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 칼럼〕민주주의가 이렇게 어지러워서야
민주주의란 쉽고도 어려운 정치제도라고 생각됩니다. 오히려 왕조시대가 사람이 살기는 좋은 시대였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고약한 임금을 만나면 가렴주구(苛斂誅求)하는 탐관오리가 들끓어 민생이 도탄에 빠지는 경우가 비일비재였습니다.
그런 부정부패가 민주사회는 없다고 단언할 수 없습니다. 유권자인 국민의 손으로 선거를 통하여 대통령이나 국무총리가 된 사람도 비리에 연루되어 큰집에 가는 것을 내 눈으로도 여러 번 보았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지 않습니까?
링컨 대통령이 펜실베니아의 게티스버그에 마련된 북군의 전몰자 공동묘지 봉헌식에서, 민주주의의 대원칙을 세 마디로 요약하여 그 말이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의 기본강령이 되었고, 근대 중국의 아버지로 숭상 받는 손문이 이를 바탕으로 삼민주의(三民主義)를 구상하였다고 전해집니다.
“국민의 정부, 국민에 의한 정부, 국민을 위한 정부”(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가 곧 민주정부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대사를 보면 히틀러나 스탈린이나 김일성 같은 불세출의 독재들도 다 “이것이 국민을 위해서다”라고 우겨대며 피비린내라는 숙청을 감행하니 인권을 상실한 인민은 그 억울함을 호소할 데가 없습니다.
그러나 한편 민주주의를 한답시고 나라가 온통 뒤죽박죽인데 이래서야 어떻게 국민이 이른바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나라에서 마음 놓고, 편하게, 행복하게 살 수 있겠습니까? 민주주의 자체가 심각한 고민에 빠진 것도 같습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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