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참전용사 유해 봉환...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
고 존 로버트 코미어 "한국에 묻히고 싶다"
6·25전쟁 당시, 목숨 걸고 싸웠던 캐나다 참전용사의 유해가 20일 국내로 봉환되어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사후 안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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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처는 “6·25전쟁 유엔참전용사인 고(故) ‘존 로버트 코미어’(John Robert Cormier) 캐나다 참전용사의 유해가 20일 국내로 봉환되어 오후 6시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유해봉환식을 거행한다”고 19일 밝혔다.
고 존 로버트 코미어 캐나다 참전용사는 1952년 4월, 만19세의 나이로 6·25전쟁에 참전, 캐나다 육군(제22연대 제1대대)으로 1953년 4월까지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웠으며, 캐나다로 돌아간 뒤에는 우체국에서 근무했다.
말년에는 부인이었던 고 티나 코미어(Tina Cormier)씨와 함께 캐나다 퇴역군인 요양원에서 25년을 생활하다 2021년 11월 24일 생을 마감했다.
특히 고인은 생을 달리하기 전 뇌졸중을 앓아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태였지만, 동생 클라우드 코미어(Claude Cormier)에게 “한국에 묻히고 싶다”는 굳은 의지를 피력했다.
이에 고인의 동생은 지난해 11월 25일 부산 유엔기념공원 안장을 신청, 한 달 뒤인 12월 24일 부산 유엔기념공원 관리주체인 재한유엔기념공원 국제관리위원회(UNMCK)에서 이를 승인했으며, 이후 코로나19 상황과 유가족 방한 일정 협의 등을 마치고 이번에 유해 봉환과 안장을 진행하게 됐다.
유해봉환식은 20일 17시 10분 경, 고인의 조카 미쉘 코미어 (Michelle Sherisse Cormier, 만51세)씨와 ‘크리스토퍼 코미어’ (Christopher Cormier, 만42세)씨 등 유족과 함께 유해가 도착하면, 18시부터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주관한 가운데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진행된다.
유해봉환식은 ‘여기서부터 대한민국이 모시겠습니다’라는 주제로,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유족대표로부터 고인의 유골함을 받은 뒤 봉송차량까지 직접 모시는 짧은 의식으로 진행된다.
유해봉환식을 마치면 고인의 유해를 부산 유엔기념공원으로 봉송, 다음날인 21일 오후 1시 30분부터 주한캐나다대사관 주관으로 안장식이 개최될 예정이다.
방한하는 6명의 유족은 20일 입국한 뒤, 유해봉환식과 안장식 참석, 전쟁기념관 방문 등 3박 4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23일 출국할 예정이다.
국가보훈처는 지난 2015년부터 유엔참전용사 본인 또는 유가족의 희망에 따라 유엔참전용사의 사후 개별 안장을 추진하고 있다. 2015년 5월 레몽 베르나르(Raymond Benard) 프랑스 참전용사가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처음 사후 안장된 이후 이번이 열네 번째이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72년 전 발발한 6·25전쟁에서 우리 국군과 함께 위기의 나라 대한민국을 지킨 유엔참전국과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공헌에 대한 감사와 예우는 당연한 도리”라며 “우리 정부는 유엔참전용사에 대한 사후 안장은 물론, 유엔참전용사 후손 평화캠프를 비롯한 참전국 후손 장학사업, 재방한 초청과 현지 감사·위로 행사 등의 국제보훈사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엔참전용사에 대한 추모 공간 성격이었던 부산 유엔기념공원은 국가보훈처의 사후 안장이 시작되면서 1951년 1월, 전사자 안장이라는 조성 당시 ‘묘지(Cemetery)’로서의 기능이 부활됐다.
이는 세계 유일의 유엔묘지이자 “젊은 시절 죽음을 무릅쓰고 지켜낸 땅에서 잠들고 싶다”는 유엔참전용사들의 유지가 담겨 있는 만큼, 한반도는 물론 세계 평화의 완충지이자 성지(聖地)로 평가받고 있다고 보훈처는 설명했다.(konas)
코나스 이숙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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