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특성을 무시한 '코드 인사'가 참군인을 죽일 수 있다

유효일(劉孝一) 국방차관의 5·18 진압군 대대장 경력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일부 언론과 시민단체가 그의 과거를 문제삼아 들고일어난 것이다. 유 차관은 경력 재조사 결과에 따라 경질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유 국방차관의 과거 경력이 표면화되면서 드러난 여론은 두 갈래이다. 하나는 '코드 중시' 세력이 유 차관을 몰아내기 위한 수순(手順)으로 이 같은 문제를 야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고, 다른 하나는 '인사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다.
첫 번째는 과거 행적을 조사한 후 차관에 임명하였을 터인데도 뒤늦게 문제 삼는 것은 '의도적인 것 아니냐'는 것이고, 두 번째는 하자가 있는 사람을 차관으로 기용하기까지의 인사시스템이 문제를 제기하는 측의 견해이고 갖는 측의 견해인 것 같다.
언론 매체들의 견해가 이처럼 두 갈래로 나타난 것은 '1980년 당시의 집권세력은 악(惡)이고, 민주화 세력을 표방한 시민군(市民軍)측은 선(善)'이라는 편벽된 사회관이 전제되어있어 정작 제기되어야 할 문제점이 제대로 드러나지 못한 측면이 없지 않아 보인다.
유효일 국방차관의 경우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반인권적인 진압행위를 했다는 일부 시민단체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다행이다. 하지만, 강경진압 여부가 그리 중요한 건 아니다. 유 차관도 명령에 따라 계엄령이 선포된 지역에 출동한 군인이였기에 당시 시민군과 맞닥뜨려 발포를 했느냐 여부로 비판받는다는 것은 군 조직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데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작전명령에 따라 출동했고 그 책임을 충실히 수행 한 군인이 시민군과 맞닥뜨려 부득이 발포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하더라도 그것이 상관의 명령에 따른 것인 한, 당사자에게 책임을 묻는 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만약에 맞닥뜨렸다는 우연한 사실을 갖고 문제를 삼는다면 그것은 개인의 의지와는 관계없는 우연성에 너무 많은 비중을 두어 다루는 것이 된다. 이는 명령에 복종해야 하는 군 제일의 계명을 철저히 지키는 참 군인을 말살하는 행위가 될 수 있고, 국가 안보의 중추인 군의 기강을 와해시킬 수도 있는 사안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더욱이 이 문제가 방송뉴스와 시민단체의 성명 후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의 기자브리핑에서 발단되었다는 사실은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명령에 따랐을 뿐인 군인들을 무조건 악으로 보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에 젖어있는 '코드 중시'세력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된다.
정작 비판받아 마땅한 대상은 칼자루를 쥐고있는 당사자들의 편벽된 사회관 일 것이다. 군인이라는 직업적 특성과 5·18 때 진압자 측에 속할 수밖에 없었던 특수상황에 대한 이해 없이 이분법적 논리로는 향후 국가의 존립을 흔드는 세력이 난동을 일으켜 군(軍)이 그 현장에 출동명령을 받고도 '난동자들이 추후 승리자로 변신할 수 도 있는 가능성'에 대한 판단의 어려움 때문에 명령에 따르지 않는 불행한 사태가 오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 것인가.
인사수석보좌관직은 대통령의 효율적 국정수행을 위해 적재적소에 알맞은 인재를 선발하고 배치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자리이다. 방송이나 시민단체의 외침을 과잉 의식하여 군의 특성과 직분 등에 대한 고려 없이 기자에게 브리핑을 하였다는 것은 국가의 최고의사결정권자인 대통령의 인사문제를 제대로 보필할 수 있는 자질을 가졌다고 볼 수 없다.
유용한 제도도 운용하는 사람이 그 제도에 대한 기본적 소양을 갖추지 못하였거나 상대방에 대해 원한(怨恨)을 품어 상대를 포용할 수 있는 아량을 갖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풍토에서는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작은 구멍 하나 때문에 제방이 무너질 수 있듯이, 자그마한 사안(事案)도 기본적인 원리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면 화합의 정치를 이루려는 국가 백년대계도 허사로 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konas)
이기창 변호사(박정희대통령과 육영수여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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