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칼럼] 김정은 권력세습 11년, 동토의 북한!
2022년 12월 17일은 북한 김정일의 사망 11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아버지 김정일의 사망으로 아들 김정은에게 비공식적으로 북한 최고지도자의 3대 권력이 세습되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수년 전부터 지도자 수업을 받은 김정은에게 공식적으로 권력이 세습되고 체제가 공고화되는데는 시간이 걸렸지만 2011년 12월 19일 조선중앙TV 특별방송을 통해 김정일 추모위원회에서 가장 먼저 이름이 불리면서 권력 서열 1위로 차기 후계자로 낙점되었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그로부터 김정은이 할아버지 김일성, 아버지 김정일로부터 3대 세습을 받은 지 11년이 되었다. 지난 11월 18일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이후 김정의 딸 김주애를 대동한 사진 공개 등을 통해 4대 권력세습의 징후까지 보이고 있다. 김정은 권력세습 그 11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가? 한마디로 북한은 세계 최악의 인권유린 및 말살 국가로 전락했으며, 아직도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위해 대한민국의 안보에 심대한 위협을 주고 있으며, 북한 주민의 생존권마저 위협하고 있다.
1984년 1월 8일생인 김정은은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 사망 당시 27살에 불과했다. 과연 안정적으로 권력 승계가 가능할 것인지, 체제가 안정될 것인지에 대한 많은 전망과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기대섞인 우려가 있었지만, 11년이 지난 현재 김정은은 할아버지 김일성, 아버지 김정일 못지않은 독재자의 면모를 한껏 과시하고 있다. 오히려 김정은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시키고 국제사회의 제재와 자연재해, 코로나19 팬데믹의 삼중고(三重苦) 상황 속에서도 김일성과 김정일보다 내부결속과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이 추구하는 가장 큰 위협은 단연 핵‧미사일 능력의 고도화라고 할 수 있다. 김정은은 2011년 12월 집권 이후 북한은 3차 핵실험부터 6차 핵실험까지 4차례의 핵실험을 감행하였다. 전략‧전술핵무기 활용을 위한 소형화‧경량화‧다종화‧표준화‧규격화와 정밀도 향상을 위한 7차 핵실험도 임박한 상황이다. 탄도미사일 실험은 2012년 6회를 시작으로 2013년 8회, 2014년과 2015년 각 18회, 2016년 21회, 2017년 24회, 2019년 20회, 2020년 9회, 2021년 10회를 감행하였고, 2022년에만 39회 83발(2022년 12월 18일 기준)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거의 미치광이 광신도처럼 발작적으로 소나기 미사일 발사시험을 감행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다탄두 괴물 화성-17형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역을 위협하고 전술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단‧중거리 KN-23, 24, 25로 핵강압(nuclear coercion)을 하고 있다. 이제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P5(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중 영국과 프랑스가 채택하고 있고 핵전력의 최종병기라고 할 수 있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완성도 눈앞에 두고 있다.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는 멈추지 않고 질주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정은은 2017년 11월 29일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포하고 지속적인 핵능력 고도화를 통해 급기야 2022년 9월 8일 제14기 7차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핵무력정책법’을 최고인민회의 법령으로 법제화하였다. 이를 통해 2013년 4월 1일 채택한 핵보유국법을 대체하였고 실제 전장에서 사용가능한 선제적이고 공세적인 핵 독트린을 천명했다. 핵무력정책법에 명시한 핵무기 사용 5대 조건은 거의 무조건에 가까운 조건이다. 선제타격과 참수작전이 임박했다고 하는 기준 등 자의적인 판단으로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실로 긴박한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김정은은 왜 이토록 핵‧미사일에 집착하는 것일까? 선대의 유훈이라는 정당성과 함께 할아버지 코스프레를 하며 백두혈통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김정은은 현재가 선대유훈의 절대 과업을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상황이라고 오판하고 있는지 모른다. 할아버지 김일성이 1950년 6‧25전쟁을 일으킬 때 나이가 38살이고(1912년생), 1984년생인 2022년 현재 김정은의 나이가 38살이다. 할아버지 김일성 이상의 치적을 남기고 싶은 욕망 때문일까?
북한 김정은은 미국의 남캘리포니아대학교(USC,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국제관계학과 부교수이자 저술가인 자크 하이만스(Jacques E. C. Hymans)의 ‘지도자 정체성 모델’에 충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크 하이만스는 ‘핵확산의 심리학(The Psychology of Nuclear Proliferation)’이라는 책을 통해 한 국가의 핵확산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 지도자 정체성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도자 정체성 모델을 통해 김정은의 정체성은 자아관과 국가관, 대외관의 상대적 힘에 대한 인식, 대남관과 대미관, 대중‧대러관의 주변국 내외집단 인식으로 분석할 수 있다. 상대적 힘에 대한 인식에 대해 분석을 하면 경제관리 개선조치를 통한 애민의 지도자 상(像)을 과시하고, 백두혈통의 우상화와 권력공고화를 통한 3대 세습의 정통성을 확보하며, 국가 핵무력 완성으로 책임있는 핵강국, 사회주의 강국 건설의 대외관으로 상대적 힘에 대한 인식을 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주변국 내외집단 인식을 분석하면 내외집단 경계(boundary) 행위자로서의 대남관, 외집단(out-group)의 주요 행위자(key-player)로서의 대미관, 내집단(in-group)의 주요 행위자로서의 대중‧대러관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러한 김정은의 지도자 정체성에 대한 허상부터 허물 수 있도록 허점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진정한 애민의 지도자 상(像)도 전 세계 최악의 인권을 유린하고 말살하고 있는 동토(凍土)의 실상과 애민의 허구를 알릴 필요가 있다. 그리고 백두혈통 우상화도 허구이며,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유례가 없는 당‧정‧군 1인 유일지배체제의 3대 세습 사회주의 정권의 약점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반봉건의 기치아래 가장 봉건적인 모순체제가 아닐 수 없다. 국가 핵무력 완성 추구에 따른 안보 및 생존 딜레마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도 부각시켜야 한다. 김정은의 남북관 인식에 있어서도 남한이 전(全) 한반도 공산화의 적화통일 대상이 아니라 화해와 협력, 상생하면서 남북한의 평화적 통일의 대상이라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 그리고 대미관에 대해 확고한 한‧미동맹으로 북핵 위협을 억제하고 궁극적으로 북핵 폐기 로드맵을 견인토록 해야 한다. 대중‧대러관도 지혜로운 외교적 노력을 통한 김정은 셈법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미국의 2022년 핵태세검토보고서(NPR, Nuclear Posture Review)에 언급된 것처럼 ‘김정은 정권이 핵도발을 감행할 경우 김정은 정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시나리오는 그 어디에도 없다’라는 점을 강력하게 주입해야 한다.
이에 대한민국 안보의 중추적이고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대한민국재향군인회는 북한의 7차 핵실험과 추가적인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경우 더욱 강력한 규탄성명을 발표하고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안보공감대를 확산시켜 국민들의 투철한 안보관과 대북 경각심, 주적(主敵) 개념을 더욱 고취해 나가야 할 것이다.(konas)
박재완 화생방방재연구소장, 국민대 안보전략 교수/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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