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이 이번 신년사를 통해 대북 제재 국면 전환을 시도했다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대북 전문가들이 한반도 정세를 전망하는 학술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3일 오후 북한연구학회와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이 마련한 공동학술 심포지엄은 ‘2018 북한 신년사 분석과 한반도 정세전망’을 주제로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열렸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 자리에서 "올해 북한 대남전략 방향은 대대적인 대화 및 평화공세와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대북 압박·제재 국면을 관리하는 모드로 급격히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홍 실장은 "북한은 올림픽 대표단 참가 및 군사적 충돌 방지를 위한 남북한 당국 회담 및 군사회담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1월에는 북한대표단 참가를 위한 남북 당국 대화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부소장은 북한이 돌파구 마련을 위해 대화노선을 보이지만 대북제재 강화로 북한의 경제성과 달성이 어려울 수 있고 남북교류협력도 경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 부소장은 "상황 진전에 따라 북한의 추가도발 억제 등 핵문제 진전 등으로 북핵 상황이 완화되고 북한도 적극적인 태도 변화로 외자유치가 이루어져 북한 경제가 활성화되면 남북교류협력에서도 큰 진전이 있을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부분적으로 강경 태도를 보이는 강온전략을 노골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조 부소장은 이어 북한이 체제결속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북 제재 등 국제사회의 대북 고립에서 흔들리는 주민들을 다잡기 위한 체제결속을 강화할 것"이라며 "인민들의 노력을 강조하면서 노동력을 동원하는 전투(150일 전투 등)를 전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북한은 평창올림픽 참가를 통해 김정은의 이미지 개선과 국제고립에서 벗어나는 계기로 활용하려 할 것이나 자기들의 눈높이 수준에 미치지 않을 경우에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감행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며 "한반도가 긴장되면 모든 것을 외부 탓으로 돌리기 위한 의도를 내포하고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견제했다.

 서보혁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 위기국면의 완화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내용이 들어있다"며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의 주도적 역할, 또 남북대화의 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서교수는 그러나 “김정은의 대남 대회제의는 거시적으로 북한의 ‘핵무력 완성’ 선언 이후 제시되었고 비핵화 이슈를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대북 제재 및 한미 군사공조의 약화를 겨냥하고 있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신년사에서 김정은이 先南後美의 태도를 보였지만 그 계기와 관심사를 고려할 때 북한이 미국과 계속 대결을 지속할지는 의문”이라며,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여 관련 남북대화를 제의한 것이 한미합동군사연습 연기를 배경으로 하고, 이후 미국과의 군사회담 개최를 겨냥한 것이라면 서울을 거친 북한의 워싱턴행을 한국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언급한 긴장완화와 평화환경 조성 방안을 폭넓고 유연하게 논의해 단기적 성과보다는 군사회담을 정례화하고 가능한 합의를 최대한 이끌어내면서 비핵평화체제는 남북-북미를 병행하는 차선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날 종합토론에는 고유환 동국대 교수, 김병연 서울대 교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인태 박사, 세종연구소 이상현 박사가 참여했다. (konas)

코나스 이숙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