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복 前 국정원장 “노무현·김정일 수시로 통화”
"김대중 정부 때 핫라인 개설돼 24시간 가동“ 밝혀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남북 정상 간 핫라인(직통전화)이 존재했고 남북 정상 간 수시로 통화가 이뤄졌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김만복 前 국정원장은 1일 중앙일보와의 독점 인터뷰에서 “2007년 10월 2차 남북 정상회담 추진 과정에선 ‘백채널’(비밀창구)을 활용할 필요가 없었다”며 “이미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간에 상시 전화통화를 할 수 있는 핫라인이 뚫려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전 원장은 “기밀사항이지만 핫라인은 24시간 가동됐다”며 “핫라인과 연결된 우리 측 전화기 벨이 울리면 김정일 위원장의 전화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핫라인을 통해 남북 정상은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남북관계에서 큰 의미를 지니는 내용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원장은 또 “핫라인은 현재 통일부 라인(판문점 남북 연락사무소 직통전화)과는 차원이 다른 것으로 양 정상 간의 직접 통화를 위한 것”이라며 “양국 정상이 어디에 있든 언제든지 통화가 가능한 상태로 운영됐다”고 설명했다.
김 전 원장 핫라인 개설이 “김대중 정부 시절 (재일동포 사업가인) 요시다 다케시(吉田猛)와의 접촉을 통해 이루어져 노무현 대통령 때까지 이어졌다.”며, 핫라인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취임하고 얼마 안 돼 끊긴 것에 대해 아쉬워 했다.
김 전 원장은 북한이 자주 쓰는 ‘우리 민족끼리’라는 말이 10·4 선언에 들어간 이유에 대해서 “말 그대로 받아들이자. 통일은 우리 민족끼리 해야 하지 않나. 하지만 북한이 먼저 이 말을 쓰고 선전에 활용하니까 문제가 된 것”이라며, “2007년 사전협의를 위해 두 번째로 평양에 갔을 때 북측에서 갖고 나온 합의문엔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한민족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고 돼 있었다. ‘우리 민족끼리’는 넣고 ‘힘을 합쳐’는 빼자고 했다. 우리가 반미전선에 합류하는 듯이 북측이 선전할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밤 12시가 됐는데도 안 빼더라. 그래서 내가 ‘끝내자. 짐 싸라. 서울 가서 대통령 지침 받은 후 다시 얘기하자’고 한 뒤 침실로 갔다. 그랬더니 새벽 4시에 날 깨우더라. 내가 확고하단 뜻을 다시 밝혔고 결국 그 표현은 빠졌다.”고 말했다.
김 전 원장은 김정은에 대해선 “분석과 추적이 더 필요하다.”면서, 남북관계를 풀려면 김정은에게 주는 자극을 정부 차원에서 조절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은 “김정은을 인정하고 실체를 존중해야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며, “김정은의 성격 같은 것을 파헤치기보다는 김정은을 중심으로 한 북한의 집권층을 폭넓게 이해해야 한다. (김정은)라인에 있는 사람들의 생각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김 전 원장은 “‘선(先) 핵 해결, 후(後) 남북관계 개선’으로는 절대 핵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남북관계가 진전되면 분명히 북핵 문제를 해결할 기회가 온다.”면서 8·25 합의가 한두 차례 이산가족 상봉과 군사회담만을 하고 모든 것이 원위치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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