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 홍사덕)는 10일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한미정상회담과 베를린연설 이후, 남북관계와 동북아 평화협력’을 주제로 ‘2017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민화협에 따르면, 이날 포럼은 한미정상회담과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연설의 의미와 성과를 진단하고, 향후 남북관계 전망을 비롯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동아시아 협력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포럼은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이혜정 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와 프레드릭 F. 캐리어 미국 시러큐스대학 한반도문제센터 선임연구원이 각각 발제를 했다.

 이혜정 교수는 이번 한미정상이 발표한 공동성명에 대해 “이번 공동성명에는 현재의 제재와 압박이 어떤 조건에서 미래의 대화로 전환될 지에 대한, 구체적으로는 북한과의 대화의 문이 열릴 ‘올바른 조건’과 북한이 선택해야 하는 ‘올바른 길’에 대한 분명한 규정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문 대통령의 베를린 연설과 관련해선, “가장 특기할 만한 제안은 평화협정 체결을 통한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건설”이라며 “‘북핵문제와 평화체제에 대한 포괄적 접근으로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평화협정 체결을 추진한다’는 방안은 중국의 쌍궤병행론과 합치하며, 한국외교사에서 대단히 드문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주장처럼, 북핵 문제에 대한 평화적 해결과 그 과정에서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인정받은 것은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미국의 군사적 옵션을 제거한 것만으로는 한반도의 긴장 완화가 보장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이 교수는 “유엔 결의를 위반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이든 합법적인 한미 군사훈련이든, 문재인 대통령이 합의한 한미일 3국의 북한에 대한 공동의 억지와 방어능력 강화든, 이 모든 군사적 대결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높이고 안보딜레마를 심화시킨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 모든 옵션이 검토될 때가 아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모든 옵션이 검토될 때”라며 “그 최소한은 중국은 물론 미국 조야에서도 북핵 협상의 현실적으로 유일한 조건으로 제안하고 있는 쌍중단”이라고 강조했다.

 ‘쌍중단’은 북한의 핵 개발과 한미 군사훈련을 동시해 중단하자며 중국이 주장해 온 해법이다. 지난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러 정상회담에서 이를 합의, 미국에 제의했다.

 이에 대해, 美 국무부는 지난 6일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과 한국의 군사훈련 사이에는 아무런 등가성이 없다”며 중러의 제의를 일축한 바 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올리버 슈페얼링 주한 독일 대사관 정치부 일등 서기관, 히라이 히사시 리쓰메이칸대 객원교수, 이희옥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Konas)

코나스 강치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