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案대로라면 누구나 떳떳하게 간첩질 할 수 있다
우리체제나 국가질서를 뒤흔들려는 행위 앞에 우리가 무방비로 서있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다. 남태평양의 외딴 섬나라라면 몰라도, 남북 대치의 냉전상황에서 그리고 우리의 체제를 부정하거나 전복하려는 세력 앞에서 빗장을 열어놓은 채로 잠을 청할 수는 없는 일이다.
국가안보에 관한 형사법은 헌정질서를 규율하는 법 못지않는 중요성을 지닌다. 이 나라를 잠시라도 국가안보 침해사범에게 맡겨둘 수는 없다.
집권여당의 방안대로 국보법이 폐지되고 대안(형법보완 1안)이 채택될 경우 어떤 상황이 전개될 것인가. 유력 매스컴들이 법조인들의 전문적인 견해를 빌어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있을 수 있는 가상사례를 한 자리에 모았다.
한 국내 인사가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평양에서 열린 북한 노동당 행사에 참가하고 돌아왔다 치자. 처벌할 수 있을 것인가. 지금까지는 보안법(잠입·탈출) 조항에 근거하여 사법처리가 가능했으나, 여권이 제시한 형법 개정안에서는 처벌대상이 아니다.
북한에 들어가 노동당 창당 기념일을 포함해 각종 정치 행사 등에 참석하더라도 북한 측 인사들과 남한 정부를 폭력으로 전복시키기 위해 논의했다는 사실 등이 입증되지 않는 한 처벌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잠입·탈출은 물론, 찬양·고무·이적 표현물 제작배포·회합·통신죄 등이 여권의 대안(代案)에서는 모두 형사처벌대상에서 제외된다.
북한 공작원이 국내에 들어와 정부 주요기관의 기밀을 수집하여 정기적으로 북한 노동당에 보고한 경우에도 '내란 목적'이 전제되어있지 않다면 처벌은 어려워진다. 북한 공작원에게서 돈을 받았거나 각종 편의를 제공받았어도 그 돈으로 폭동 준비 활동을 했다는 사실(내란예비 음모)이 입증되지 않는다면 처벌할 수 없다. 은신처 제공의 경우도 이와 유사하다.
'공산당 창당'이 지금까지는 국보법상 '반(反)국가단체'에 해당되어 법의 저촉을 받았지만, 앞으로는 '북한 노동당과 강령을 같이하는 공산당이 아닌 한' 처벌대상이 될 수 없다. 북한이 향후 무력통일 방침을 버리고 통일전선전술 확대에 나선다면 이를 규제할 근거는 없어지는 셈이다.
1990년 박노해씨 등이 남한 내에서 사회주의 혁명을 하겠다며 '남한 사회주의 노동자동맹(사노맹)'을 만든 사건이 다시 재연된다면 합법(무죄)가 될 것이다.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북한 노동당 강령의 정당성을 홍보하고 동호회회원을 모집하는 행위(북한노동당 가입은 처벌 가능)와 북한을 찬양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경우 그리고 비조직적 산발적으로 인공기를 흔드는 행위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처벌이 안 된다.
김일성 주체사상 연구강좌 개설 역시 남한을 무력 통일하자고 기도하기 전에는 처벌 근거가 없다. 북한 공작원이 국내에 침투해 노동당의 지령을 전파하는 경우도 처벌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친구와 만나서 한 주체사상 지지 발언 역시 주체사상을 전파를 통해 폭동 동조세력을 규합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처벌 대상이 안 된다. 찬양고무죄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북한 군인들이 잠수정을 타고 동해안에 상륙하는 것을 보고도 이를 신고하지 않는 경우 이제까지는 국보법상의 '불고지(不告知)죄'에 해당되었으나 여권의 대안에서는 불고지죄를 국보법의 대표적인 독소조항이라며 삭제해 처벌 근거가 사라진다.
북한 공작원이 기밀을 빼내다 적발되어도 처벌 대상이 아니다. 북한은 우리 영토의 일부일 뿐, 적국(敵國) 또는 외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인이 한국에서 기밀을 빼내다 적발되면 간첩죄로 처벌이 가능하다. 로버트김(金)이 미국에서 복역한 경우와 비슷하다. 하이·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김일성 일대기'를 인터넷을 통해 유포한다고 치자. 잎으로는 이것저것 눈치 볼 필요가 없다.
국보법은 국가의 존립·안전·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황에 대해서는 용서가 없었다. 북한의 주장이 담긴 내용을 전파하는 인터넷 매체와 유포행위 등도 바로 그런 행위에 해당된다. 그러나 이 조항도 여당의 대안에서는 삭제되어 있다. 북한당국이 직영하는 국내외 인터넷 매체들의 간단없는 공격이 지속될 것임을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우리는 우리 체제를 부정하거나 전복하려는 세력의 움직임을 막는 법적 장치 하나 없이 벌거벗은 알몸으로 서있어야 하는가. 국가안보가 단견(短見)과 오만으로 가득한 일부 정치인들의 전유물(專有物)일 수는 없다. 이제는 우리 스스로 우리의 안전을 챙겨야 할 때이다. (konas)
정준 (코나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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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우리당이 보안법을 폐지하고 형법으로 보완입법한다는데 핵심 조항이 다빠졌네요.정말 큰일입니다. 원내 과반수를 믿고 처리를 강행하고 있는데 우리 네티즌도 잘 싸워야 겠지만 한나라당 정신차리고 보안법을 꼭 지켜주기를 바랍니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4-10-20 오전 10:17: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