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동맹의 미래는 한미동맹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구심력과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원심력이 어떠한 균형상태를 가져오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세종연구소 우정엽 박사는 23일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국방정책 세미나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 박사는 먼저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에 대한 인식을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평택기지를 방문하고서도 비용에 대한 이야기를 할 정도로 과거 미국 대통령과 전혀 다른 접근을 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의외의 선전을 거둠으로써 본인의 정책에 보다 확신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우리와의 관계에서 여전히 주한미군의 존재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이러한 원심력 요소는 한국은 물론 미국 내에서도 많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밝혔다.

 우정엽 박사는 “워싱턴에서 안보문제를 다루는 사람들의 우려는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의 동맹에 대한 인식에 더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정치적 성과물로만 볼 가능성이 있어 결국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상태에서 합의를 하고 그 합의를 통해 한반도에서 북한의 핵문제가 제거되고 위협이 사라졌다는 것을 근거로 주한미군을 철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라면서 “트럼프와 관료들 사이에 어떠한 결과물이 나오느냐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재 미국의 입장은 미국이 북한에게 어떠한 유인 조치를 취해서 북한이 비핵화에 나설 것이라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며, 신고.검증과 같은 기본적인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먼저 협상의 문턱을 낮추려고 하지 않는 것”이라며, “미국 의회의 견제와 감시가 높아지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관심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그에 따라 성공이 담보되지 않는 북한 문제는 후순위로 밀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그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현재의 상황을 넘어서는 북한과의 합의를 무리해서 추진해야 할 아무런 정치적 이유가 없고, 2019년 초부터 접어들게 될 미국 대선 정국에서도 제재유지를 통한 압박의 지속과 북한이 도발을 하지 않는 상황의 지속만으로도 본인의 대북정책 성과로 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 박사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강화된 전략적 인내’와 같은 것으로 제재와 압박을 유지하면서 북한의 태도변화를 기다리는 것인데, 오바마 때의 정책과 다른 점은 제재의 수준이 훨씬 높다는 점”이라며 “상황이 이렇게 전개된다면 한미동맹은 큰 부침을 겪지 않고 내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 날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국방정책 세미나는 ‘북한 비핵화와 한미동맹의 미래’를 주제로 허남성 박사가 사회를 맡고, 전 통일연구원장인 전성훈 박사와 세종연구소 우정엽 박사가 주제발표를, 연세대 조화순 박사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김열수 박사가 토론자로 나섰다.(konas)

코나스 이숙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