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

국보법은 자유민주체제의 안전판

Written by. 제성호   입력 : 2004-08-04 오후 12:40:00
공유:
twitter facebook
소셜댓글 : 3


최근 여권은 8월말 제출을 목표로 국가보안법(국보법) 폐지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힘을 실어주려는 듯 여당의 신기남 대표는 “국보법은 폐차 직전의 고장난 차와 같으며, 고장난 차로는 21세기 고속도로를 달릴 수 없다"면서, "국보법은 사실상 사문화 됐으며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 소신”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 서울고등법원의 송두율씨 집행유예 선고 및 석방은 국가보안법 개폐문제 논의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그러나 국보법이 “폐차 직전의 고장난 차와 다름없다”, 즉 사실상 용도폐기됐고, 21세기에 걸맞지 않는 법률이라는 여당 대표의 시각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왜냐하면 국보법은 가장 중요한 국가안보, 체제안보 법률의 하나로서 지금도 남북관계에서 기능하고 타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를 간단히 살펴보기로 하자.

우선 북한은 조선로동당규약에서 “로동당의 당면목표는 공화국 남반부에서 민족해방, 인민민주주의혁명 과업을 완수하는 것이며 종국적으로는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와 공산주의사회 건설을 이룩하는 것”이라고 선언하여 남조선 혁명을 노동당의 당면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남조선 혁명은 그들이 말하는 평화적인 통일방도, 곧 연방제 통일을 위한 중간과정이요 거쳐야 할 절차이다.

북한은 그간 연방제 통일의 최대걸림돌로 두 가지를 제시하는 한편, 그 철폐 내지 제거를 그들이 말하는 ‘평화통일(공산화 통일=온 사회의 주체사상화)의 중심고리’로 설정했다. 그것은 바로 국가보안법(정치적 장애물) 철폐와 주한미군(군사적 장애물) 철수이다. 북한이 국보법 철폐에 혈안이 돼 있는 것은 이 법의 폐지가 공산당 활동 합법화(친북세력의 합법화)와 북한과의 연방제 통일을 주창하는 연공(聯共)정부 출현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이런 기본입장에서 북한은 국보법 철폐를 최우선의 대남정책 목표로 설정하고 지금까지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로 기능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국보법은 정치안보, 체제안보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이 법이 용도폐기가 됐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북한이 위와 같은 대남전략이 바뀌었다는 것인가? 유감스럽게도 그런 징후는 찾아보기 어렵다.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도 북한의 대남전략은 여전하다. 남조선 혁명에 관한 로동당규약 규정의 개정 내지 삭제가 아직까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것은 그 단적인 증거이다. 따라서 국보법 철폐를 주장 내지 추진하는 것은 북한의 대남전략에 영합하는 ‘이적행위’라고 할 만하다.

국보법 개폐문제는 이 법의 본질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서 출발해야 한다. 또 이 법의 폐지 주장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 그래야 올바른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첫째, 국보법은 체제 수호를 위한 안보법이다. 북한을 망하게 하거나 흡수통일하려는 공격적인 법률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그들의 대남전략(반국가적 활동)으로부터 우리의 자유민주체제를 지키기 위한 ‘방어적・자위적 법률’이다. 이와 같은 법률은 형식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지언정 모든 국가가 다 갖고 있다.

둘째, 국보법은 공산혁명을 통해 남한을 ‘인민민주주의화’하려는 북한정권과 그 추종자들을 효과적으로 규율, 대처하기 위한 형사법이다. 선량한 북한주민들을 처벌하기 위한 법률이 아니다.

혹자는 국보법이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고 있고, 이 법에 의해 북한주민 2,300만명을 모두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으로 간주함으로써 같은 동포를 적대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때문에 국보법은 반민족적인 법률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법리를 오해한 것으로 사실과 다르다. 반국가단체는 대한민국의 체제전복을 기도하는 조선로동당과 그 지휘를 받는 북한정부이며, 조선로동당에 ‘가입’한 자(국보법 제3조 1항)만이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이 될 뿐이다. 즉 북한의 성분분류상 핵심계층, 그 가운데서도 노동당원만(300-400만명으로 추정)이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인 것이다. 그 나머지 북한의 일반주민들은 반국가단체의 ‘지배를 받는 자’(피지배계층)에 불과하다.

셋째, 국보법은 남북교류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반통일적 법률이 아니다. 국보법은 본질상 교류촉진법이 아니지만 이 법이 존치하는 상황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이 실시되고 있다. 따라서 남북교류를 전면 불법시 내지 금지하고 있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 오히려 국보법은 안보를 튼튼히 함으로써 남북화해·협력과 민족공동체 형성을 목표로 추진하는 국가의 평화통일정책을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말하자면 국보법은 우리의 확고한 (정치)안보태세 유지를 기하려는 것으로 “북한의 공산화 통일에 걸림돌은 될 수 있어도 우리의 자유민주통일에는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넷째, 국보법이 권위주의 시대에 정권안보에 악용돼 인권침해를 정당화한 면이 없지 않았다. 그래서 반민주적 악법이라는 꼬리표가 지금도 따라 다니고 있다. 하지만 국보법의 오·남용을 국보법의 존재이유(raison d'être)를 부인하는 논거로 삼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또한 국보법을 피해자의 입장에서만 보려고 해선 안된다. 모든 법은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악법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피해자도 집행자도 아닌 공정하고도 객관적인 제3자의 입장에서 볼 때 국보법은 역기능보다도 순기능이 더 많았다. 국보법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사회 내에서 친북세력의 부식을 효과적으로 차단함으로써 한반도 평화 유지와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돼 왔던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다섯째, 일부에서는 국보법이 사상 및 양심의 자유 혹은 표현의 자유 등을 본질적으로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적인 법률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 논거로 국보법이 공산주의 사상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고, 찬양・고무죄나 불고지죄 규정을 들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자유는 내심(內心)의 영역에 있을 때만 절대적으로 보장되는 것이다. 외부로 표출될 경우, 즉 ‘사상 실현의 단계’에 들어서면 헌법 제37조 2항에 의거해 국가안보, 질서유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 제한될 수 있다. 말하자면 ‘상대적 자유’로 전환되게 되는 것이다.
공산주의 사상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체제와 시정경제체제를 전복하려는 반국가사상이다. 이런 사상이 외부적으로 표현되고 이를 확산시키려 할 경우, 이는 대한민국 헌법이 허용하지 않는 반국가활동이 되며 그에 대한 적법한 통제는 불가피하다. 이 같은 규제는 대한민국 헌법의 당연한 요청이기도 하다.

여섯째, 국보법 폐지론자들은 자기들의 인권(사상・양심 및 표현의 자유 등)을 목소리 크게 외치지만, 이는 대다수 국민의 인권을 생각지 않는 이기적인 발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반국가단체의 수장(수괴)인 김정일을 찬양・고무하지 않으면, 또한 북한의 국보법 철폐 및 연방제 통일 주장과 민족공조 노선(특히 주한미군 철수) 등을 지지하지 않으면, 도저히 심적으로 견디지 못하는(?) 이상한 사람들의 인권만 중요하다는 말인가? 결단코 아니다.

장차 국보법 철폐가 이루어져 공산당 활동이 합법화되고 거리에 인공기를 흔들거나 김정일을 찬양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지 않을까 불안해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들의 평화적 생존권, 즉 평온한 환경에서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권리는 누가 보장할 것인가? 시만단체들이 그러한 권리를 보장해 줄 수 있는가? 그러한 인권은 국보법 존치를 통해 평화와 안보를 지켜낼 때만이 제공될 수 있는 것이다.

법은 최대 다수의 최대행복에 이바지하는 제도적 장치임을 알아야 한다. 국보법 폐지를 통해 반국가적인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는 사람은 남한의 4,700만명 중 극소수에 불과하다. 4,500만명 가량은 평온한 사회환경에서 안심하고 평화롭게 살아가기를 원한다. 그것은 전술한 바와 같이 국보법의 존치를 통해 가능한데, 단지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폐지론자들은 개혁이니 인권이니 하면서 순진한 국민들을 선동하거나 속이려고 해서는 안된다.

일곱째, 국보법은 대북관계 규정이 없는 형법의 미비점을 보완한다는 점에서도 그 효용성이 인정되고 있다. 혹자는 형법의 내란죄와 간첩죄를 적용하면 된다고 하지만, 이는 어불성설이다. 만일 북한의 대남 공작원에게 내란죄를 적용할 경우 북한은 내란단체가 된다. 반면 간첩죄는 외국과의 관계에서 적용되는 규정인데, 북한의 공작원이 간첩죄를 범하면 이번에는 북한이 외국이 되는 결과가 된다. 어떻게 같은 정치실체인 북한이 어떤 때는 외국이 됐다가 다른 어떤 때는 내란단체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 이는 통일적인 대북인식에 혼란만을 가져올 뿐이다. 더욱이 내란죄는 무장폭동을 수반하는 행위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것이므로 폭동을 수반하지 않는 내란 기도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결국 반국가단체라는 법적 실체 규정은 내란단체와 외국 사이의 중간적 성격을 말해주는 것으로서 대북관계에서 나름의 효용성을 갖는다고 할 것이다. 이 같은 논리는 현단계에서 국보법 존치의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세간에서는 이른바 ‘국민정서법’이란 것이 있다고 하는데, 아무튼 현재 대다수 일반 국민의 정서는 가두에서 인공기를 흔들거나 김정일을 찬양하는 데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음도 아울러 유념해야 한다.

이 밖에 진보군자들은 60-70년대의 국보법 적용실태를 들면서 이 법의 폐지를 주장하지만, 그러한 주장은 적절치 못하다. 1990년대 이후 사법 당국이 국보법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는 현실을 결코 간과해선 안된다.

국보법은 남북관계의 특수성 및 이중성, 즉 북한의 반국가단체적 성격과 민족동반자적 성격 중에서 전자에 한정해 적용되고 있다. 후자는 남북교류협력법이 규율하고 있다. 전자의 성격이 소멸되면 국보법은 운명을 다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시급한 것은 북한의 변화(대남 적화혁명노선 전면 포기 내지 중단)를 동반하는 진정한 남북관계 개선이지 국보법을 서둘러 철폐하는 일이 아니라 할 것이다.

국보법 폐지는 국가정보원의 무력화와 더불어 우리의 대공수사 기능을 약화시키게 될 것이다. 즉 국보법 폐지는 우리의 안보태세를 스스로 약화시키는 ‘법률적・사상적 무장해제’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김정일의 북한이 원하는 것이지 대다수 국민이 바라는 바가 아니다.

올바른 대북정책의 방향은 안보(평화)와 화해협력을 병행하는 것이다. 안보의 기초위에서 ‘진정한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해야지 안보를 희생하면서까지 사이비 남북화해에 매달려서는 곤란하다. 이런 점에서 현단계에서는 국보법과 남북교류협력법의 쌍두마차를 통해 대북관계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면 남북관계의 안정적・평화적 관리에 큰 문제는 없다고 하겠다.

결론적으로 지금은 국보법의 폐지를 논할 때가 아니다. 다만 부당한 인권침해 소지를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단순 찬양·고무죄’ 삭제나 ‘불고지죄’(친족의 경우 범죄 성립 제외) 등 일부 규정을 개정하는 것은 고려해 봄직하다. 이를 통해 ‘안보’와 ‘인권’이라는 두 가지 보호법익이 국보법 안에서 함께 숨쉬도록 조화를 기한다면, 바람직한 일로 생각된다. 그러나 국보법 개정의 경우에도 정부・여당이 수적 우세를 앞세워 무리하게 추진하기보다는 남북관계 진전 상황을 보아가면서 국민적 합의를 거치는 등 반드시 민주적인 방법과 절차를 따라야 할 것이다.(konas)

 제 성 호(중앙대 법대 교수)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도다리    수정

    김정일 장학생들을 국회의원으로 뽑아준 국민들이 먼저 반성해야 합니다.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꼭 있어야 할 것을 없애려는 자들이 정일 장학회 출신 의원나리들입니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4-08-05 오후 9:44:54
    찬성0반대0
  • 8840    수정

    제성호 교수님이 설명한 국보법은 절대 폐지해서는 안되지요. 지금 득실거리는 국회의 좌파들은 힘으로 밀어부쳐서라도 폐지하여 이나라를 좌파나라로 만들려는 허무맹랑한 야심을 허용해선는 절대 않됩니다.표로 않되면 육탄으로 막아요? 한나라당을 믿을겁니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

    2004-08-05 오후 8:13:29
    찬성0반대0
  • 정창호    수정

    국보법 페지 안되는 이유를 아주 일목요연하게 잘 설명해 주셨습니다. 아직까지는 나라의 존립을 위해 필요한 국보법을 우리가 지킵시다.일부 양보할 조항도 없지않지만 폐지는 결단코 안됩니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4-08-04 오후 3:26:11
    찬성0반대0
1
로그인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