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매월 국가보훈처에서 선정하는 6·25 전쟁영웅이 있다. 그런데 6월은 남성이 아닌 여성인 조보배 여사이다.

 전쟁의 호국영웅이라고 하면 남자를 떠올리기가 십상이라 의아하게 생각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조보배 여사는 직접 총을 들고 전쟁에 임한 것은 아니지만, 여사의 일생을 살펴보면 호국영웅으로 불리기에 충분하다.

 조 여사는 6·25전쟁으로 아들 3형제를 국가에 바쳤다. 3형제가 육군, 경찰, 학도병으로 모두 대한민국을 위해 전사·순직하였으니, 조 여사야 말로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헌신한 호국영웅 중에 영웅일 것이다. 

 그 중 장남 심일은 강원도 춘천에 ‘심일로’라는 도로명으로 명명될 정도로 훌륭한 족적을 남겼다. 심일 소령은 6·25전쟁이 발발하자 대전차포중대 소대장(당시 소위)으로서 춘천지구 옥산포 전투에서 북한군 자주포가 전진해오자 육탄 공격을 결심하고, 자신이 앞장서서 특공대와 함께 화염병과 수류탄만으로 적 자주포를 파괴하는 용맹한 모습과 희생의 정신을 실천하였다.

 이후 누구보다도 앞장서 용맹히 싸우다 1951년 1월 26일 영월전투에서 적의 총격에 28세의 나이로 전사했다.

 둘째 아들 심민은 경찰관으로 6·25전쟁 기간 치안유지를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였으며, 1960년 7월 근무 중 순직하였다.

 셋째 심익은 6·25전쟁이 발발하자 16세에 학도병으로 자진 참전하여 이름도 군번도 없이 전장에서 전사했다. 

 이같이 세 아들을 나라에 바친 조 여사의 고귀한 희생을 보면서, 보훈공무원이기 이전에 아들 2명을 둔 엄마로서 마음이 저릴 만큼 가슴이 아파온다. 조 여사가 당시에 받았을 고통과 슬픔, 상실감은 감히 상상하기 힘들만큼 컸을 것이다. 

 하지만 조 여사 아들들을 떠나보낸 애끓는 슬픔에도 굴하지 않고 직접 강원도 일대 수만 평의 임야를 개간하여 나라를 위해 희생한 상이군경들의 삶의 터전을 마련하는 등 누구보다 나라를 생각하는 모범적인 삶을 영위했다.

 나는 조보배 여사와 같은 분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다고 생각한다. 6월 현충일이 되면 국가에 남편과 아들을 바친 수많은 가족들이 참배를 위해 현충원을 찾는다.

 보훈공무원으로서 매년 현충일에 현충원에 가서 유족과 미망인분들을 볼 때마다 절로 숙연해지곤 한다. 무엇보다 소중한 내 가족을 나라를 위해 바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지 겪지 않은 사람은 상상하기 힘든 경험일 것이다.

 그러나 아들 둘을 둔 엄마인 나로서는 조 여사의 희생과 공헌의 발자취를 대한민국의 엄마로서 그리고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본받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리고 이처럼 대한민국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이 땅의 호국영웅과 그분들을 나라에 바친 또 다른 의미의 수많은 호국영웅들의 헌신과 공헌에 보답하는 길은 이 분들을 본받아 튼튼한 안보의식으로 더욱 강건한 대한민국을 발전시키는 것이라 생각한다.(Konas)

김지선 (서울지방보훈청 총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