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

한국정부가 조연이 된 김정일의 핵무기보유

Written by. 김광동   입력 : 2005-07-15 오후 3:28:08
공유:
twitter facebook
소셜댓글 : 3

 7월말로 예정된 6자회담이 열린다면 그 회담은 북한이 제공하는 평화라는 시혜(施惠)의 대가로 우리가 무엇을 조공(朝貢)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회담이 될 것이다.

 그에 따라 우리 정부는 조공 목록을 작성하는데 여념이 없다. 쌀 50만톤을 보낸다, 비료 50만 톤을 보낸다는 것이 그것이고, 3조원의 돈을 들여 전력시설을 짓고 매년 1조원을 부담해가며 전력을 북송(北送)하겠다는 것이 그것이다. 

 각종 경협조치 등의 규모로 볼 때 매년 약 3조원을 북한에 제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3조원이면 북한 경제규모의 약 1/3에 해당하는 액수다. 3조원의 국민부담으로 만약 북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체제변화와 번영을 위해 쓴다면 참을 수 있고 또 기꺼이 부담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매년 3조원의 국민부담이 핵무기 보유 국가를 대상으로 한 평화의 구걸이자, 결국 신정(神政)적 전체주의 독재가 우리 민족 절반을 강압 통치하도록 체제를 유지시켜 주는 지원금이라면 그것은 반역행위에 가깝다.  

 김정일의 6자회담 전략은 너무도 명백하다. 이미 ‘전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논의하자며 한국의 실험용 핵물질 추출과 미국의 동아시아 지역 핵무장 등을 의제로 삼겠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선 제1단계는 군축회담을 하자는 것이다. 미국, 한국을 포함하여 주변국들이 김정일 체제를 존중, 보장하며 대규모 경제지원을 한다면 핵동결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핵동결도 군축(軍縮)회담이고, 김정일 입장에선 군축에 대한 대가가 있어야 하기에 한국에게 대가로 지불할 목록을 작성해 보라는 것이다.

 김정일에게 북한의 핵무기와 핵시설에 대한 폐기는 제2단계에서 검토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말이 제2단계지 그 단계는 결코 도래하지 않는 단계다. 항상 1단계의  진행 중에 미군 군사시설의 공개사찰 등을 거론하여 약속을 깨고 약속이행의 책임문제로 1단계 자체를 무산시키거나 재협상을 하도록 하는 식이다.

 다시 말하면 늘 핵무기 폐기를 논의하자면서도 실질적으로는 핵보유국가로 행동하고 유야무야 핵무기 보유상태를 존속시키는 것이 김정일의 전략이다. 그 방식이 한반도 북반부를 점령, 통치할 수 있고 자기 체제를 유지하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남한에게 체제유지 비용을 부담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김정일은 이미 중국과 미국을 설득할 논리를 갖고 있다. 중국에게는 자신의 핵전략이야말로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축소시키고 한국을 미-일체제로부터 분리시킬 수 있는 전략이기에 중국의 국가이익과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말해왔다.

 한-미군사훈련이 팀스피리트(Team Spirit)의 중단도 핵전략 때문에 가능했고 한반도에서 미국의 전술핵을 철수시킬 수 있었던 것도 자신의 핵전략으로 가능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김정일은 핵폐기보다는 지속적인 핵전략이 미국의 영향력을 축소시키고 한국을 미국으로부터 분리시키는데 유효적절하다고 중국을 설득해왔고 중국도 이에 동감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김정일은 한반도지역에선 전쟁이 불가능하다고 확신하고 있다. 북한의 지정학적 위치가 중국-러시아-대한민국이라는 3국 사이에 끼어있어 주변 3국이 전쟁에 반대하는 한 미국은 군사조치를 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전통적으로 중국-러시아의 영향권에 있는 나라인 북한에 군사조치를 감행한다는 것은 곧 준 전쟁상태를 의미하는 것이고 중국뿐 아니라 한국에서조차 수백만의 전쟁반대 집회가 열릴 것까지를 각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핵무기는 포기시킬 수 있는지 몰라도 중국-러시아-남한-북한 모두를 반미전선으로 결속시키게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렇기에 미국으로서도 군사조치로 설사 북한의 핵개발을 좌절시키더라도 동북아 모든 나라에 반미(反美) 공동전선이 만들어진다면 얻는 것이 하나도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 북한 핵무기를 폐기시킬 결정적이고 유일한 방법은 우리 한국이 갖고 있다. 한국부터 김정일의 전략에 동조하지 않는 것이 그것이다. 북한에 회담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이미 15년 전부터 합의해온 핵폐기를 요구해야 한다. 경제지원을 약속할 것이 아니라 약속의 이행을 요구하며 지원을 중단할 때이다. 민족공조를 말할 것이 아니라 세계 10위 경제국가로서 힘을 갖고 한-미-일-중-러와 북한이라는 5 vs 1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미국에게 북한 핵문제를 맡길 것이 아니라 미국의 도움 없이도 김정일의 핵보유를 무산시키겠다는 독자전략을 강구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미국이나 중국, 일본도 우리를 지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김정일 핵전략에 부응하며 조연(助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그것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자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다. 그렇기에 이번 6자회담도 북한 핵문제가 논의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이 실험용으로 추출한 0.2g의 핵물질문제와 미국의 동아시아 지역의 핵무장해제 문제, 그리고 북한의 핵동결시 한국과 주변국이 북한에 무엇을 해줄 것인지를 갖고 논의하는 희한한 회담이 될 것이다.

 더 이상 핵 폐기가 아닌 핵 동결에 대한 보상이 논의되어서는 안 된다. 핵폐기 약속만을 가지고 김정일 체제를 유지시킬 통치비용을 대주어서는 안 된다. 핵폐기 선언과 함께 IAEA의 특별사찰을 통한 투명검증의 완료가 곧 핵폐기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우리는 북한 핵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그것은 바로 한국정부가 김정일의 목을 죌 때 가능하다. 김정일 스스로가 자신의 핵전략이 자기 자신을 죽는 길로 몰아가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지 않는 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정일의 목을 죄는 그 힘이 바로 핵을 포기시키고 북한체제를 변화시키는 힘이자, 2천 2백만 우리 민족의 운명을 바꾸는 힘인 것이다.(Konas) 

 김 광 동(나라정책원장, 정치학박사)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Watchdog    수정

    북핵문제든 북한인권문제든 가장 손쉽고 빠른 해결 방법은 김정일을 옥죄는 방법이다. 6자회담 참여국가 모두가 이런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데 유독 한국정부만 딴지를 거니 지지부진 해결이 안되고 북한 주민들의 고통만 길어진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5-07-18 오후 3:39:41
    찬성0반대0
  • 아리까리    수정

    한국정부가 조연이라구? 정확히 표현하면 김정일 정권 2중대지..!!</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5-07-16 오전 11:30:50
    찬성0반대0
  • Typhoon    수정

    북한의 속내를 명쾌히 궤뚤어 보는 김 박사의 통찰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김정일과 정동영 장관이 이 글을 읽었다면 깜짝 놀랬겠네요... 아니, 정 장관은 북한에 속고있는 줄 모르니까 놀래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5-07-15 오후 5:03:28
    찬성0반대0
1
로그인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