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개혁 안보공백 없어야
Written by. 김철
입력 : 2005-09-06 오후 3:50:18
국방부가 의욕적으로 마련해 지난 1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한 국방개혁 입법안이 5일 발표됐다. 개혁안의 주요 골격은 육군의 3개 군사령부를 작전사령부로 통합하고 군단과 사단을 절반으로 줄이며, 해·공군도 전단·전대급을 없애는 것으로 이를 통해 현 68만 명의 병력을 2020년까지 50만 명으로 줄인다는 것이다. 개혁안에는 또 ▲사실상 모병제 성격인 유급지원병 제도 도입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다연장로켓포(MLRS)와 자주포 등을 통합 운영하는 유도탄사령부 창설 ▲합참의장과 육·해·공군 참모총장의 국회 인사청문회 개최 ▲군의 해안경계 임무를 경찰로 이관 ▲3군 균형발전을 위해 합참의 장교 비율을 육·해·공군 각 2대1대1로 배치 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국방개혁안의 핵심인 '2020년까지 50만 명선 감축' 안은 지난 1999년 DJ정부 시절에도 있었으나 여러가지 이유로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는데 비해 이번 안은 주요 내용을 법제화(法制化)해 구속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노무현 정부의 국방개혁의지를 읽을 수 있다. 또 현대전에 맞는 기동군, 첨단과학군으로의 전환이 우리 군의 시급한 과제라는 점에서 국방개혁의 당위성은 부정하기 어렵고 그런 점에서 국방부가 밑그림을 그린 개혁안은 총론적 입장에서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
하지만 개혁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안보의 공백이나 군 전투력 해이 등 부작용이 있어서는 절대 안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두면서 몇가지 고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는 정부가 개혁 의욕만 앞세워 안보환경의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남북화해 무드가 그 어느 때보다 긍정적이라고 해서 남북의 군사적 대치상황이 종료된 것은 아니다. 또 향후 남북관계가 지금처럼 마냥 장밋빛이 될 것이라는 보장도 아직은 없다. 휴전선 너머 북한군은 지상군 100만 명, 9개 군단, 4개 기계화 군단, 2개 전차·포병군단을 보유한 채 기습공격 능력을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투력 위주의 전방 사단을 모두 철수하고 경비여단으로 대체한다든가, 해안경계를 경찰에 이관한다는 등의 개혁안이 유사시 작전계획 수립이나 명령체계 유지의 통일성과 신속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면밀히 검토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 새롭게 개편되는 군단·사단의 임무를 어떻게 재규정하고 무기와 장비의 편제는 어떻게 해야 군의 정예화와 첨단화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연구와 검토가 필요하다. 이 부분은 법안이 통과되기 이전에 충분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완성도를 높혀야 한다. 아울러 새로운 군 편제가 주한미군과의 연합작전 수행에 효율적인지도 고려돼야 마땅하다.
특히 개혁안의 완성도를 높히고 부작용과 후유증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남북관계와 동북아 및 세계 질서, 그리고 통일 이후까지의 안보환경을 예측하는 장기적 안목으로 각론 하나하나를 세밀히 따져 나가야 한다. 안보환경과 동떨어진 개혁안은 부작용만 양산하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정부가 군 병력을 감축함에 있어 속도조절의 지혜를 짜내기 바란다.
DJ정부 때의 국방개혁안도 조직의 군살빼기에 따른 군 내부의 동요 현상 때문에 유야무야 되고 말았다. 급속한 구조개편은 직업군인들의 반발과 군 전체의 사기를 떨어뜨린다. 편제 개편에 따라 조기에 전역해야 하는 장교와 부사관의 재취업 알선 노력도 없이 졸속으로 추진 된다면 군내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기존 병력운용 체계에 따른 비효율성은 바로 잡는게 당연하겠지만 이에 앞서 조기 전역자에 대한 취업대책이 선행되어야 한다.
감소 추세에 있는 병력자원 충당문제에 대해서는 정말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 의무복무기간을 채운 병사들을 선별 수용해 일정한 수준의 급료를 지급하고 복무하도록 하는 '유급 지원병제' 방안은 초기단계의 모병제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개인 희망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병역비리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는 현행 개병제 상황에서 국민적 관심이 매우 높은 사안인 만큼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군 현대화를 위한 예산이 그다지 넉넉하지 않은 게 현실인데 그들에게 대졸 초임 수준의 보수를 지급한다는 것이 기존의 직업군인들의 급여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또 일반 병사와 부사관 사이에 있는 이들에게 계급과 처우는 어떻게 해야 할지도 숙제다.
휴전선 인근에 집중돼 있는 1·3군 사령부 예하 군단의 효율적 인원 조정도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군 철책선 침투사건이 이어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기계적 조정에 따른 부작용도 깊히 생각해 봐야 한다. 북한군이 마음대로 침투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둬서는 안될 일이기 때문이다.
세번째는 개혁안 추진에 따라 엄청나게 소요되는 예산을 정부가 어떻게 마련할 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정부의 자주국방 계획에는 99조원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그 구체적인 재원 마련책은 아직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군 개혁이 시동에 들어간 만큼 예산 확보 방안에 대해서도 분명한 방안을 제시하고 엄청난 혈세가 투입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국민에게 납득시켜야 한다.
국방개혁은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생존권과 직결돼 있는 것이기에 과거 정권에서도 여러 번 시도됐었고 그때마다 총론적 입장에서는 공감을 했다. 그러나 각론에서의 정파적(政派的) 이견(異見)과 불이익을 우려한 군내부의 반발로 무산되고 말았다. 군 조직의 효율성을 높히려면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인 조직을 줄여나가야 되는데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마찰이 생겨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전철이 다시 되풀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충분한 논의와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일을 추진해야 한다. 특히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더 많은 공청회 등 여론 수렴 과정이 필요하다.
정부가 야심찬 의지로 내놓은 이번 국방개혁안이 부작용을 최소화 하면서도 군의 정예화와 첨단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바란다. (konas)
|
국방부가 의욕적으로 마련해 지난 1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한 국방개혁 입법안이 5일 발표됐다. 개혁안의 주요 골격은 육군의 3개 군사령부를 작전사령부로 통합하고 군단과 사단을 절반으로 줄이며, 해·공군도 전단·전대급을 없애는 것으로 이를 통해 현 68만 명의 병력을 2020년까지 50만 명으로 줄인다는 것이다. 개혁안에는 또 ▲사실상 모병제 성격인 유급지원병 제도 도입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다연장로켓포(MLRS)와 자주포 등을 통합 운영하는 유도탄사령부 창설 ▲합참의장과 육·해·공군 참모총장의 국회 인사청문회 개최 ▲군의 해안경계 임무를 경찰로 이관 ▲3군 균형발전을 위해 합참의 장교 비율을 육·해·공군 각 2대1대1로 배치 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국방개혁안의 핵심인 '2020년까지 50만 명선 감축' 안은 지난 1999년 DJ정부 시절에도 있었으나 여러가지 이유로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는데 비해 이번 안은 주요 내용을 법제화(法制化)해 구속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노무현 정부의 국방개혁의지를 읽을 수 있다. 또 현대전에 맞는 기동군, 첨단과학군으로의 전환이 우리 군의 시급한 과제라는 점에서 국방개혁의 당위성은 부정하기 어렵고 그런 점에서 국방부가 밑그림을 그린 개혁안은 총론적 입장에서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
하지만 개혁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안보의 공백이나 군 전투력 해이 등 부작용이 있어서는 절대 안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두면서 몇가지 고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는 정부가 개혁 의욕만 앞세워 안보환경의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남북화해 무드가 그 어느 때보다 긍정적이라고 해서 남북의 군사적 대치상황이 종료된 것은 아니다. 또 향후 남북관계가 지금처럼 마냥 장밋빛이 될 것이라는 보장도 아직은 없다. 휴전선 너머 북한군은 지상군 100만 명, 9개 군단, 4개 기계화 군단, 2개 전차·포병군단을 보유한 채 기습공격 능력을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투력 위주의 전방 사단을 모두 철수하고 경비여단으로 대체한다든가, 해안경계를 경찰에 이관한다는 등의 개혁안이 유사시 작전계획 수립이나 명령체계 유지의 통일성과 신속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면밀히 검토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 새롭게 개편되는 군단·사단의 임무를 어떻게 재규정하고 무기와 장비의 편제는 어떻게 해야 군의 정예화와 첨단화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연구와 검토가 필요하다. 이 부분은 법안이 통과되기 이전에 충분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완성도를 높혀야 한다. 아울러 새로운 군 편제가 주한미군과의 연합작전 수행에 효율적인지도 고려돼야 마땅하다.
특히 개혁안의 완성도를 높히고 부작용과 후유증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남북관계와 동북아 및 세계 질서, 그리고 통일 이후까지의 안보환경을 예측하는 장기적 안목으로 각론 하나하나를 세밀히 따져 나가야 한다. 안보환경과 동떨어진 개혁안은 부작용만 양산하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정부가 군 병력을 감축함에 있어 속도조절의 지혜를 짜내기 바란다.
DJ정부 때의 국방개혁안도 조직의 군살빼기에 따른 군 내부의 동요 현상 때문에 유야무야 되고 말았다. 급속한 구조개편은 직업군인들의 반발과 군 전체의 사기를 떨어뜨린다. 편제 개편에 따라 조기에 전역해야 하는 장교와 부사관의 재취업 알선 노력도 없이 졸속으로 추진 된다면 군내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기존 병력운용 체계에 따른 비효율성은 바로 잡는게 당연하겠지만 이에 앞서 조기 전역자에 대한 취업대책이 선행되어야 한다.
감소 추세에 있는 병력자원 충당문제에 대해서는 정말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 의무복무기간을 채운 병사들을 선별 수용해 일정한 수준의 급료를 지급하고 복무하도록 하는 '유급 지원병제' 방안은 초기단계의 모병제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개인 희망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병역비리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는 현행 개병제 상황에서 국민적 관심이 매우 높은 사안인 만큼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군 현대화를 위한 예산이 그다지 넉넉하지 않은 게 현실인데 그들에게 대졸 초임 수준의 보수를 지급한다는 것이 기존의 직업군인들의 급여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또 일반 병사와 부사관 사이에 있는 이들에게 계급과 처우는 어떻게 해야 할지도 숙제다.
휴전선 인근에 집중돼 있는 1·3군 사령부 예하 군단의 효율적 인원 조정도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군 철책선 침투사건이 이어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기계적 조정에 따른 부작용도 깊히 생각해 봐야 한다. 북한군이 마음대로 침투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둬서는 안될 일이기 때문이다.
세번째는 개혁안 추진에 따라 엄청나게 소요되는 예산을 정부가 어떻게 마련할 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정부의 자주국방 계획에는 99조원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그 구체적인 재원 마련책은 아직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군 개혁이 시동에 들어간 만큼 예산 확보 방안에 대해서도 분명한 방안을 제시하고 엄청난 혈세가 투입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국민에게 납득시켜야 한다.
국방개혁은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생존권과 직결돼 있는 것이기에 과거 정권에서도 여러 번 시도됐었고 그때마다 총론적 입장에서는 공감을 했다. 그러나 각론에서의 정파적(政派的) 이견(異見)과 불이익을 우려한 군내부의 반발로 무산되고 말았다. 군 조직의 효율성을 높히려면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인 조직을 줄여나가야 되는데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마찰이 생겨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전철이 다시 되풀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충분한 논의와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일을 추진해야 한다. 특히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더 많은 공청회 등 여론 수렴 과정이 필요하다.
정부가 야심찬 의지로 내놓은 이번 국방개혁안이 부작용을 최소화 하면서도 군의 정예화와 첨단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바란다. (konas)
- 관련기사보기
-
소셜댓글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