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씨 北정치국원 증거없다" ‥ 고법, 집행유예 석방
"의심은 가지만 정치국 후보위원 증거부족" '잠입.탈출.소송사기'만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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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형사6부(김용균 부장판사)는 21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송두율(59) 교수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한 1심을깨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해 석방했다.
특히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검찰이 제시한 증거로는 피고인이 북한의 정치국 후보위원이라는 의심이 없지 않지만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고 반국가단체 간부로서의 지도적 임무 종사 부분에 대해서도 국가존립과 자유민주주의에 위해를 가할 정도라고 볼 수는 없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공소사실 중 92년 5월부터 2년여동안 5차례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 등을 만난 국가보안법상 잠입, 탈출 혐의와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신분과 관련된 황장엽씨와의 민사소송 부문만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신문 조서 내용으로 피고인이 자백한 것으로 볼 수 없고 황장엽 진술은 신빙성 있으나 내용이 막연하며 대남보고서 역시 `지도기관 구성원'이라는 말이 단 한번 나올 뿐 여러 점에서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송 교수가 저서에서 `김철수'를 자신의 가명으로 인정한 부분에 대해서도 "김일성 장의위원을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대우해 준 것으로 생각하고 아무런 의도없이 쓴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저술을 통한 반국가단체의 지도적 임무수행에 대해 "피고인의 문제된 저작물은 북한 편향성이 인정되나 전체 저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고 국가 안전과 체제를 위협하는 내용도 아니다"라며 "일간지 등을 통해 공개된 것으로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충분히 여과될 수 있는 주장에 불과하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김일성 조문과 김정일 생일 축하 편지 발송 부분에 대해서도 "북한 수괴인 김일성을 조문한 것이더라도 의례적으로 참석한 것일 뿐이고 명절, 생일에 축하 편지를 보낸 것도 의례적인 것일 뿐 민주적 기본질서에 해악을 끼칠 위험이 명백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양형에 대해 "피고인의 밀입북 범행은 국가 안전보장에 크게 위해를 끼친 반국가적 행위로 절대 넘어서는 안될 실정법 질서의 경계까지 넘어선 것"이라면서도 "피고인의 학자로서의 권위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었고 내재적 방법론이 나름대로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된 점, 북한이 대화와 협력자로 인식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형 집행을 유예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국가보안법은 여전히 규범성을 갖추고 있지만 수사기관의 자의적, 편의적 법집행으로 인한 인권침해 소지가 크기 때문에 이를 사건에 구체적으로 적용함에 있어서는 입법 취지에 따라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리한 법적용' 질타..`완전면죄부' 아니어서 大法판단 주목
항소심 법원이 21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송두율 교수의 주요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함에 따라 송 교수는 이날 오후 구치소에서 석방돼 일단 사회의 품으로 돌아왔다.
재판부는 송 교수가 반국가단체의 간부 및 지도적 임무에 종사했다는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고 5차례 밀입북 및 황장엽씨를 상대로 한 소송사기미수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법원의 판단은 송 교수가 정치국 후보위원으로서 학술활동을 빙자, 이적활동을 해왔다는 검찰측 주장을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서 송 교수는 명예회복의 전기를 마련한 반면 검찰로선 무리한 법적용을 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법원은 그러나 송 교수의 유죄 의심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증거가 아니라고 판단, 송 교수에게 완전한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니어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 "정치국 후보위원 증거부족" = 송두율 교수에게 적용된 혐의중 국보법 3조의 반국가단체의 지도적 임무 수행은 최고 형까지 처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로 검찰 공소사실의 최대 핵심 쟁점이었으나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주요 증거인 황장엽씨 진술은 김용순 대남담당 비서에게서 전해들은 말인 데다 김경필이 작성한 대북보고문 역시 의문점이 많아 증거효력을 인정하기 어려워 송 교수가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임된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무죄판단의 주된 이유다.
이 증거들의 효력을 인정, 송 교수에게 유죄를 선고한 1심 법원과는 명백히 차이가 난다.
독일 국적의 외국학자인 송 교수가 북한 통치권력의 핵심인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임될 자격을 갖추지 못했고 북한이 공식적인 선출 및 공표절차를 취하지 않았으며 송 교수에게 후보위원의 격에 맞는 경력이나 공적이 없다는 점도 무죄심증을 굳힌 요인이 됐다.
▲ 국가보안법 엄격 적용 주문 = 법원은 분단된 현실에서 상존하는 국가보안법의 규범성을 인정하면서도 실제 적용과정에서 엄격하고 제한적 해석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 눈길을 끌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국가보안법의 해석상 악용 가능성을 경계한 것으로서 검찰의 무리한 법적용을 간접 비판 내지 견제한 것으로 비춰진다.
재판부는 "국가보안법상 `지도적 임무'나 `목적수행', `위태롭게 한다는 점을 알면서'라는 문구는 다의적이고 포괄적인 개념이어서 자칫 수사기관의 자의적이고 편의적인 법집행으로 인권침해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국가보안법의 입법취지인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며 "재판부도 이런 관점에서 심리.판단했다"고 판단근거까지 친절하게 덧붙였다. (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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