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테러사태와 우리의 자세
유럽의 심장부인 프랑스 파리가 이슬람국가(IS)의 동시다발 테러공격을 받으면서 국제사회는 충격에 빠져 있다.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는 프랑스가 어떻게 이 지경이 됐는지,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이 왜 서방세계를 공격하는지 좀처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슬람 원리주의, 특히 알카에다와 IS 같은 살라피(이슬람 선조들의 삶의 방식을 그대로 따르는) 지하드 조직은 도대체 왜 서방세계와 그 동맹국을 공격하는 것일까. 물론 서방에 대한 반감의 표면적인 이유가 서방세계의 대(對)IS 전쟁인 것은 자명하다. 프랑스가 국제연합군의 IS 공습에 동참했으며, 러시아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를 보호하기 위해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면서 IS의 원거리 공격 목표가 된 것이다.
반서방 이데올로기를 좀 더 본질적으로 살펴보려면 외생적 요인이 아닌 내생적 요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만약 서방세계가 이라크를 침공하지 않았고, 친이스라엘 정책을 버리고 팔레스타인 국가를 세워주고, 그들에 대한 무력공격을 중단하면 알카에다와 IS는 서방세계에 대한 지하드(성전)를 중단할까?
해답은 이슬람 원리주의 조직의 반서방 이데올로기가 서방세계의 정책과 행위에 대한 불만인지, 아니면 그 존재 자체 즉 기독교 세계 자체에 대한 불만인지를 판단해야만 풀린다. 만약 행위와 정책에 대한 불만이라면 대화가 가능하지만 존재 자체에 대한 불만이라면 대화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
현재로선 이들 살라피 원리주의 조직의 반서방 이데올로기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고착화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그들은 여전히 중세의 언어(서방세계를 ‘십자군’으로 부른다)를 사용하며 서방세계(Dar al-Harb·전쟁의 땅)와 이슬람세계(Dar al-Islam·평화의 땅)로 나누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적의 공격에 저항하는 방어적 지하드가 아니라 비무슬림 정권 및 서방세계에 대한 선제공격을 의미하는 적극적·공격적 지하드를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방세계, 아니 전 인류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며 더 이상 특정 전선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전선 없는 전쟁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프랑스가 어떤 실수를 범했는지 면밀히 분석해 우리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프랑스는 지난 1월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을 경험하고도 자국 내 감시대상자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지 않았고, 대테러 장비와 기술 도입에 과감히 투자하지 않았다.
따라서 우리는 테러 대비를 강화하기 위해 현안인 테러방지 관련 법안을 조속히 원만하게 처리해야 할 것이다. 인권도 중요하지만 인간의 생명도 그 못지않게 귀중하기 때문이다. 또한 대테러전 경험이 풍부한 나라의 기술과 경험을 전수받는 것도 정책수립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는 운 좋게도 아직 대형 테러를 경험한 적이 없다. 그래서 만에 하나 대형 테러가 발생할 경우 어떤 지휘체계 아래서 그 상황을 정리할 것인지 궁금하다. 끝으로 우리 국민도 이제 테러가 먼 중동과 유럽의 얘기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성일광 (건국대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
* 국방일보 11월 20일 ‘오피니언’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