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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은 우연일까 필연일까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5-01-22 오전 9:5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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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살아온 길을 돌이켜 보면서 가장 슬펐던 날과 가장 기뻤던 날을 헤아려 봅니다.

 가장 슬펐던 날은? 1973년 5월 2일, 어머님이 세상을 떠나시던 바로 그 날이었습니다. 맏아들인 도길 형이 일본군대에 끌려가 소련과 만주의 국경 어디에서 해방을 24일 앞두고 전사한 그 아픔을 안고 어머님은 28년의 인고의 세월을 사시고 하늘나라에 가신 겁니다.

 그럼 나의 일생에 가장 기뻤던 날은? 1945년 8월 15일, 그 날이 그 때 겨우 열 여덟이던 식민지의 한 청년의 가슴에는 벼락을 맞은 듯 한 큰 충격과 감격의 날이었는데 그 날이 70년 전이라는 사실은 믿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내 나이가 올해 여든 여덟이 된 것만은 어김없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해방의 날이 오리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고 절망의 날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일본이 연합군에 대하여 ‘무조선 항복’을 선언한 그 날에는 ‘대한독립만세’를 부르지도 못하고 숨을 죽이고 있었으나 그 다음날부터 빛바랜 태극기가 여기저기서 나타나 펄럭이고 ‘천지개벽’이 일어난 듯 한 엄청난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남과 북의 통일이 멀지 않았다는 예감에 사로잡히면서, 해방이 우연인 동시에 필연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70년이나 기다리고 기다린 통일도 그렇게 임할 것입니다. 통일도 우연인 동시에 필연일 것입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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