 제시하고 이에 대해 주변국 정상으로부터 적극적인 호응과 지원 그리고 북한의 태도 변화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북한만이 장거리 로켓 발사와 지하 핵실험을 강행하고 추가 지하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으며, 한국 공역에 대해 무인항공기를 침투시키는 등의 상상을 초월하는 직접적 군사도발을 자행하여 한반도를 화약고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1월의 신년기자 회견과 3월29일의 역사적 통일독일 방문시 드레스던 선언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 대박론’과 ‘통일 준비론’을 언급하면서 한반도가 북한의 상상을 초월하는 군사도발로 인해 해를 더해 갈수록 화약고 되고 있는 실정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런 상황하에 최근 북한이 한국 全 공역(公域)에 대해 무인항공기를 투입하여 국제법과 정전 협정을 위반하고, 제4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한국군의 대응책 마련과 한-미간 대응방안 강화 그리고 한-미-일 간 공동 대응협력이 논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북한의 불필요한 군사도발이 한반도 공중으로 확대되어 한반도 전역을 자유로운 비행을 보장할 수 없는 공중 화약고로 만들고 있으며, 이는 2013년 11월 동중국해에 대한 방공식별구역을 일방적으로 선포한 중국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전략적 상황이다.
또 다른 부메랑 효과는 북한에게 결정적으로 유리한 상황인 ‘전작권 한국군 이양’ 이슈가 그 동안 북한의 군사도발로 인해 오히려 북한에게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는 부메랑 효과로 나나났다는 것이다.
2015년 12월로 예정되었던 전작권 한국군 이양 이슈가 지난 2014년 4월25일 미국 오바마 대통령 방한 시 양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직접적 군사도발에 따라 재연기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합의하였으며, 그 동안 양국 간 일종의 ‘아킬레스’ 현안이었던 한미 양국 간 미사일 방어(MD)에 대한 상호운용성 증대까지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과거와 달리 이에 대한 한국 내 이견이 크게 제기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차분한 분위기 하에 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14년 5월8일 미국 의회 하원군사위원회는 2015년 국방수권법안(NDAA)를 통과시키면서 ‘한-미 관계 증진을 위한 의회의 인식’ 보고서를 전례 없이 삽입하여 통과시켰다. 북한이 군사도발 자행에 따른 한국내의 소위 ‘남남갈등’이 거의 없고, 미국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미국이 한-미 동맹을 지역 안정화 평화를 위한 초석과 핵심으로 언급함으로써 북한에게 오히려 부메랑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금 북한은 국제사회와의 약속인 정전협정을 위반하는 불필요한 군사도발을 자행함으로써 정전 이후 지속적으로 북한에 적용된 부메랑 효과를 되받아 점차 고립되고 있다. 특히 향후 김정은이 사용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의 폭’이 매우 좁아지고 있다. 단지 있다면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은 전략적이며 작전적 그리고 전술적 공간을 동시에 사용하는 방안일 것이다.
과거 6·25전쟁 시 한반도 지상, 정전 이후 해상(간첩선 침투, 북방한계선 무효화 시도 등), 수중(천안함에 대한 어뢰 공격), 공중(연평도 포격도발과 최근 무인항공기 침투), 이념우월성(민족 자주성 주장)에 의한 남남갈등 조성 그리고 이제는 사이버 정보공간까지 북한은 거의 모든 수단을 다 사용하였다.
실제 2012년 12월13일 제3차 정거리 로켓발사, 2013년 2월12일 제3차 지하 핵실험과 2013년 12월13일 장성택 실각으로 나타났으며, 지금은 제4차 지하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북한은 “상상하기 힘든 다음 관련조치를 준비 중” 임을 공언하였다. 이에 따라 향후 북한에 되돌아 갈 ‘부메랑 효과’가 무엇이며, 또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북한 김정은이 언제 피부로 느낄지 여전히 의문이다.
윤석준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연구위원)
* 출처 : 월간 자유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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