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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히 살아있는 사람을 죽여놓고 사과한마디 없다니"

50년간 전사자로 기록됐던 지태환씨

Written by. 윤경원   입력 : 2005-06-11 오후 3: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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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하의 사망일자부로 전사(戰死) 무효처리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지난 4월 육군본부로부터 한 장의 회신공문을 통보 받은 지태환(77)씨는 여전히 시원섭섭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지태환(77)씨는 54년 동안 전사자로 등록되어 있었다/ⓒkonas.net

 그는 병적기록상 54년 동안 사망자였다. 작년 2월 경 국가에서 6·25참전자들에게 참전명예수당을 지급한다는 소식을 듣고 계룡대 육군본부를 찾아 자신의 병적 관계를 확인해보려 했으나 퇴역군인 명부에 자신의 이름이 등록돼 있지 않았던 것.

 6·25전쟁 당시 단 1주일의 병영훈련만을 받고 정신없이 전장에 투입됐던 터라 군번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던 지씨는 육본 민원 담당자로부터 “기록을 찾아 통보하겠으니 기다리라”는 말만 듣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나도록 육본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한 지씨는 우연찮게 한 시민단체 관계자를 만나 답답한 마음을 하소연하게 됐으며, 이 관계자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자신이 지난 1951년 3월 13일 전사자(戰死者)로 등록됐었다는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다.

 “기막히고 서운했죠. 두 번씩이나 인민군에게 포로로 끌려가 갖은 고생을 다 한데다 귀순해서도 억울하게 수용소에 갇혔던 나를 국가가 죽었다고 처리하다니요….”

 지씨가 털어놓은 6·25 참전담은 파란만장했다. 1.4후퇴 때 입대 영장을 받고 강원도 원주 3사단 22연대 중화기중대에 편입된 그는 강원도 횡성전투에서 중공군과 교전 중 포로로 잡혀 인민군에 인계됐다. 그는 한 달간 인민군의 노역생활을 하다 탈출, 민가로 숨어들었지만 곧 발각되고 말았다. 잡힐 당시 사살 직전의 위기까지 갔으나 “부모님이 보고 싶었다”는 간절한 호소에 목숨만은 건질 수 있었다.

 수개월 뒤 감시가 허술한 틈을 타 또 다시 탈출을 감행한 그는 마침 지나가는 미군 탱크부대로부터 구출 받아 귀순, 한국통역관에 인계됐지만 어찌된 일인지 신분을 오해받아 부산수용소로 보내졌고, 이후 거제 포로수용소 등으로 옮겨 다니며 억울한 수감생활을 하게 됐다. 이후 이승만 대통령의 특명으로 석방된 지씨는 남은 군복무를 위해 부산의 군속 인쇄소에 입사 약 5년간 근무를 하고서야 완전한 복무를 마칠 수 있었다.

 자영업으로 생계를 꾸려왔고 주민등록상에도 별 문제가 없어 병적관계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던 그는 50여 년이 지나서야 뒤늦게 육본으로부터 전사무효처리 통보를 받아내기에 이르렀는데, 이를 위해 지난 2월 “기록을 정정해 달라”며 따로 탄원서까지 제출해야 했다.
 지씨는 “지금이라도 정확한 내 신분기록을 남기게 돼서 다행이지만, (국가가)멀쩡히 산 사람을 죽은 사람으로 만들어놓고 신분확인 요청에 대해 1년이 넘도록 무관심으로 일관했다는 것은 못내 섭섭하다”고 아쉬운 속내를 내비쳤다.

 슬하에 2남 1녀를 두고 있는 지씨는 큰 아들이 매달 보내주는 50만원으로 부인과 함께 어려운 살림을 꾸려나가고 있다. 그는 이번 전사무효 처리로 매달 6만원의 참전보훈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지만, 이마저도 보훈처에서 40여 일간의 신분확인 기간을 거치고서야 가능하게 된 것이다. 

 지씨가 전사무효처리를 받을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왔던 송영인 국사모(국가사랑모임)회장은 “육본이 조금만 빠르게 정정을 해줬더라면 어르신(지태환씨)이 얼마 안 되는 혜택이라도  일찍 받으실 수 있지 않았겠나? 50년간 전사자로 등록된 이에게 사과한마디 없는 이런 푸대접이 어디 있는가?”라며 “게다가 국가보훈처는 육군참모총장 이름으로 전사무효처리가 난 것을 두고 또 다시 신분확인을 거친다며 보훈혜택 결정을 40일여일간 끌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국가보훈처의 한 관계자는 “유공자혜택을 받는 분은 일정한 범죄경력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경찰청에 신원확인을 의뢰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소요된다”면서 “경찰청은 전국의 수 많은 사람들을 조회해야하기 때문에 시간이 그만큼 걸리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송 회장은 “내가 보기엔 이런 사건은 특별한 케이스이고, 국가가 잘못한 것이기 때문에 그들이 조금만 성의만 있었다면 사실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분을 두고 이렇게 시간을 끌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당국은 실수와 늑장으로 그동안 받지 못했던 혜택을 소급해서 지급해야 하며, 명예보상 차원에서라도 ‘명예 포상증’ 등의 수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특별 기구를 설치하고 50년 전 6·25 때 전사한 미군 병사의 유해를 지금도 발굴해 본국으로 송환하고 있다. 그러나 “나 살아 있소”하며 나서는 노병에게조차 마지못한 성의를 보이는 인색한 보훈 현실이 우리나라의 실정이다.

 병역기피를 위해 국적포기사태가 자행되는 오늘, 나라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고 희생한 모든 참전용사들에 대한 자상하고 아낌없는 보훈정책이야말로 지금 젊은이들에게 애국심 함양을 위한 소중한 귀감이 될 것이다.(konas)

 윤경원(코나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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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라매   

    지태환 할아버지 처럼 살아계신데도 죽은 사람으로 처리돼 있는 6.25참전용사들이 상당수 잇을 겁니다. 국방부, 보훈처, 군 등 관계기관은 전사자 명단을 면밀히 점검해서 이런 억울한 일이 다시 없도록 철저히 확인 해 주시기 바랍니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5-06-13 오후 12:57:12
    찬성0반대0
  • klka    수정

    할아버지의 마음고생이 얼마나 컸을까???</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5-06-12 오후 6:06:41
    찬성0반대0
  • 똘이엄마    수정

    지태환 할아버지께 그동안 못 지급한 참전수당(월6만원)을 소급해서 지급해 드리세요..보훈장관님, 부탁드려요..</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5-06-11 오후 8:4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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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전자    수정

    정부가 말로는 참전용사 우대니 호국보훈이니 하면서 실제로는 이런분 하난 구제하지 못하니 한심하다. 정부정책이 항상 신문 보도용이거나 윗사람에게 보고하기 위한 탁상행정이란 게 여기서도 여실히 나타난다. 제발 제대로 된 보훈행정 좀 해 봐라...</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5-06-11 오후 8: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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