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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 주둔중인 자이툰 부대를 전격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이, 한 부대원과 뜨겁게 포옹하고 있다. / | |
노무현 대통령이 유럽순방 후 귀국길에 이라크에 파견된 자이툰부대를 2시간가량 방문하였다. 노 대통령 취임 이후 모처럼 감격적인 일을 한 것 같다. 정말 잘한 일로서 반기지 않을 수 없다. 이역만리 열사의 나라 타국 땅에 파견된 3,700여명의 한국의 아들딸들을 위문하고 그들의 노고를 치하한 것이 국군통수권자로서 너무나 당연한 일인 데 왜 감격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일까? 대통령의 자이툰부대 깜짝 방문은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나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가 선수를 쳐 모방적인 성격이 강한 측면도 있다. 미국의 럼스펠트 국방장관이 자이툰부대를 이미 방문한 바 있기 때문에 너무 당연한 일로 그리 감격할 정도는 아니라고 치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북한의 핵 개발을 6자회담 틀 속에서 평화적·외교적으로 해결하려는 입장에서 미국에게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 사실을 상기시키고,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수차례에 걸쳐 미국을 직접 겨냥한 압력성의 계산된 발언을 중화(中和)시키려는 정치적 계산도 깔려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자이툰부대 방문을 감격스럽게 평가하는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이라크에 파병할 때 너무 서운하게 대했기 때문이다. 이라크 추가 파병에 반대하는 일부 국민여론의 눈치를 지나치게 의식하여 성대한 환송식조차 치르지 못하고 보낸 것이 솔직히 가슴 아팠다. 이라크 파병부대의 환송식에 대통령이 참석하기는커녕 쉬쉬했다. 월남파병 때 박정희 대통령이 참석하여 그들의 무운장구를 빌면서 모든 국민의 기원 속에 전쟁터로 보냈던 환송식 장면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너무 안타깝게 여겼을 것이다. 파병 반대여론이 일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이익 차원에서 파병을 일단 결정했으면 보다 당당한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상징적인 존재다. 대통령이 특정 행사에 참석하고 안하고는 행사의 격과 의미가 달라진다. 이라크 파병 환송식은 물론 서해교전으로 전사한 해군장병들의 장례식에도 북한의 눈치를 살피느라고 무성의한 모습을 보였다. 조국을 위해서 전사한 장병들의 넋을 기리는 데 무슨 북한 눈치가 필요한 것인가? 외국의 경우 국가를 위해서 목숨을 바친 장병들의 시신이 그 나라 국기에 쌓여 운구 될 때 대통령이나 총리 아니면 최소한 국방장관이라도 나타나 애도의 뜻과 함께 값진 희생을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지난 일이지만 서해교전 당시 희생자에 대한 국가의 태도는 너무 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주한 미군 일부가 철수하여 이라크로 떠날 때도 대통령이 방문하여 그 동안 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미국 병사들과 포옹하는 모습을 보였더라면 미군은 감격했을 것이고 나아가 한미 동맹관계가 완전 복원은 어려워도 최소한 악화를 관리하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대통령의 자이툰부대 방문을 반기는 또 다른 이유는 군의 사기진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군은 사기를 먹고 사는 집단이다. 사기가 충천된 군대는 전투에서 반드시 승리한다. 대통령을 맞이한 자이툰부대 장병들의 사기가 충천된 모습, 활짝 웃으면서 행복해 하는 모습, 그리고 감히 사병이 대통령님을 한번 안고 싶다는 용기를 낼 정도로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되었다. 대통령은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
국방백서에서 주적개념을 삭제하려는 움직임, 국보법 폐지 추진, 군 장성진급 비리 의혹으로 군 검찰이 창군이래 최초로 육군본부를 압수 수색하고, 육군참모총장이 사의를 표하는 등 군의 사기가 떨어진 상황에서 대통령의 이라크 파병부대 방문은 군의 사기를 위해서 정말 잘한 일이다. 대통령이 자이툰부대를 방문하여 “여러분이 자랑스럽다”고 한 말과 같이 모든 국군 장병들을 “언제나 자랑스럽게 여기는” 분위기가 조성되길 바란다. (konas)
홍 득 표(인하대 교수, 정치학)
▲ 13일 재향군인회,성우회 등 단체가 주요일간지에 발표한 노 대통령의 자이툰 부대 방문 환영 성명서 /konas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