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들, "현재의 북핵 협상 방식, 유지할 수 없어"
“영변의 핵 물질 농축 시설 이외에 핵 프로그램 핵심 요소의 존재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관련 협상이 열리는 것은 의미 없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시설 전체를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현재의 북핵 협상 방식을 유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로버트 아인혼 前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보는 8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북한이 핵시설의 전모를 공개하기 전에 북 핵 협상이 재개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아인혼 前 특보는 “북한이 영변의 핵 물질 농축 시설 이외에 핵 프로그램 핵심 요소의 존재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관련 협상이 열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인혼 前 특보는 “북한이 협상 개시 단계에서 추가 핵 시설 가동을 중단할 필요는 없지만, 처음부터 사실을 밝히고 이를 협상 테이블로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아인혼 前 특보는 지난 4월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영변 이외 지역에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을 가동하고 있을 것으로 거의 확신한다”고 밝힌 바 있다.
래리 닉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객원연구원도 “6자회담이 재개된다면 무엇보다도 (북 핵 시설에 대한) ‘검증과 조사’ 활동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닉시 연구원은 2008년 6자회담이 검증 문제로 좌초됐던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2012년 미국과 북한의 2.29합의 역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범위를 영변에 국한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닉시 연구원은 “북한이 영변만이 아니라 북한 전역에 IAEA 사찰단의 접근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닉시 연구원은 “북한이 노동미사일에 탑재 가능한 우라늄 기반 핵무기를 제조하고 있다면, 영변만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사찰 방식은 결국 속임수를 써온 북한에 외교적 승리를 안겨줄 뿐”이라고 지적했다.
스태판 해거드 캘리포니아주립 샌디에이고대학 석좌교수는 미국 핵 전문가 지그프리트 해커 박사의 2010년 영변 핵 시설 방문을 언급하면서 “현장에 원심분리기 제조 시설이 따로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북한이 원심분리기를 제3의 장소에서 제조한다면 농축 활동 역시 굳이 영변에서 진행할 이유가 없다는 진단이다.
윤 선 스팀슨센터 객원연구원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북한의 비밀 핵 시설 운영이 기정사실화될 경우 6자회담 재개 자체가 더욱 요원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신뢰할만한 핵 포기 의사를 증명하기 더욱 어려워져 6자회담을 재개할 미국의 동력과 확신이 줄어들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북한이 추가 핵 시설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를 사찰하는데 동의하거나 안전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 핵 협상의 복잡성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Konas)
코나스 강치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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