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보병이 입은 면갑옷 100년만에 돌아와
독일 상트오틸리엔수도원, 국외문화재재단에 기증
조선 후기 보군(보병)이 입었던 갑옷인 면피갑(綿皮甲)이 약 100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18세기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면피갑을 독일 바이에른주 뮌헨 인근 상트오틸리엔수도원 선교박물관으로부터 지난 1월 기증받아 분석 작업과 보존처리를 거쳐 이날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유물을 공개했다.
재단은 이번에 돌아온 면피갑이 독일로 나간 시점은 명확히 구명되지 않았으나, 상트오틸리엔수도원 신부들이 한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1910∼1920년대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면피갑은 길이 101㎝·어깨너비 99㎝이며, 안쪽에는 착용자로 판단되는 인물의 이름인 '이○서'(李○瑞) 묵서가 있다.
면직물 겉감에는 둥근 못을 촘촘하게 박았고, 연화당초무늬 인문(印文)이 선명하게 보인다. 겉감 뒤쪽에는 안감과 같은 색상인 푸른색 띠가 세로로 길게 남았다. 안감에는 방어력을 높이기 위해 흑칠을 한 가죽 3겹으로 만든 갑찰을 붙여놓았다.
차미애 국외소재문화재재단 팀장은 “현존하는 면피갑은 10여벌 밖에 없는 실정이라 조선시대 갑옷이나 복식 연구 등에 귀중한 자료”라며, “면피갑은 1808년 편찬된 서적 <만기요람>(萬機要覽), 1813년 나온 <융원필비>(戎垣必備) 등에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 <만기요람>에는 ‘피갑 2892벌을 보군에게 나눠줬다’는 기록이 있으며, <융원필비>에는 면피갑이 그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상트오틸리엔수도원은 2005년 경북 칠곡 왜관수도원에 '겸재정선화첩'을 영구 대여한 것을 시작으로 2014년과 2016년 식물 표본과 17세기 익산 지역 호적대장을 한국에 돌려줬다.
이어 지난 1월에는 상트오틸리엔수도원이 설립한 성 베네딕도회 오딜리아연합회 소속 뮌스터슈바르자흐수도원이 국내 최초 양봉 교재로 알려진 '양봉요지'를 영구 대여 형태로 반환했다.
이번 면피갑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의 선교박물관 소장 유물을 조사하고 면피갑을 보존처리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자 볼프강 왹슬러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총아빠스(수도원장)와 테오필 가우스 선교박물관장이 “기증을 계기로 조선시대 갑옷에 대한 정밀 분석과 심층 연구가 이뤄지길 바란다”며 흔쾌히 기증을 결정했다고 재단 측은 설명했다.
차 팀장은 "면피갑 복원품을 제작해 상트오틸리엔수도원에 보낼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독일 수도원에 있는 우리 문화재를 조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증식과 유물 공개현장에서 김종진 문화재청장과 지건길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은 방한한 테오필 가우스 선교박물관장 등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측과 왜관수도원(아빠스 박현동) 측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선교박물관은 1911년에 건립돼 아프리카와 한국에 파견된 선교사들이 수집한 많은 문화재들을 소장하고 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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