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군사적 적대행위 중단 제안과 의도
북한은 지난 1월16일 국방위원회 명의로 ‘중대제안’을 한 데 이어서 6월30일 또다시 국방위원회 명의의 ‘특별제안’을 해왔다. 1월의 중대제안과 비교해 볼 때, 특별제안은 어떠한 공통점과 차이점을 갖고 있는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두 제안의 공통점은 첫째, 서로를 자극하고 상호 비방 중상하는 모든 행위, 상대방에 대한 모든 군사적 적대행위를 전면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둘째, 1월30일부터 중단하자는 제안은 정례적인 키리졸브 한미 연합연습을 겨냥한 것이고, 7월4일부터 중단하자는 제안은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 연합연습을 겨냥하고 있다.
셋째, 서해 5도를 둘러싸고 있는 우리 북방한계선에 대한 군사적 적대행위의 전면 중지를 언급하고 있다. 서해 해상분계선 무효화 정책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넷째, 두 제안 모두 경제적 이익추구를 기저에 깔고 교류와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1월 중대제안에서는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크고 작은 문제들의 해결을, 6월 특별제안에서는 인천 아시안게임과 더불어 여러 가지 교류와 접촉의 사전 분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는 핵무력과 병진노선의 정당화다. 핵무력과 병진노선은 미국의 핵위협과 공갈을 종식시키는 정당한 자위적 선택이고 동족을 공갈하고 해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민족공동의 귀중한 자산이라며, 북한 핵문제와 핵무장과 경제병진정책을 비판하지 말 것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가장 큰 차이점은 1월 중대제안에서는 10‧4 선언이 언급됐다가 이후 삭제됐고, 6월 특별제안에서는 7‧4남북공동성명과 1994년 7월7일 남북 최초 정상회담 개최 최종서명을 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7월에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김정은 체제 초기 6‧15 정신과 10‧4 합의를 강조해 오다가 이후 7‧4 남북공동성명을 강조한 데 이어 김일성 사망 직전에 합의한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건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은 남북관계를 북한식으로 다시 재정립하려는 의도가 보이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흥미로운 점은 북한이 발표한 6월30일의 특별제안이, 사실 7월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 8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9월 인천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대외 일정들에 앞서 발표됐다는 점이다.
이는 적대행위 중단이라는 제안을 통해 대화와 교류의 의지가 있는 척 대외적으로 홍보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특별제안을 하기 하루 전과 정부가 거부한 다음날 스커드 미사일과 신형 방사포를 시험 발사하는 북한의 행태는 이러한 홍보마저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렸다.
북한은 아직도 모르는 것이 하나 있는 것 같다. 이제는 누구나 북한의 의도와 행태를 잘 읽는다는 것이다. 특히 올 상반기 동안 적대행위를 중단하자며 중대제안과 특별제안을 두 번했지만, 12차례에 걸쳐 해안포, 방사포, 신형 방사포, 스커드ㆍ노동 미사일을 이처럼 많이 발사한 적도 없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의 가장 큰 비애는 진짜 외부의 도움이 필요했을 때 요청을 해도 과거의 거짓된 행동이 데자뷰됐다는 점을 북한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대외협력실장)
* 출처 : 국방일보 7월4일 16면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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