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가는 길이 이렇게도 힘든 줄 몰랐습니다"
탈북자 일행, 한국 대사관의 보호요청 거절 후 목숨을 걸고 동남아 지역 전전하다
Written by. 김수연
입력 : 2005-03-05 오전 8:24:25
한국 대사관의 보호요청 거절 후 목숨을 걸고 동남아 지역 전전하다 박 목사 실종
미얀마로 월경(越境)만 하면 순탄하리라 생각했던 한국행은 쉽지 않았다. 12월 18일 주 미얀마 한국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부흥이 일행은 다시 라오스로 발길을 돌렸다. 미얀마의 국경에서 한국 공관이 있는 수도 양군까지는 '안전한 후송'이 없이 탈북자가 자력으로 통과하기는 불가능한 지역. 29일, 일행은 라오스를 경유한 태국 방콕행을 결정하고 라오스 '무왕씬'으로 출발, 1월 2일 메콩강을 건너는 중 동행하던 재미교포 제프리 박 목사(63·한국명 박준재)가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박 목사의 인도를 잃은 부흥이 일행은 1월 5일 라오스 경찰에 체포, 감옥에 억류되어 31일 미얀마로 추방되었다가 2월 2일 다시 미얀마 경찰에 체포되어 감옥에 억류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미얀마 한국대사관 측에 인계됐다.
"탈북자들을 도와주는 것은 북한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
탈북난민보호운동본부(CNKR, 본부장 김상철)의 강인구 조사연구부장은 부흥이 일행의 행방불명 상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주 미얀마 한국대사관 직원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우리가 그곳으로 나가서 도와줄 수는 없는 노릇이며, 그것은 그 나라(북한)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그런 일은 '유인'에 해당한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강 부장은 "한국 정부가 탈북자의 문제에 대해 북한의 주권을 신경쓰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으며, '유인'이라는 단어 또한 '탈북자를 인도하는 행위'를 설명할 때 북한이 쓰는 용어"라고 지적했다.
강 부장은 "미국측에서도 부흥이 일행과 동행하다가 실종된 박 목사의 국적이 미국인만큼 공식적으로 미얀마 정부에 수색을 요청하는 등 조사에 노력을 기울였던 반면, 한국대사관 측은 '미얀마 정부에 수색작업을 요청할 계획이 없고, 사라진 사람이 미국인인만큼 우리가 나설 필요는 없다'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것은 함께 사라진 탈북자들의 생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뜻 아니냐"고 피력했다.
"목숨을 건 탈북자들 방치는 한국 정부의 책임"
미얀마 국경에서부터 한국 공관이 있는 수도 양군까지의 거리는 수천킬로미터의 거리. 또한 국경지역은 소수 민족 등 반군이 지배하는 곳이기 때문에 탈북자가 자력으로 통과하기는 불가능한 지역이라는 것이 탈북지원 단체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현지에서 탈북자를 돕는 한 운동가는 "산과 정글지역이라서 걸어서 탈출하기에는 무리인 지역"이라며, "독사를 비롯한 맹수들이 있으며 털옷을 입어야 할 정도의 고산지역이라 탈진하거나 얼어죽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젊은 여성들이 있을 경우 마약조직이나 인근 반군, 소수민족들에 의해 납치되어 성폭행 당하거나 살해당할 가능성이 있으며, 장기매매로도 악명이 높은 곳이기 때문에 끔찍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강 부장은 "지난 달에도 탈북자 10여명이 비슷한 지역에서 실종되었었다는 지역 한인교회의 증언도 나오고 있다"면서 "탈북자들이 목숨을 걸고 위험한 동남아 지역을 전전하게 된 것은 한국정부의 책임"이라고 주장하고, 이어 "최소한 중국을 탈출하여 제3국에 도착한 이후 탈북자의 안전을 위해서 정부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konas)
김수연(코나스 객원기자)
"한국으로 가는 길이 이렇게도 힘든 줄 몰랐습니다"
지난 27일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부흥이(가명·20) 일행 6명은 진술서를 통해 이렇게 털어놓았다. 부흥이 일행의 한국입국 소식에 이어 이들의 목숨을 건 긴 97일 동안의 장정이 소개되면서 정부의 탈북자의 안전과 인도에 대한 무책임이 지적되고 있다.
부흥이 일행은 지난 해 중국 옌지(延吉)를 떠난 11월 24일부터 미얀마 국경을 넘은 12월 17일까지 조선일보 취재단과 동행, 특집으로 보도되었던 탈출과정의 주인공들. 26일간에 걸친 이들의 탈출여정은 성공적으로 막을 내리는 듯 했으나 그때부터가 본격적인 고생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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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사관의 보호요청 거절 후 목숨을 걸고 동남아 지역 전전하다 박 목사 실종
미얀마로 월경(越境)만 하면 순탄하리라 생각했던 한국행은 쉽지 않았다. 12월 18일 주 미얀마 한국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부흥이 일행은 다시 라오스로 발길을 돌렸다. 미얀마의 국경에서 한국 공관이 있는 수도 양군까지는 '안전한 후송'이 없이 탈북자가 자력으로 통과하기는 불가능한 지역. 29일, 일행은 라오스를 경유한 태국 방콕행을 결정하고 라오스 '무왕씬'으로 출발, 1월 2일 메콩강을 건너는 중 동행하던 재미교포 제프리 박 목사(63·한국명 박준재)가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박 목사의 인도를 잃은 부흥이 일행은 1월 5일 라오스 경찰에 체포, 감옥에 억류되어 31일 미얀마로 추방되었다가 2월 2일 다시 미얀마 경찰에 체포되어 감옥에 억류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미얀마 한국대사관 측에 인계됐다.
"탈북자들을 도와주는 것은 북한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
탈북난민보호운동본부(CNKR, 본부장 김상철)의 강인구 조사연구부장은 부흥이 일행의 행방불명 상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주 미얀마 한국대사관 직원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우리가 그곳으로 나가서 도와줄 수는 없는 노릇이며, 그것은 그 나라(북한)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그런 일은 '유인'에 해당한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강 부장은 "한국 정부가 탈북자의 문제에 대해 북한의 주권을 신경쓰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으며, '유인'이라는 단어 또한 '탈북자를 인도하는 행위'를 설명할 때 북한이 쓰는 용어"라고 지적했다.
강 부장은 "미국측에서도 부흥이 일행과 동행하다가 실종된 박 목사의 국적이 미국인만큼 공식적으로 미얀마 정부에 수색을 요청하는 등 조사에 노력을 기울였던 반면, 한국대사관 측은 '미얀마 정부에 수색작업을 요청할 계획이 없고, 사라진 사람이 미국인인만큼 우리가 나설 필요는 없다'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것은 함께 사라진 탈북자들의 생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뜻 아니냐"고 피력했다.
"목숨을 건 탈북자들 방치는 한국 정부의 책임"
미얀마 국경에서부터 한국 공관이 있는 수도 양군까지의 거리는 수천킬로미터의 거리. 또한 국경지역은 소수 민족 등 반군이 지배하는 곳이기 때문에 탈북자가 자력으로 통과하기는 불가능한 지역이라는 것이 탈북지원 단체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현지에서 탈북자를 돕는 한 운동가는 "산과 정글지역이라서 걸어서 탈출하기에는 무리인 지역"이라며, "독사를 비롯한 맹수들이 있으며 털옷을 입어야 할 정도의 고산지역이라 탈진하거나 얼어죽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젊은 여성들이 있을 경우 마약조직이나 인근 반군, 소수민족들에 의해 납치되어 성폭행 당하거나 살해당할 가능성이 있으며, 장기매매로도 악명이 높은 곳이기 때문에 끔찍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강 부장은 "지난 달에도 탈북자 10여명이 비슷한 지역에서 실종되었었다는 지역 한인교회의 증언도 나오고 있다"면서 "탈북자들이 목숨을 걸고 위험한 동남아 지역을 전전하게 된 것은 한국정부의 책임"이라고 주장하고, 이어 "최소한 중국을 탈출하여 제3국에 도착한 이후 탈북자의 안전을 위해서 정부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konas)
김수연(코나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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