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재향군인회 김진호 회장을 비롯한 회장단과 임원진 20여명은 지난 10일 판문점 견학을 실시했다. 이번 행사는 대한민국 최고.최대 안보단체인 향군이 국가안보의 제2보루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가운데 주요 간부들이 역사적으로 상징성이 있는 판문점을 견학함으로써 안보의식 제고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추진되었다. 특히 올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남북 간 적대의 역사와 희망찬 교류 협력의 역사가 모두 녹아있는 장소인 판문점을 방문해 내년 향군의 안보활동을 추진하기 위한 동력을 만들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판문점은 서울에서 서북쪽으로 62km, 북한 평양에서 남쪽으로 215km 떨어진 곳으로 군사분계선상 동서로 800m 가량 걸쳐 있는 공동경비구역(JSA: Joint Security Area)이다. 판문점은 6·25 전쟁 전에는 초가집 정도만 있는 경기도 파주시의 한가로운 시골 마을로 '널문리' 라고도 불렸다. 6.25전쟁의 휴전회담이 개성에서 이곳으로 이전하여 진행되면서부터 갑자기 국제적인 이목을 끌게 되었다. 이곳의 작은 상점 앞에 회담장이 마련됐는데 중국군이 이 널문리 가게를 한자로 표기하면서 판문점이 됐다는 설이 전해진다. 휴전회담을 마친 뒤에는 정전협정 조인을 위해 인근에 목조건물을 지었고, 이후 1km 남쪽의 현재 위치로 옮겼다. 판문점 회담장은 애초에 천막이었으나 휴전이 장기화되면서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장과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을 비롯한 부속 건물들이 항구적인 건물로 바뀌었고, '자유의 집'(1965)과 '판문각'(1968) 등 콘크리트 건물도 들어섰다. JSA 설치 이후 남북의 군인들은 판문점 안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1976년 8월 18일 북한군의 도끼만행 사건으로 상황이 변했다. 북측 감시 시야 확보를 위해 JSA 내 미루나무를 가지치기하던 미군 장교 두 명을 북한군이 도끼로 살해한 사건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양측 간 충돌 방지를 위해 군사분계선(MDL·military demarcation line)을 표시하고 경비병을 포함한 모든 인력이 MDL을 넘지 못하게 됐다. 

 판문점은 휴전 이후 1953년 8월 5일~9월 6일까지 1개월에 걸친 포로교환, 1976년 8월 18일 도끼만행사건, 2017년 북한군 병사 귀순 총격 사건 등이 일어나고, 2018년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 2019년 6월 30일 사상 처음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그리고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에서 가진 회동까지 한반도와 관련한 주요 이슈의 현장을 지켜내고 있다. 이러한 판문점의 역사적 행사에 향군도 동참한 바 있다. 지난 2018년 4월 27일 대한민국 현대사에 또 하나의 획을 긋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북한의 비핵화로 이어지기를 기원하는 1천만 향군 회원의 하나된 마음을 담아 ‘남북정상회담 성공기원 한마음대회’를 열었던 것이다. 향군은 이날 서울 본회를 비롯해 전국 12개 시·도회, 산하업체에서 6천여 명의 임직원이 참가한 가운데 창성동 별관~적선로타리, 세종문화회관, 광화문에 이르는 1.2km 구간에서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장으로 향하는 문 대통령을 연도에서 환송했다. 향군은 또 통일대교 앞과 자유로 휴게소 입구에도 현수막을 설치해 북한 비핵화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장도에 오르는 문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고 성원을 보냈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요 안보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시의적절한 의견을 제시하고 국가안보정책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향군은 김진호 회장 취임 후 '향군 정체성 제정 선포'를 통해 '대한민국 최고·최대 안보단체 재향군인회'라는 슬로건을 선정하고 대내외에 천명함으로써 향군의 정체성을 '안보단체'로 규정해 순수 안보단체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국민안보의식 계도와 국가 안보정책 지원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안보단체로서 정체성을 구현하기 위해 11개 과제로 이루어진 안보활동 기조를 선정해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2017년과 2019년 미 트럼프 대통령 방한 환영행사,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지원, 4.27 남북정상회담 성공기원 대규모 환송행사, 북한 비핵화를 위한 9.19군사합의 지지 성명, 한미동맹강화를 위한 미 워싱턴 ‘추모의벽’ 건립성금 모금전달, 미 참전용사 보은의 밤 행사 개최, 한일갈등 조기 해소를 위한 방일활동 등 안보단체로서 적극적으로 활동해 온 향군이 이번 견학을 통해 냉전과 분단의 상징인 동시에, 평화를 염원하는 공간인 판문점에서 생생한 현장을 체험하고 안보의지를 다져 더욱 힘찬 향군안보활동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 것이다.

 김진호 향군회장을 비롯한 이번 견학단은 판문점 JSA 경비대대를 거쳐 밸린저 홀에서 판문점 지역 현황설명을 듣고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T2) → 대통령 기념식수 장소 → 도보다리 → 대성동마을 순으로 견학을 실시했다. 판문점 사진에서 늘 등장하는 파란색 건물은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손을 맞잡고 걸어온 길 양 옆에 있으며 북측방향으로 왼쪽부터 T1, T2, T3로 구성된다. 임시(Temporary)라는 뜻을 가진 T1은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 T2는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 T3은 군사정전위원회 소회의실인데 내부 견학은 T2만 가능하다. 견학단은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 견학에 이어 기념식수 장소로 이동했다. 이 기념식수는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1953년생 소나무에 백두산과 한라산의 흙을 뿌리고 대동강 물과 한강 물을 준 소나무다. ‘평화와 번영을 심다’ 라는 돌 표지판이 있다. 이어 견학단은 남북 정상이 함께 산책하고 대화했던 판문점 도보다리를 답사한 후 대성동 민정중대 소초를 방문했다. 

 한편 이 날 판문점을 견학한 향군회장단과 임원진은 이번 행사를 통해 생생한 안보현장에서 보고 느낀 것을 바탕으로 앞으로 향군 안보활동에 적용함으로써 안보단체로서 역량을 발휘하여 국민 안보의식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소감을 밝혔다.(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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