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

김정은의 2중 생존전략 얼마나 지속될 건가

Written by. 정용석   입력 : 2015-10-05 오전 11:11:50
공유:
twitter facebook
소셜댓글 : 0

  김정은 북한 로동당 제1비서의 생존전략은 두 가지에 의존한다. 하나는 무자비한 처형 공포정치이고 다른 하나는 제한적 자본주의의 물질보상 유인책(인센티브 : Incentive)이 그것이다. 김정은의 물질보상 유인책은 오는 10일 로동당 창건일에 즈음한 특별 보너스 지급 발표를 통해서도 드러났다.

 김정은은 권력 유지를 위해 죽음의 공포분위기를 조성, 누구도 자기 권력에 도전하지 못하도록 위압한다. 고모부이며 로동당 행정부장겸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고 제2인자인 장성택 부터 공개 처형, 본때를 보여주었다.

 장성택의 죄명은 김정은에게 ‘양봉음위(陽奉陰違 : 겉으론 복종하는 척하면서 속으론 딴 마음) 하고 박수를 ‘건성 건성’ 치는 등 김정은을 우습게 여기며 권력찬탈을 기도했다는 것이었다. 그 해 김정은은 82명이나 공개처형 했다.

 장성택 추종세력 뿐 아니라 평양의 고층 아파트 붕괴 사고 책임 관련자들도 5명이나 총살형에 처했다. 공포분위기 조성을 위해서였다.

 김정은은 공포정치와 동시에 인간의 물질욕구 본능을 유의, 제한적이나마 자본주의의 물질보상 유인책을 쓴다. 북한은 올 10월10일 로동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모든 북한 주민들에게 “생활비에 100%에 해당하는 특별 상금을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전체 주민들에게 일괄적으로 격려금을 지급한 사례는 없었다. 김정은의 “특별 상금” 지급은 그가 자본주의적 물질 보상 인센티브를 권력 유지의 수단으로 이용함을 입증한다.

 김정은은 북한 주민들의 ‘장마당’ 확산도 묵인한다. 북한 주민 80% 이상이 장마당과 사적 거래를 통해 비공식 수입을 올린다고 한다. 이자를 받는 사채업자도 등장했다고 한다. 대북 소식통에 의하면, 장마당과 사적 거래 등으로 ‘주민 50%가 쌀밥을 먹고 굶어죽는 사람은 거의 없어졌다.’고 한다.

 탈북민 출신의 경제전문가인 김영희 한국정책금융공사 북한팀장에 따르면, 김정일은 ‘(경제)개발 없는 독재’를 했지만 김정은은 ‘개발 있는 독재’를 한다고 했다. 김정은이 권력 수단으로 물질보상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능을 권력유지를 위해 이용한다는 징표가 아닐 수 없다.

 김정은은 물질적 인센티브를 측근 간부들의 충성을 사는데도 이용한다. 제2인자로 부상한 최룡해 로동당 비서의 아들 최현철은 대외무역으로 돈을 벌어 거부로 꼽힌다고 한다. 국가안전보위부장 김원홍의 아들 김철은 ‘청봉무역회사’ 사장으로 수천만달러(수백억원)를 챙겼다고 한다. 황병서 총정치국장의 양딸인 이영란도 탄광과 어장의 이권을 독점, 엄청난 부를 주무른다고 한다.

 김정은의 권력 생존전략은 김일성·김정일과 다르다. 김일성과 김정일은 공포정치와 당에 대한 충성 강요, 둘에만 의존했다. 하지만 김정은은 그들과는 달리 자본주의 인센티브 유인책을 추가했다. 그가 10대 때 잠깐이나마 자본주의 시장경제 국가인 스위스에서 유학한 경험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짐작된다.

 김정은의 형 김정철도 지난 5월20∼21일 밤 영국 런던에서 젊은 여성과 함께 로열앨버트홀에 나타났다. 거기서 그는 록스타 에릭 클랩튼의 우울하고 서정적인 기타 연주와 노래를 들었다. 김정철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크랩튼의 공연장을 찾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정은도 정철과 같이 아직은 김정일이나 김일성처럼 교조적 이념으로 굳어진 것 같지 않다.

 앞으로 김정은은 권력유지를 위해 공포정치와 제한적 자본주의 인센티브 유인, 2중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김정은은 2중 생존전략으로 권력을 유지할 수는 있어도 북한 경제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는 없다. 제한적 자본주의 인센티브로는 북한 경제를 전반적으로 뜯어고칠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 경제가 고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중국처럼 체제를 개방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 원리를 과감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김정은이 중국식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하고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를 허락할 경우 그는 1980년대 말 동유럽 공산국 지도자들처럼 주민들의 반정부 시위에 직면, 축출되거나 처형될 수 있다. 루마니아의 니콜라에 차우셰스크처럼 자유를 얻은 반독재 시위대에 의해 체포 돼 참혹하게 최후를 맞이할 수 있다. 그래서 김정은은 중국식 시장경제로 나서지 않고 공포정치와 제한적 시장경제의 인센티브로 머물고 있다.

 김정은은 오늘날 지구상에서 북한 같은 폐쇄와 공산체제는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또 공포정치에 매달리는 권력도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역사적 사실도 알아야 한다. 루마니아의 차우셰스크,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등은 모두 공포정치 끝에 자국민들의 손에 의해 참혹하게 종말을 고했다.

 김정은도 그들과 같은 비참한 최후를 맞지 않기 위해서는 공포정치를 버리고 자신이 10대 때 스위스에서 경험했던 자유시장경제로 하루 바삐 돌아서야 한다. 핵무기도 포기해야 한다. 핵무기와 경제발전은 병행될 수 없다. 그러면 2300만 북한 주민 모두가 쌀밥을 먹을 수 있다. 남한으로 부터는 너그러운 경제지원도 받는다. 김정은이 중국의 덩샤오핑(鄧小平)처럼 인민들로부터 존경받는 길이기도 하다.(Konas)

정용석 (단국대 명예교수 / 前 남북적십자회담 대표)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로그인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