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지역 미군 유해발굴 중단 발표 배경
미국의 대북제재 신호인가?
미국 국방부가 25일 북한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국전 미군 유해발굴 작업을 돌연 중단한다고 발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핵문제를 둘러싸고 미·북 양국간에 상호 위협과 비난이 계속되는 초긴장 상태에서 나온 발표이기에 더욱 그렇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날 북한측이 유해발굴 작업을 수행하는 미국 인력의 안전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북한에서 미군 유해를 발굴하려는 노력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1996년 이후 북한지역에서 미군 유해 발굴작업을 계속하면서 지금까지 220여 명의 미군 유해를 발굴했고 발굴 작업 지원 대가로 북한정부에 수백만 달러를 지불했으며 발굴된 유해 가운데 25구의 신원을 확인해 가족을 찾아줬다.
유해발굴 사업은 매년 1개월 단위로 5차례 정도 진행되며, 이번에 중단 발표를 하기 직전 올해 첫 발굴 작업을 완료하고 28일부터 2차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1차 작업에 참여했던 인력 27명은 이미 북한을 빠져 나왔다.
유해 발굴작업을 담당하고 있는 미 태평양군사령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작업 중단을 발표하면서 "미국은 그들(북한)이 적절한 환경을 만든 뒤에 북한에서 아직 실종상태로 있는 미국인들의 유해를 찾아내고 발굴하고 송환하는 인도주의적 임무를 계속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태평양사령부의 대변인인 제이슨 샐러타 해군소령은 그 작전들을 중단한다는 결정은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지시임을 분명히 했으나 정확히 무엇때문에 그 결정이 내려졌는 지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샐러타 대변인은 "북한측이 만든 전체적인 환경은 그 임무의 효과적인 수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그래서 그곳에 위험이 있으며 그것은 우리의 유해발굴팀의 가장 안전한 환경을 보장하지 않는 병력보호상의 위험"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측이 유해발굴 작업중인 미국 인력으로 하여금 북한 밖에 있는 누구와도 연락을 취하도록 허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것은 이미 북한과 미국간에 유해발굴 조건으로 합의된 것으로 샐러타 대변인은 왜 이것이 갑자기 문제가 되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그는 "이것은 우리에게 병력보호 문제를 제기하며, 우리는 발굴팀의 가장 안전한 환경을 보장하고 싶다"면서 "북한은 지난 몇주 동안 북한내 미국 인력의 계속적인 체류에 도움이 되지 않는 분위기와 환경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신들은 유해발굴 중단과 관련, 익명의 미 국방부 고위관계자가 1968년 북한이 미 첩보함 푸에블로호를 나포, 승무원 82명을 11개월간 억류했던 사건을 상기시켰다고 전했다. 즉 북한 핵문제로 대북 제재론이 급진전될 만큼 상황이 악화될 경우 미국측 작업 인력 수십명이 북한에 인질로 억류될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같은 설명대로라면 북한 핵문제가 어느 방향으로 전개될지 모르는 불투명한 상황에서, 북한의 과거 행태 때문에 유사시 미국측 작업인력이 인질로 억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예방 차원의 일시 '철수' 조치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조치는 다른 한편 대북 제재 가능성을 가시화하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북한이 이에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미국은 지난 1996년부터 시작한 유해발굴 작업을 지난 2002년 10월부터 2003년 6월까지 일시 중단한 바 있다. 제임스 켈리 특사가 북한을 방문해 "북한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고 말해 제2차 북핵 위기가 발발한 때였다.
미국은 유해발굴 사업을 '인도주의적' 문제로 규정, 어떤 나라와 관계에서든, 어떤 다른 문제에도 연계시키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내 참전군인들과 그 가족들의 요구, 즉 미국의 필요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이번 중단도 직접적으론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압박한다든지, 북한을 위협하는 의미를 가진 것이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측은 이번 조치가 유해발굴 인력의 안전과 관련된 기술적인 것이지, 북핵의 정치적 의미는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고, 발굴사업을 주관하는 미 태평양군사령부의 제이슨 샐러타 대변인도 "병력 보호 문제"라고 말한 점도 이를 뒷바침 하는 것이다.
그러나 로런스 디 리타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의 6자회담 미복귀, 최근의 핵무기 개발 의도 천명, 핵무기비확산조약(NPT) 탈퇴 등으로 야기된 불확실한 환경"을 이유로 적시함으로써 북한 핵문제가 위기 국면임을 부각시켰다.
이는 또한 미ㆍ북간 유일한 군당국간 통로도 끊기는 것을 의미하고, 북한의 6자회담 복귀로 "불확실한 환경"이 "적절한 환경"으로 바뀌기 전에는 유해발굴 사업이 재개되지 않을 전망이어서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결과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이 최근 일본과 함께 북한에 유입되는 돈줄을 있는 대로 찾아 차단하고 있는 점과 이번 중단 조치간 관계도 주목된다.
미 의회조사국(CRS)의 로버트 골디치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제출한 미군 '전쟁포로와 전투중 실종자' 보고서에서 미국이 북한지역 미군 유해 발굴·송환을 위해 10년동안 북한에 제공한 돈을 "현금 1천500만 달러"라고 추산했다.
유해발굴 사업은 북한측에선 인민무력부 소관이어서, 미국측 사업비는 북한 정부가 아니라 군부에 고스란히 들어가게 돼 있고, 미국내에서 북한내 미군 유해발굴 사업 비판론은 이 점에 특히 우려를 표시해 왔다.(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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