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와 마찬가지로 대한민국도 마약범죄가 급증하여 ‘마약 청정국(인구 10만 명당 20명 이내)’ 지위를 오래전에 상실하였다. 이에 국방부는 지난 6월 말 창군 이래 최초로 ‘군 마약근절 홍보주간(6.24.~6.28. 1주간)’을 선정하고 카드뉴스를 제작하여 홍보하는 등 마약근절 활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하였다. 또한, 7월 1일 이후 입대 대상자부터 100% 마약검사도 시행하고 있다. 

군은 긴장과 스트레스가 매우 높은 직업군으로 마약류 오남용에 매우 취약할 수 있는 조직이다. 군 마약사범도 최근 5년간 총 118명으로 증가추세에 있다. 군 마약범죄는 ① 용사들이 택배로 대마초를 구매하여 영내에서 나눠 피우거나 ② 간부가 대마 종자를 인터넷으로 주문하여 직접 재배하거나 ③ 휴가 중인 장병이 자택에서 필로폰을 투약하는 등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고 있다. 군 마약범죄는 개인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군사대비태세(Military Readiness Posture)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 국가적 차원에서 위험관리(Risk Management)가 필요하다.

작년 5월 국방부는 마약류 유입방지, 단속·수사, 예방교육, 후속관리 등 ‘군 마약류 관리 개선방안’을 발표하였다.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과 연계하여 군인사법(제10조2의2), 병역법(제14조의3),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제38조의3) 3개의 법령을 개정하여 ① 마약류 중독자를 장교, 준사관 및 부사관 임관 결격사유로 규정 ② 입대 대상자의 마약류 신체검사 도입 ③ 마약류의 투약, 흡연 및 섭취 등에 대한 주기적 검사 등을 법제화하였다.

군 마약범죄 근절을 위해 검사 대상 마약을 선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미군의 마약류 검사항목은 과거 대마, 코카인, MDMA, MDA, 암페타민, 매트암페타민 등 13종에서 2017년 4월 이후 헤로인, 코데인, 몰핀, 하이드로코돈, 옥시코돈, 하이드로몰폰, 옥시몰폰, 합성대마류, 벤조디아제핀류 등 총 26종으로 늘어나고 있다. 현재 한국군은 매트암페타민(필로폰), 대마, 코카인, 아편 등 16종에 대한 소변 마약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참고로, 2014 ~ 2022년 대검찰청 마약류범죄백서에 따르면 2022년에 압수한 마약류는 매트암페타민, 야바, 코카인, 대마, 합성대마, MDMA, 해시시, 헤로인 등이다. 사실 제4차산업혁명 시대로 진입하면서 검사할 마약의 종류를 고정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따라서 군 마약검사체계는 현재 유행하고 있는 마약류를 우선 검사하고, 신종마약류를 추가 검사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또한, 국방부는 범정부 컨트롤타워인 ‘마약류대책협의회’에 참여하여 마약류 검사종류 선정, 전문인력 운영방법, 정책 마련 등 유기적인 협업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미군의 경우는 약물수요감소프로그램(Drug Demand Reduction Program, DDRP) 운영을 위해 국방성 훈령 1010.4과 3개의 국방성 지침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또한, 모든 입대 지원자를 대상으로 마약류 전수검사를 시행하여 약 1%의 인원을 탈락시키고 있고, 전체 국방인력에 대한 무작위 검사(Random Test)를 통해 사법처리, 강제전역 등 불이익을 주고 있다. 이와 같은 노력의 성과로, 미군의 마약 양성률은 1987년 3.4%에서 점차 감소하여 2015년 이후 0.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군내 마약범죄 근절을 위해 한국군도 약물수요감소프로그램(DDRP)와 같은 체계적이고 상세한 마약검사 시행과 맞춤형 교육·훈련 프로그램 마련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마약류 유입방지에 대한 국방부 정책, 훈령·지침 등 법적 기반을 통합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군내 마약검사 대상 역시 임관(장교, 준사관, 부사관), 장기복무지원자, 입대대상자에 추가하여 군무원과 국방부 일반직공무원으로 확대하여야 한다. 미국은 군뿐만 아니라 군 외부 경찰, 소방공무원, 국토교통부 항공종사자 등 공안과 안전 관련 종사자도 마약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마약검사주기도 무작위검사와 전체 국방인력이 3년에 최소 한 번은 검사를 받는 미군의 규정을 벤치마킹하여, 용사는 입대 신검 1회와 전역 전 1회, 직업군인과 군무원은 임용 시 1회, 검사 후 매 3년에 1회씩 무작위검사를 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예산만 가용한다면 군 마약검사센터(가칭)를 설립하여 모든 국방인력에 대해 매년 1회 마약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여건상 국방부는 우선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에서 마약류 검사 대상과 시기, 방법 등 절차를 정하고 연간 1회 이상 부대원 30% 이내 검사를 법제화하였다.

군 마약범죄를 근절하는 것은 장병들의 개인 건강과 군 전투력 향상을 위해 시급한 사안이다. 따라서 군내 마약류 검사와 관리체계를 실효성 있게 구축함으로써, 마약 없는 건강한 선진 강군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konas)

박상중 : 국방대학교 직무교육원 교수, 육군 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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