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核개발과 한국의 역할
Written by. 홍관희
입력 : 2004-05-14 오전 11:16:00
지금 北京에서는 6자회담 3차회담을 위한 실무회의가 열리고 있다. 2차 6자회담이 별 성과없이 끝난 이후, 각국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해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이 와중에서 前과는 다른 몇 가지 새로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미국이 북핵원칙인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이킬 수 없는 북핵 해체) 원칙을 견지하면서도, 미·북 직접접촉을 거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14일 양자간 직접접촉이 있을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제네바핵합의 실패가 미·북간의 양자관계 방식 때문이라고 규정하고 多者회담을 추진하여 6자회담 방식을 만들어 낸 미국임을 감안할 때, 이는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북한은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시인, 부인 등 반전(反轉)과 술수를 계속하다가, 이제 핵을 기정사실화하려는 움직임이 강하게 포착되고 있다. 前과 달리, "핵포기 못한다"는 명시적 선언을 한데 이어, 핵의 "평화적 이용"은 자국의 권리라고 강변하고 있다. 親北세력들은 이에 동조할지 모르나, 지금까지 북한정권의 행적으로 볼 때, 핵의 "평화적 이용" 운운을 믿는 것은 지극히 순진하거나, 북한 편들기이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북한은 또한 "동결-보상" 카-드를 들고 나왔다. 지금까지의 핵은 그냥 두고(동결), 앞으로는 핵개발을 않겠으니, 보상과 지원을 해 달라는 것이다. 김정일정권의 현란한 외교술에 혀를 내두를 따름이다. 이와 동시에, 북한 일각에서는 한반도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는 모든 나라들간의 "평화협정"을 제의하는가 하면, 연일 주한미군 철수를 외치고 있다.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들은 2005년을 주한미군 철수의 원년으로 삼자고 구체적 주장을 하고 나온다.
북한 핵문제가 한국의 당사자적 입장과 역할에서 벗어난 것은 1993년 김일성 生時, 김정일 주도로 북한이 NPT를 탈퇴하면서부터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남북한간 중요한 현안문제였던 북한핵문제는 이후 부터 미·북 양자간의 문제로 변질되었는데, 이는 당시 집권초기 "사정"과 "개혁"에 몰두하던 YS정부하에서 북한핵문제에 대한 무관심이 자초(自招)한 결과가 아닌가 추정된다. 후일 이 문제의 중대성을 깨달은 YS정부는 "제네바핵합의"의 산물인 경수로 건설사업에서 한국의 "주도권"을 주장하여, 同사업의 사실상 주도적 위치를 확보하기에 이른다.
북핵문제에 있어 한국이 제3자 또는 이른바 "중재자" 역할로 추락하고, 북핵문제가 사실상 미·북 양자간의 문제로 고착된 것은 DJ정부 들어서서였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김대중 前대통령은 북한 핵문제는 미·북간에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고 公言하기 시작했다. 북한핵의 위협이 사실상 한국을 겨냥한 점을 고려할 때, 한국이 가장 큰 관심과 발언권을 가져야 할 터인데, 이를 미·북간의 문제로 제켜 놓음으로써, 우리의 정당하고도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를 원천적으로 포기해 버린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이후, 북한 핵문제는 한국국민들의 뇌리에서 점차 사라지는 모습을 보여왔다. 북핵문제가 미·북간의 문제라는 대통령과 각료의 언급-주장이 매스컴에 지속적으로 반복 보도되면서, 이제 자연스레 북한핵문제는 우리와 큰 상관없는 일이 되어 버린 것이다.
김대중 前대통령은 엊그제 5월 12일 파리 OECD 기조연설에서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6자회담도 중요하지만, 북핵문제는 결국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해결될 수 밖에 없는 문제"라고 못박고, 미·북 양측의 "동시병행" 원칙을 다시 주장했다. "동시행동"이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미국은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되, 이를 동시에 일괄 실천·해결한다는 뜻으로, 한·미 양국이 전통적으로 주장해 온 '先핵포기 後지원' 등과 같은 시간적-단계적 해결방안과 배치된다. 이는 곧 핵포기와 동시적으로 대북지원을 실시해 달라는, 북한의 일관된 주장과 일치하는 것이다.
이 방식의 문제점은 북한에 대한 신뢰 문제로 귀착된다. 경수로사업에서 보여진 것처럼, 북한이 보상과 지원을 일단 획득한 이후, 또 다시 핵개발을 계속하여 한국과 미국 및 국제사회를 기만할 가능성은 매우 높기 때문이다.
김대중이 김정일을 "식견있는 지도자"로 공개 언급하며, 전폭적인 신뢰를 보낸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는 또한 김정일이 주한미군 철수를 원치 않는 것으로 발언하여 물의를 일으킨 바도 있었다.
현재 남한내 분열과, 한·미동맹 이상(異狀)의 대부분은 북한 김정일정권에 대한 견해 차로부터 발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곧 김정일정권이 진정한 대화를 원하고 있는지, 아니면 對話 "위장"하에 대남전략과 능력을 증대시키며, 내부분열을 획책하고 있는지, 곧 김정일정권이 적(敵)인지 친구인지를 판별하는 일이다. 이 경우 중요한 것은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거나, 이런 측면도 있고 저런 측면도 있다는 식의 양비론(兩非論) 또는 양시론(兩是論)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는 것이다. 견해는 여럿 있을 수 있으나, 어차피 사물의 실체는 하나일 것이다. 김정일정권의 근본의도는 분명히 어느 하나로 치중되어 있을 것이다. 또한 판단착오는 후일 엄청난 재앙을 가져올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아직도 김 前대통령은 국제포럼에 나가 과거의 입장를 되풀이하고 있다. 언제까지 그는 김정일정권에 대한 편견과 옹호를 계속할 것인가?
洪官憙(통일연구원 평화안보실장)
우선, 미국이 북핵원칙인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이킬 수 없는 북핵 해체) 원칙을 견지하면서도, 미·북 직접접촉을 거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14일 양자간 직접접촉이 있을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제네바핵합의 실패가 미·북간의 양자관계 방식 때문이라고 규정하고 多者회담을 추진하여 6자회담 방식을 만들어 낸 미국임을 감안할 때, 이는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북한은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시인, 부인 등 반전(反轉)과 술수를 계속하다가, 이제 핵을 기정사실화하려는 움직임이 강하게 포착되고 있다. 前과 달리, "핵포기 못한다"는 명시적 선언을 한데 이어, 핵의 "평화적 이용"은 자국의 권리라고 강변하고 있다. 親北세력들은 이에 동조할지 모르나, 지금까지 북한정권의 행적으로 볼 때, 핵의 "평화적 이용" 운운을 믿는 것은 지극히 순진하거나, 북한 편들기이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북한은 또한 "동결-보상" 카-드를 들고 나왔다. 지금까지의 핵은 그냥 두고(동결), 앞으로는 핵개발을 않겠으니, 보상과 지원을 해 달라는 것이다. 김정일정권의 현란한 외교술에 혀를 내두를 따름이다. 이와 동시에, 북한 일각에서는 한반도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는 모든 나라들간의 "평화협정"을 제의하는가 하면, 연일 주한미군 철수를 외치고 있다.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들은 2005년을 주한미군 철수의 원년으로 삼자고 구체적 주장을 하고 나온다.
북한 핵문제가 한국의 당사자적 입장과 역할에서 벗어난 것은 1993년 김일성 生時, 김정일 주도로 북한이 NPT를 탈퇴하면서부터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남북한간 중요한 현안문제였던 북한핵문제는 이후 부터 미·북 양자간의 문제로 변질되었는데, 이는 당시 집권초기 "사정"과 "개혁"에 몰두하던 YS정부하에서 북한핵문제에 대한 무관심이 자초(自招)한 결과가 아닌가 추정된다. 후일 이 문제의 중대성을 깨달은 YS정부는 "제네바핵합의"의 산물인 경수로 건설사업에서 한국의 "주도권"을 주장하여, 同사업의 사실상 주도적 위치를 확보하기에 이른다.
북핵문제에 있어 한국이 제3자 또는 이른바 "중재자" 역할로 추락하고, 북핵문제가 사실상 미·북 양자간의 문제로 고착된 것은 DJ정부 들어서서였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김대중 前대통령은 북한 핵문제는 미·북간에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고 公言하기 시작했다. 북한핵의 위협이 사실상 한국을 겨냥한 점을 고려할 때, 한국이 가장 큰 관심과 발언권을 가져야 할 터인데, 이를 미·북간의 문제로 제켜 놓음으로써, 우리의 정당하고도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를 원천적으로 포기해 버린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이후, 북한 핵문제는 한국국민들의 뇌리에서 점차 사라지는 모습을 보여왔다. 북핵문제가 미·북간의 문제라는 대통령과 각료의 언급-주장이 매스컴에 지속적으로 반복 보도되면서, 이제 자연스레 북한핵문제는 우리와 큰 상관없는 일이 되어 버린 것이다.
김대중 前대통령은 엊그제 5월 12일 파리 OECD 기조연설에서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6자회담도 중요하지만, 북핵문제는 결국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해결될 수 밖에 없는 문제"라고 못박고, 미·북 양측의 "동시병행" 원칙을 다시 주장했다. "동시행동"이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미국은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되, 이를 동시에 일괄 실천·해결한다는 뜻으로, 한·미 양국이 전통적으로 주장해 온 '先핵포기 後지원' 등과 같은 시간적-단계적 해결방안과 배치된다. 이는 곧 핵포기와 동시적으로 대북지원을 실시해 달라는, 북한의 일관된 주장과 일치하는 것이다.
이 방식의 문제점은 북한에 대한 신뢰 문제로 귀착된다. 경수로사업에서 보여진 것처럼, 북한이 보상과 지원을 일단 획득한 이후, 또 다시 핵개발을 계속하여 한국과 미국 및 국제사회를 기만할 가능성은 매우 높기 때문이다.
김대중이 김정일을 "식견있는 지도자"로 공개 언급하며, 전폭적인 신뢰를 보낸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는 또한 김정일이 주한미군 철수를 원치 않는 것으로 발언하여 물의를 일으킨 바도 있었다.
현재 남한내 분열과, 한·미동맹 이상(異狀)의 대부분은 북한 김정일정권에 대한 견해 차로부터 발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곧 김정일정권이 진정한 대화를 원하고 있는지, 아니면 對話 "위장"하에 대남전략과 능력을 증대시키며, 내부분열을 획책하고 있는지, 곧 김정일정권이 적(敵)인지 친구인지를 판별하는 일이다. 이 경우 중요한 것은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거나, 이런 측면도 있고 저런 측면도 있다는 식의 양비론(兩非論) 또는 양시론(兩是論)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는 것이다. 견해는 여럿 있을 수 있으나, 어차피 사물의 실체는 하나일 것이다. 김정일정권의 근본의도는 분명히 어느 하나로 치중되어 있을 것이다. 또한 판단착오는 후일 엄청난 재앙을 가져올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아직도 김 前대통령은 국제포럼에 나가 과거의 입장를 되풀이하고 있다. 언제까지 그는 김정일정권에 대한 편견과 옹호를 계속할 것인가?
洪官憙(통일연구원 평화안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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