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가는 韓美동맹, 小貪大失 말아야
요즘 한·미관계는 모든 면에서 엇갈리기만 하는 것 같다. 지난 11월 17일 한·미정상회담 후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동맹관계의 공고함을 재확인했다.
또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에게 이라크 재건지원을 다짐했고, 부시 대통령은 한국정부의 이라크 파병에 대한 사의표명과 함께 이는 “한·미 양국간 우정을 나타내는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우리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한미정상 공동선언 다음 날인 18일 당정협의를 갖고 자이툰 병력 1,000여 명 감축계획을 결정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방한 중이어서 미국 정부당국자들은 이런 사태를 매우 당혹스러워했고, 주요 언론들은 “예기치 않은 역풍”이라는 등 마치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이 뿐만이 아니다. 보도에 의하면 12월 1일 새로 발족되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송기인(宋基寅)이라는 신부는 80년대부터 주한미군철수를 주장했고, 최근에는 “서울·평양이 미국 몰래 라도 결속해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등 철저한 반미주의자로 알려진 인물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오래 전부터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편으로는 한·미정상회담을 할 때마다 동맹의 공고함을 거듭 재확인하는 노무현 대통령과 다른 한편으로는 철저한 반미주의자로 밖에 알려진 것이 별로 없는 송 신부라는 사람을 우리의 근세사를 다시 쓰는 역할을 하게 될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노무현 대통령 사이에 있는 간격은 무엇으로 메울 것인지 난감해진다.
과거사 정리위원회가 앞으로 한미동맹관계를 어떤 방향으로 기술할지 걱정이 아닐 수가 없다. 북한인권 문제만해도 그렇다. 미국 부시정부의 대북정책은 핵문제와 인권문제가 핵심이다.
그러나 노무현정부는 부시정부의 대북인권정책을 못마땅하게 생각해 왔음은 물론, 지난 11월 17일 유엔총회에서 통과시킨 ‘북한인권 결의안’에도 기권했다. 우리 북한동포에게 최소한의 인권이나마 찾아주려는 사상 최초의 유엔총회 차원의 결의안에서조차 기권하는 정권이라면, 이 정권은 앞으로 역사의 심판과 북한동포로부터의 심판을 어떻게 피하려는지?
눈앞의 정치적 득실과 민족공조 환상에 묶여 대한민국이 가야 할 정도(正道)를 비껴가는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우(愚)는 더 이상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konas)
박용옥 (한림국제대학원 부총장, 전 국방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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