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재판도 이렇게 하지는 않는다!
문창극 청문회! 해라!
인민재판이라는 게 있다. 단죄의 대상이 된 사람을 뭇 대중들이 에워싼 채 이놈 저놈이 나서서 고발을 하고 성토를 한다. “동무는 반동이요, 반동! 악질 반동이요!” 그러다 마침내 떼거리들이 한 목소리로 사형을 선고하면 ‘붉은 완장을 찬 놈’이 “인민의 심판에 맡긴다!” 선언을 한다.
그러면 드디어 여기저기서 우르르 나서서 죽창으로 찔러죽이거나 혹은 몽둥이로 때려죽이거나 또는 곡괭이로 찍어 죽이기도 했다. 6.25 시절 공산군 점령하의 한 풍경이며, 중국 홍위병의 난동 때도 그랬고, 캄보디아의 킬링필드에서도 일어났던 일이다. 그래서 인민재판은 대중선동에 의한 집단적 악행의 극악한 예로서 곧잘 언급된다.
그런데 지금 문창극 총리 후보에 자행하는 행패는 이 인민재판보다도 더 악독하다. 아무리 악랄한 인민재판도 적어도 두 가지 점에선 그래도 재판 흉내는 내준다.
첫째 어쨌든 인민의 법정이라며 떼거리들 앞에 나서게는 해준다. 둘째 어쨌든 “할 말이 있으면 해보라”며 한마디나마 내뱉을 정도의 기회는 준다. 그런데 간악한 무리들은 지금 문창극 후보에겐 그 같은 인민재판 수준의 기회조차도 주지 않으려 하고 있다.
문창극이라는 사람이 그들의 주장대로 그렇게 몹쓸 소리를 했다고 치자. 그렇다면 그를 청문회장이라는 의원님네들의 인민재판정에 세워 지금까지 온갖 대상들에 그랬듯이 이번에도 낱낱이 폭로하고 성토하고 규탄하고 몰아세우면 될 것 아닌가?
그리고 심지어는 TV로 생중계까지 하며 전 국민 앞에 그것을 보여주면 더 한층 全 국민재판, 全 국민청문회답지 않겠는가?
그런데 당사자가 그것을 피하지도 않고 기꺼이 나서겠다는데 아예 청문회에 나오지 말라고 윽박지르고 있다. 이건 도대체 무슨 경우인가? 인민재판도 이렇게 하지는 않는다. 그 극악한 인민재판도 때려죽일지언정 뭇 대중 앞에 나설 기회는 주고 비록 단말마의 비명이라도 지를 기회를 준다. 그런데 아예 나서지도 말라니!
아무리 파렴치하고 악독한 범죄자에게도 재판의 기회는 주는 게 문명사회의 양식이다. 재판은 하지도 않은 채 계속 나쁜 놈이다, 죽일 놈이다 성토를 한다면, 그렇다면 그냥 자살을 하라는 것밖에 안 된다.
지금 문창극씨에게 하는 짓은 바로 그와 같지 않나?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너를 맘껏 욕하고 성토하겠다, 그러나 너는 앞에 나서지는 말고 계속 욕을 들어 처먹기만 하라니! 이것은 문창극씨더러 그냥 홀로 자살을 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 아닌가?
악독하다! 인민재판 패거리들보다도 더 악독하다. 지금까지 문창극씨에게 자행한 행위들은 이미 그에 대한 인격살인이다. 그런데 이제는 아예 그에게 인격자살을 요구하고 있다. 이래도 된다고 보는가?
청문회를 해라! 문창극이 나쁜 놈이라 생각되면 공개 청문회에서, 인민재판에서 곡괭이와 삽으로 사람을 때려죽이듯, 폭로를 하여 박살을 내라! 비열하게 나설 기회조차 주지 않고 욕지거리를 퍼부어대지는 마라! 해명의 기회도 주지 않고 욕을 해대는 건 암살행위다.
듣자하니 뇌물범죄 전과자 박지원이라는 자가 문창극 청문회 위원장이라고 하더라! 그 파렴치범조차도 분개해 마지않는 문창극이라는 사람은 과연 어떤 인물인지 꼭 한번 보고 싶다. 문창극 청문회! 해라!
이강호 (조갑제닷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