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경제 살리고 도발 막는 길은? 김정은 퇴진 밖에 없다
올 8월로 접어들며 북한은 박근혜 대통령 사진을 표적으로 삼아 사격 훈련을 했고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 도발을 자행했다. 북한의 연이은 도발을 보면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권좌에 버티고 있는 한 변화는 결코 기대할 수 없다.
김정은은 지난 1월28일 축산업 발전을 강조하면서 북한 주민들의 어려운 생활을 생각하면 잠이 안온다고 했다. 조선중앙 통신 보도에 의하면, 그는 북한 주민들이 “언제 한 번 풍족한 생활을 마음껏 누려보지 못했다. 잠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
북한 주민들이 ‘풍족한 생활을 마음껏’ 누리기 위해서는 단 한 가지 방법 밖에 없다. 김정은이 권좌에서 퇴진하는 것이다. 김이 폐쇄 속에 1인 우상화를 계속 다져가며 권력을 쥐고 있는 한 북한 경제는 파경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대남 군사도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7월2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 올 초부터 약간의 경제성장이 있었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했다. 올 2월초에는 중국 외교부가 매주 발행하는 세계지식(世界知識)도 “평양과 나선의 식당에 북한 인민들이 넘쳐나고, 농산물 교역시장은 활기차고, 다양한 북한산 용품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시장형태의 암시장인 ‘장마당’이 상설시장으로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 식당에 인민들이 ‘넘쳐나고’ 경제가 본질적으로 ‘활기’ 차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과 베트남처럼 폐쇄체제를 개방해야 하며 1인우상화를 폐기해야 한다. 제도적으로는 사유재산 소유권 인정, 자유시장 경쟁 도입, 외국인 투자 개방,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김정은이 집권한지 3년이 지났지만 그런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도리어 폐쇄와 공포정치 그리고 대남 도발만 격화시켜 갈 따름이다.
북한은 1984년 외국 기업과의 합작 경영을 허용하는 합영법(合營法)을 채택했다. 당시 북한은 합영법으로 중국을 모방해 개방 경제로 개혁한다는 기대를 갖게 했다. 그러나 이 합영법은 ‘신의주 국제경제지대’니 ‘나진·선봉 개발특구‘니 말만 요란했을 뿐, 외자유치 하나 제대로 못하였다. 이어 북한은 2002년 시장기능을 일부 도입하는 ‘7.1 경제관리 개선 조치’를 선포했으나 이것도 구호로 그쳤을 뿐,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2012년 김정은이 집권하면서 기업 자율성을 확대한다는 ‘6·28 경제개혁 조치’를 발표 했지만, 개혁·개방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북한이 1984년 이후 30여 년 동안 개혁·개방을 몇 차례 시도하면서도 폐쇄체제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한 까닭은 분명하다. 개혁·개방으로 시장기능과 자유가 확산 되어 가면 그 때 마다 자유화에 겁먹고 가차 없이 닫아버렸기 때문이었다.
근년 확산된 ‘장마당’도 김정은 권력에 위협이 될 정도로 커지면 철퇴가 가해질게 분명하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세습된 ‘자력갱생’ ‘주체사상’ ‘1인우상화’ 폐쇄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김씨 3부자는 2400만 주민들을 배불리 먹이는 것 보다는 3부자만의 부귀영화가 더 소중하다고 맹신하기 때문이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제임스 로빈슨 정치경제학 교수는 작년 연말 조선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북한이 “부국강성 대국을 달성하려면 경제 실험으로는 부족하고 정치·경제 제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북한은 정치·경제 제도를 조금도 개편하지 않고 있다.
김 씨 왕조가 버티고 있는 한 합영법도, 나진·선봉 개발특구도, 신의주 국제경제지대도 개혁·개방으로 이어질 수 없고 대남 도발도 멈출 수 없다. 북한 경제가 발전하고 대남 도발이 중단되기 위해서는 김정은이 퇴진하는 길 밖에 없다. 그가 진심으로 북한 주민들이 ‘풍족한 생활을 마음껏’ 누리지 못해 잠이 오지 않을 정도로 걱정된다면, 권좌에서 내려와야 한다. 그리고 그 자리는 중국 덩샤오핑(鄧小平) 같은 실용주의자에게 넘겨주어야 한다.
김정은이 퇴진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고모부 장성택을 즉결 처형하는 식의 공포정치로 권력을 연명하려 한다면, 언젠가 궐기한 북한 주민들에 의해 축출될 수밖에 없다. 멀리는 로마의 네로 황제, 가까이는 루마니아의 니콜라에 차우셰스쿠처럼 참혹한 최후를 피할 수 없다.(konas)
정용석 (단국대 명예교수, 前 남북적십자회담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