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의 철수-보이지 않는 약점
최근 주한미군 1 개 여단의 이라크 배치 이후, 주한미군의 철수 문제가 사회 전반에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특히, 향후 12,500명의 추가감축에 대하여 한국정부와 협의하겠다는 보도는 한미 동맹의 효용성을 믿는 많은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주한미군의 철수에 대해 혹자는 별다른 안보 상의 문제가 없다는 말을 하기도 하고, 안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대체 비용으로 약 30 조원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안보를 걱정하는 사람들이든 주한미군의 철수가 한반도와 주변의 안보 상황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사람들이든 간에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서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것은 바로 주한미군의 정보전력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주요 정보 전력은 미 육군 8 군에 배속된 501 정보여단, 7 공군과 함께 활동하는 공군 607 정찰 항공단, 공군 5 정찰 대대, 해군 NSGC 연락대 등이 있다. 특히, 이중에서도 미 육군의 501 정보여단과 607 정찰 항공단의 경우에는 미군이 보유한 전체 정보 전력 중 15 % 수준에 이르는, 막강한 정보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이들 주한미군의 정보 전력이 지금까지 한국군 뿐만 아니라 한반도 주변의 동맹국들에게 주요 동향을 알려주는 눈과 귀의 역할을 해왔으며, 북한, 중국 등의 군사 동향 및 그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에 가장 핵심적인 기초를 제공해 준 전력이다. 최근에는 이들에 대해 몇몇 언론에서 거론되기는 하였으나 아직도 그 장비에서부터 유지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에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는 전력들이다.
이들 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는 부대가 바로 501 정보 여단으로 INSCOM 의 소속인 8 개 정보 여단 중 하나로 그 전체가 한국에 주둔하고 있으며 산하에는 3 대대, 524 대대, 532 대대, 527 대대 등 총 1,200 여명이 있는데, 이들은 대북 정보 수집에서부터 방첩, 전략 정보 수집, 전술 정보 수집, 전장정보 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이 중 일부는 한국군과 연합으로 부대를 구성하여 대북 정보 생산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미군은 한반도 주변에 501 여단을 포함, 2 개의 정보 여단을 배치하고 있는데, 이는 미 육군 정보 전력의 25 % 에 해당하는 전력으로써 지금까지 한반도에 대한 관심을 알 수 있다)
이들 정보 여단 및 항공 정찰단은 한국군에서는 장비하기 어려운 각종 첨단 정보전력을 가지고 한국군에게 언제나 조기경보를 해주는 역할을 해왔으며, 한국군의 전력이 120 % 의 능력을 발휘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또한, 607 항공 정찰단과 5 정찰 대대의 경우에는 북한에 대한 광학 정보 수집 및 신호 정보 수집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으며, 한국군에는 부족한 정찰기 전력의 공백을 메워주는, 한미 동맹의 핵심적인 상징이다. 이러한 주한미군 정보 전력들의 정확한 임무 및 장비 등은 기밀 사항에 속하지만, 주요 해외 언론 및 주요 국방 정보 홈페이지 등을 통해 추산하면 1 개 대대의 장비 구입에만 수 억 달러 이상이 소요되며 연간 평균 운영 예산만도 약 5 천만 달러 이상에 달한다. 한 편, 공군 5 정찰 대대의 소속으로 매일 3 교대로 한반도 상공에서 대북 정찰 활동을 벌이는 U-2S 기의 경우에는 1 회 비행에 소요되는 비용이 1 백만 달러에 이르며 이들의 연간 운영 비용에만 3 억 달러 이상 소요되고 있다. 향후 주한미군의 본격적인 철수와 이에 따르는 전력 대체 상황이 발생한다면, 과연 한국 정부에서 이들이 사라진 다음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인가? 솔직히 회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한미군의 철수 논란에서 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빠져 있다는 점은 상당히 놀랍게 느껴진다.
현재 한반도의 안보 상황에서 일반적인 화력도 중요하지만 정보 전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핵심 전력이다. 다만, 전선에서 활동하기 보다는 보이지 않는 전사들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부분이기는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이러한 중요한 전력의 공백과 이에 대한 후속 대책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이야기를 하지 않는 작금의 상황은 저으기 걱정스러울 따름이다.
지금의 한반도 상황은 과연 안전한가? 최근 진보와 개혁을 부르짖는 정치인들과 언론인, 그리고, 학자들의 말처럼 앞으로는 중국의 시대이므로 미국보다는 중국과 친해야 할 것인가? 중국은 정말 믿을만한 국가인가?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믿을 수 있는 동맹국보다는 믿을 수 없는 국가를 미래의 동맹국으로 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하지만, 믿을 수 없는 국가는 우리에게 그들과의 동맹이 아닌, 그들의 종속국이 되기를 공공연히 원하고 있다. 이들에게서 초래되는 장래의 위협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것은 정보 전력이다. 그리고, 지금 당장뿐만 아니라, 향후 상당 기간 동안 우리 스스로 그 공백을 메울 수 없는 것이 바로 정보전력이다.
정서적인 보은 차원이 아니라, 이러한 현실적인 입장에서 국익을 위해서 동맹국에게 도움을 얻기 위해서라도 최근 수 년 동안의 정부 입장과는 다른, 전향적인 태도로 미국과 협상에 임하여 한미동맹을 복원하고 주변 국가들에게 이러한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가 믿어야 할 것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와의 동맹을 유지해온 국가이지 자기 주변 국가들 모두와 전쟁을 벌였던 국가가 아닌 것이다. (konas)
전경웅(enoch2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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