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의 비극은 언제까지 지속 될 것인가?
6.25 동란을 치른 지 55년이 지났다. 8월이면 남북이 분단된 지 60년이 된다. 하지만 아직도 분단의 비극은 계속되고 있다. 막 끝난 제15차 장관급 회담의 합의 내용을 보면 남북문제가 금방 풀릴 것 같은 인상을 주지만 북한이 핵 개발을 호락호락 포기할 것 같지 않기 때문에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19세기와 20세기를 거치면서 20여개의 분단사례가 있었으며, 세계 제2차대전 이후 분할이나 분단된 국가는 예멘, 독일, 오스트리아, 베트남, 한국, 팔레스타인, 중국 등 7개국이라고 한다. 중국과 한국만이 아직도 분단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과 대만 관계는 대만의 독립문제 등 불씨가 여전히 살아 있지만 남북한 관계처럼 국제적인 이목이 집중되고 앞날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은 아닌 것 같다.
꼭 55년 전 37개월 동안 계속된 6.25동란으로 450만 명이 죽거나 다쳤다고 하니 감히 피비린내 나는 동족상잔이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이후 남북관계는 긴장, 대결, 교전, 화해, 협력 등의 악순환을 거듭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분단의 비극과 상처는 한민족에게 가혹하리만큼 처절했고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으며 아직도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천문학적으로 지불한 안보비용, 고귀한 인명 희생, 감내할 수 없는 1천만 이산가족의 한 등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분단의 고통은 컸다. 분단사는 한마디로 처절한 한민족의 눈물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사람들을 오열시켰고 실신시켰다. 분단국 국민으로서 누구나 분단의 비극을 뼈에 사무치게 느끼고 있다.
가깝게는 3년 전 서해교전 당시 북방한계선을 사수하다 희생된 6명의 바다영웅도 분단의 희생자가 아닐 수 없다. 최전방 GP(감시초소)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하여 8명의 젊은 대한의 아들들이 희생된 것도 직접적인 책임은 김 일병 개인에게 있지만 원인(遠因)은 분단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최전방 병사들이 교도소보다도 좁디좁은 침실에서 포개 자야 하는 현실도 분단 때문이 아닌가? 분단극복의 돌파구를 찾을 수 없는 것인가. 분단의 비극을 종식시킬 대안은 존재하지 않는가 정말 답답할 뿐이다.
더욱 더 마음을 무겁게 하는 책이 출간되었다.「남과 북 뭉치면 죽는다」고 하니 이게 사실이란 말인가. 독일 통일 이후에 감상적 통일론이나 통일지상주의는 다소 누그러진 것이 사실이다.
막대한 통일비용과 통일 후의 여파를 우려하기 때문이다. 세계 2위의 국제경쟁력을 자랑하던 서독도 통일 후 15위로 곤두박질치고, GNP도 1만 달러나 감소했다고 한다. 통일독일의 현실을 바라보면서 우리에게 ‘민족을 잊으라’고 충고하는 상황이다. 이를 반민족적, 반통일적, 수구적 주장이라고 매도할 수 없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다.
최근 미국의 비영리 연구단체인 랜드연구소가 작성한 ‘북한의 역설: 한반도 통일의 상황, 비용, 결과’라는 보고서는 예기치 않은 상태에서 통일이 되었을 때 그 비용은 500~6,700억 달러(약 50조~670조 원)가 소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독일 통일비용보다 비싸다는 것이다.
아직도 천문학적인 안보비용을 기약 없이 지불하고 있으며 분단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통일이 되면 남북한 주민들끼리 헐뜯을지 모르고 또한 수십조 원에서 수백조 원에 이르는 통일비용이 든다니 이 또한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이 한민족의 숙명인 것 같아 한스럽기만 하다.
GP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총기난사 사건에 경악하면서 그리고 울분과 분노의 6.25동란을 되돌아보면서 아무리 통일비용이 많이 들어도 분단은 하루 빨리 종식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언제까지 분단의 비극을 맛보고 살아야 하는지 답답하다.
해법은 북한의 선택에 달려 있다. 지금 당장 핵 개발을 포기하고 분단의 비극을 종식시키는 데 동참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북한의 핵개발에 대하여 보다 단호한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이다.(konas)
홍 득 표(인하대 교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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