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일본 전문가들이 올해 2차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과거사 사과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의 대표적 지일파 학자인 아태안보센터 소속 제프리 호넝 교수는 14일(현지시간)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 기고 글을 통해 빌리 브란트 前 서독총리가 1970년 폴란드 바르샤바 유대인 게토 추모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한 일을 거론하면서 아베 총리의 사과를 촉구했다.

 호넝 교수는 또 아베 총리를 향해 “과거사 논쟁은 ‘루즈-루즈(lose-lose)’ 게임”이라며 “아베 총리는 브란트 전 총리와 유사하게 과감하고 의미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 내에 세워진 일본군 위안부 동상들을 끌어안고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의 빈의자에 장미꽃을 헌화하라”며 “이는 일본이 위안부 문제를 끌어안고 있으며 지난 70년간 평화를 위해 이바지해왔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상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종전 70주년 기념담화를 통해 1993년 ‘고노(河野) 담화’를 승계한다는 입장 표명과 함께 1990년대 중반부터 추진되다가 무산된 ‘아시아여성기금(Asia Women's Fund)’의 재추진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일본 담당인 마이클 오슬린 연구원도 이날 온라인 잡지인 ‘더 코멘테이터’ 기고 글을 통해 1995년 무라야마(村山) 담화를 토대로 한 아베 총리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오슬린 연구원은 “과거를 ‘후회(remorse)’한다는 것은 자기를 향한 것이지만 ‘사죄(apology)’한다는 것은 밖을 향한 것”이라며 “아시아에서 더 큰 역할을 하려는 담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는 아베 총리가 올해 종전 70주년을 과거 비극을 공식으로 접수하는 기회로 삼을 때 아시아의 평화로운 미래를 건설하는데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onas)

코나스 이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