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완전 실패인가 최선의 길인가
아시안 리더쉽 컨퍼런스 제2회의 "테러위협의 해소와 지역안보"에서 열띤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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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일 양일간 조선일보가 창간 85주년 기념으로 개최한 아시안 리더쉽 컨퍼런스의 첫째날 가진 제2회의 '테러위협 해소와 지역안보'는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의 사회로 진행됐다. '북핵'문제를 초점으로 전개된 제2회의는 특히 6자회담의 실효성에 대해 토론자간 열띤 토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진행됐다.
6자회담, 완전실패? 최선의 길?
애시턴 카터(Carter, 미 하버드대) 교수는 "6자회담의 완전실패(total failure)"라는 표현과 함께 "회담이 진행되는 지난 3년간에도 북한은 회담과 상관없이 의도대로 핵개발을 진행해왔다"며, "6자회담은 최소한의 가시적 성과를 보이는 데에도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론 외교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미국내에는 김정일과의 협상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진 발언에서 크리스토퍼 힐(Hill) 주한 미대사는 카터 교수의 6자회담의 실패에 반박하면서 "북한은 제스처를 보이지 않으면 6자회담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회담참가 선결조건을 내세우는 것은 옳지 않다"며 "북핵문제 해결은 미국이나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이익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북한이기 때문에 회담은 조속히 재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절대 북한을 침공할 의사가 없다"
이어 힐 대사는 "우리는 정말 준비가 되어 있다"며 "북한은 침공에 대한 우려를 할 필요가 없으며 특히 미국은 절대로 침공의사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포괄적인 플랫폼인 6자회담이 북한의 유일한 미래로 이어지는 통로임을 인식해야 하며 미국은 6자회담만이 핵문제를 다루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본다"며 "지난 3차회담에서 우리가 제안했던 것을 계속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북한이 핵을 사용해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은 자명하다"며 "북한 자신에게 또다른 미래가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하고, 전세계의 일원이 되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교차로에 서 있는 북한은 암울한 미래에 대처해야 한다"며 "국민소득, 보건, 인프라 등 인간생활 전반에서 고난이 발견되는 북한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북한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한국의 북핵 정책, 혼란스럽다"
카터 교수는 "한국과 중국의 북핵정책에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정부의 말과 실제행동은 배치된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핵불용을 공식적으로 천명했음에도 불구, 실제로는 북한이 핵폐기 등 약속을 이행할 때 해주어야 할 반대급부들을 북한의 약속 이행여부와 상관없이 무조건적으로 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국정부는 북핵문제를 미-북간의 문제로 몰아가는 경향이 있다"며, "북핵문제는 미-북간의 문제가 아닌 북한-국제사회 차원의 국제안보의 문제이며 이것이 바로 6자회담의 기반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터교수의 '한국정부의 대북경제정책으로 인해 혼란스럽다'는 지적에 대해 힐 주미대사는 "(한국 등) 참가국들은 북한과 역사적 관계를 통해 다른 시각과 입장이 있으며 미국은 이런 특별한 상황을 잘 이해한다"며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각국의 입장과 조치를 조율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며, 북핵 프로그램을 중지시키고 핵무기를 없애야 한다는 중추적인 목표에 대해서는 다들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정인(연세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자문위원) 교수는 카터 교수의 무조건적인 대북지원에 대한 지적에 대해 "금강산 사업은 관광사업이고 개성공단사업은 15개 기업 정도만 참가하는 것으로 경제협력면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없다"며 "한국도 북한에 대규모 투자의 성공을 위해서 핵포기 조건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문 교수는 "미국이 북한을 더욱 이해하고 협상의 대상으로 인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에 무게를 싣다가도 이어 "궁극적인 한반도의 평화는 한미동맹에 기반한다"며 미국과의 동맹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북핵문제에 있어 정부의 '혼란'스러운 면을 그대로 보였다.
"문제는 북핵, 북핵만은 안된다"
김경원 전 주미대사는 "북핵문제는 한국의 통일이후와도 연관지어 생각해야 하는데, 미국이나 일본, 중국 등 주변국들은 통일을 그다지 바라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터 교수는 "미국의 목적이 통일이 아닌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강경책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북한제거와 북핵제거는 다른 문제"라며, "북한이 스스로 알아서 변화하도록 두어도 되지만 문제는 북핵이며, 다른 것은 수용가능하다고 해도 북핵은 안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차이펑홍 교수(중국 상하이 사회과학원)는 "중국은 현재 탈북자들의 난민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검거해 북한에 송환하고 있다"라는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의 지적에 대해 "중국은 탈북자들을 난민이 아닌 불법입국자로 보고 있으나, 이에 대한 한국인의 주장과 입장에 대해서도 공감한다"라고 짧게 대답함으로써 논쟁을 피해가는 모습을 보였다.
아시안 리더쉽 컨퍼런스는 '지진해일 이후 협력과 재도약'의 주제로 3∼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 국제회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총리,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요 지도자들이 참석해 양일간 7개의 주제로 나누어 진행됐다.(konas)
김수연(코나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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