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원로 600여명 "주적삭제, 보안법폐지 안된다"
"지금은 6·25이후 최대 국란".. 국방장관 질타
국방장관과 통일부 장관이 주적(主敵)개념 삭제를 시사한 최근의 발언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예비역 장성 600여명이 국방부에서 참여정부의 안보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혀 주목을 끌고있다.
17일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윤광웅 국방장관이 초청한 예비역 장성 6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방정책 설명회에서 김준봉 예비역 소장(육사 12기, 향군 정책자문위원)은 내년 1월 발간될 국방백서에서 주적 표현이 삭제될 수 있음을 시사한 윤 국방장관의 최근 발언과 노 대통령의 LA 북핵 발언 등 안보현안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윤 장관이 ‘어느날 갑자기 어느 국가가 주적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했는데 ‘어느 국가’는 북한밖에 없지 않으냐”며 주적 표현 삭제에 반대한다고 발언해 참석한 예비역 장성들로 부터 5~6차례 박수를 받았다.
다른 예비역 장성은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면 나라가 위태로워진다”며 보안법 개폐 논란에 국방부가 더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자복 성우회장도 “보안법 폐지 반대는 성우회 회장단 전체 의견”이라며 “윤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안법 폐지 반대 의견을 분명히 전달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각종 안보문제와 관련해 “정치와 상관없이 군은 전쟁억지 및 국가안보를 위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충고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가 올 7월 발간한 ‘6·25전쟁사’에서 시민단체 건의를 수용해 제주 4·3사건 내용을 수정한 점을 문제삼으며 “장병들에게 4·3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알리라”고 주문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 원로들로부터 안보현안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며 “보안법 폐지 반대 의견이 나올 때 등 설명회 중간중간에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한 참석자는 예비역 장성들의 거침없는 발언과 질타에 윤 국방장관이 매우 당혹해하고 격앙된 모습이였다고 전했다.
백선엽 예비역 장군은 설명회가 끝난 뒤 만찬 축사를 통해 “예비역 장성과 군이 함께 모여 진지하게 토론한 적이 없었다”며 “현 시국은 6·25전쟁 이후 최대의 국난”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어 “윤 장관과 함께 혼신의 힘을 다해 국난을 극복하자”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이날 비공개로 예비역 장성들에게 2급 군사기밀인 북한의 최근 군사동향과 우리 군의 대비태세 등을 설명했고 회의에 앞서 자이툰 부대 파병물자와 고구려史 사진 전시회도 가졌다.
국방부가 군의 확고한 대비태세와「협력적 자주국방」구현을 위한 국방운영 및 개혁 방향 등을 상세하게 설명함으로써 국방정책에 대한 예비역 장성들의 공감과 지지를 더욱 확산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실시한 이날 모임은 결과적으로 국방부가 군원로들로부터 '쓴소리'만 듣는 기회가 되고 말았다. (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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