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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칼럼]대강 대강, 적당히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4-08-19 오전 10: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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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국민성의 커다란 약점 중의 하나가 ‘무슨 일에도 철저하지 못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문제의 제기는 곧잘 하는데 뒤처리를 깨끗하게, 철저하게, 마무리 짓지 못하는 것이 이 겨레의 성격의 최대의 결함입니다.

 역사를 뒤져서 그렇다는 사실을 밝힐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 일은 요새도 매일 같이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유병언이 원흉으로 판정 돼 추적당하다가 풀밭에서 시체로 발견되어 세월호 참사의 진상이 미궁에 빠질 것 같습니다. 아무리 특별 조사 위원회가 구성이 돼도 진상규명이 무척 어렵게 되었습니다.

 일이 왜 이렇게 꼬여 들어가는가? ‘오대양’의 비극을 ‘대강 대강, 적당히’ 마무리 지었기 때문입니다. 유병언의 문제를 확실히 처리했다면 세월호의 참사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유병언도 그런 ‘참사’를 당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 고약한 인간이 어떻게 재기하여 이런 일을 또 저지르게 내버려 둔 것입니까?

 ‘적당주의’라는 낱말은 우리가 만들었습니다. 얼핏 들으면 중용을 지키는 합리주의로 착각할 우려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적당주의’가 나라를 망칩니다. 국민 앞에서 거짓말을 식은 죽 먹듯 뻔뻔스럽게 늘어놓던 그 검찰총장이 변협에 등록하고 소송을 맡아 소송인의 변호를 담당하게 하는 한국은 나라 구실을 하기 어렵습니다. 그런 나라가 어떻게 제 힘으로 분단된 국토를 하나로 복원할 수 있겠습니까?

 대한민국의 모모한 인사들이, 김대중 서거 5주년을 추모하기 위해 김정은이 보낸다는 ‘싸구려’(내 눈에는 그렇게 보인다) 화환을 받겠다고 북으로 간다는 말을 듣고 내 귀를 의심하였습니다. 화환을 보내는 자가 서울을 찾아와 동교동의 이희호 여사 댁을 찾아가서 화환을 전달하는 게 도리가 아닙니까?

 “와서 화환을 받아가라”는 분부가 떨어지자 마자 북으로 달려가는 그대들은 과연 제정신인가, 묻고 싶습니다. 그런 ‘적당주의’로 대강 대강 나가면 나라가 망합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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