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 칼럼〕적군을 모르고서야...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낙동강아 잘 있거라 우리는 전진한다
원한이야 피에 맺힌 적군을 무찌르고서
꽃잎처럼 떨어져간 전우야 잘 자라
6.25 때 많이 부르던 군가입니다. 유호 작사, 박시춘 작곡의 이 노래는 전투에 참여한 국군 병사들 뿐 아니라 일반 국민도 애창하던 <전우야 잘 자라>의 1절입니다. 전쟁이 끝난 지 어언 60년도 더 되었지만 오늘도 이 노래를 들으면 가슴이 뭉클합니다.
대한민국을 멸망시킬 야욕 때문에 로켓을 심심풀이처럼 쏴 올리는 휴전선 이북의 인민군은 분명히 우리들의 적입니다. ‘인천 아시안 게임’에 인민공화국도 운동선수와 응원단을 보내겠다며 웃는 낯으로 판문점에 와서 우리 측 대표를 만났던 북측 대표는 왜 찡그린 얼굴을 하며 평양으로 돌아가 그 ‘만남’ 자체를 수포로 돌아가게 만들었는가?
아직도 우리들의 ‘적’인 김정은의 지시로 판문점에 나타난 그 자들은 인천 아시안 게임이 잘 되게 하려고 찾아온 것이 아니라 안 되게 하려고 찾아온 것이기 때문에, 까닭 없이 그런 무례한 행동을 취하게 되는 겁니다. ‘적’은 여전히 우리가 망하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요새 세월호의 희생자 유가족들은 누가 그들의 ‘적’이고 누가 그들의 ‘편’인지를 잘 모르고 있습니다. 특별 조사 위원회 구성에 불만이 있다고 해서, 전쟁과 당파 싸움에 찌든 국회의사당을 찾아가 시위를 벌이는 것은 큰 잘못입니다. 그들의 ‘적’은 거기 있지 않습니다. ‘적’은 유병언이고 유병언을 숨겨주고 도와주는 ‘구원파’의 일부 신도들입니다.
단원고 학생들의 부모들은 왜 ‘금수원’으로 가서 “유병언을 내놔라”고 소리 지르지 않고 애매한 국회의원들에게 겁을 줍니까? 유병언은 계속 숨어 있어야 한다는 ‘구원파’의 맹신자들이 다수 모여 있는 ‘금수원’에 가서 “유가를 끌어오기 전에는 물러날 수 없다”며 농성을 해야 마땅한 것 아닙니까? ‘적’이 누군지를 잘 모르면 그 전쟁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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