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은 ‘지뢰 밭’, 회담 속개 불투명
鄭 통일, 근거 없는 6자회담 ‘낙관’으로 일관
北의 ‘위폐’ 범죄행위, 6자회담과 별개
韓·美·日 협조체제 붕괴, 6자회담 ‘공동화’
지난 9월 19일 제4차 베이징 6자회담이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폐회했을 때 노무현정권의 ‘자화자찬’은 하늘을 찔렀었다.
노 정권의 6자회담 전략을 주도했던 정동영(鄭東泳) 통일부장관은 “평화와 위기의 갈림길에서 한국 외교가 위대한 승리를 이룩했다”고 소리쳤다. 그는 “북핵문제가 해결 길로 유턴”했고 이로써 “한반도 영구평화 구축을 향한 거보가 시작되었다”는 설익은 낙관론으로 그 의의를 한껏 부풀렸다.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장관도 9·19 ‘공동성명’ 채택으로 “북핵문제는 실질적인 해결국면에 진입했다”고 가세하고 나섰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못하다. 6자회담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은 커녕 6자회담 지속 전망 자체가 밝지 않은 것이다.
9·19 ‘공동성명’ 발표 이후 11월 9일 제5차 6자회담이 열렸다. 그러나 부산 APEC 정상회의를 이유로 사흘 만에 ‘정회’로 들어간 이 회담의 속개 여부가 지금 매우 불투명하다.
11월 11일 정회 시점에서 설왕설래된 내용은 6자회담이 12월 중에 제주도에서 열리는 ‘참가국 수석대표 회동’을 거쳐 빠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1월 중에 속개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문제의 ‘제주도 수석대표 회동’은 이미 물을 건너 간 것 같고 제5차 6자회담 속개 여부는 아예 오리무중이다.
노무현정권의 ‘자화자찬’과는 달리 6자회담은 이미 9·19 ‘공동성명’ 발표 후 몇 시간도 안 되어 탈이 나기 시작했다. 북한은 ‘공동성명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일방적 해석을 들고 나와 ‘합의사항’의 이행을 가로막는 특유의 상투적 협상기법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공동성명’에 의하면 북한은 먼저(“조속한 시일 안에”) NPT와 IAEA의 안전조치에 복귀하고 그 뒤(“적절한 시기에”) 참가국들은 북한에 경수로를 지어주는 문제를 논의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북한은 회담장을 떠나자마자 “경수로를 먼저 주지 않으면 NPT와 IAEA 안전조치에 복귀하지 않겠다”고 억지를 쓰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뿐이 아니다. 이번에는 미국행정부가 지난 9월 위조 달러를 유통시키고 마약 등의 불법적 국제거래 대금을 세탁한 것으로 드러난 마카오 소재 중국계 은행 ‘방코 델타 아시아(BDA)’에 대해 취한 금융제재 조치를 시비 거리로 삼아, 북한이 이의 취소를 사실상 6자회담 지속의 전제조건화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미국은 문제의 ’금융제재‘와 6자회담은 상호 무관하기 때문에 북한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새로운 난관이 조성된 것이다.
문제가 된 ‘경수로’와 ‘금융제재’ 문제가 해결된다 하더라도 6자회담의 전망은 여전히 밝지 않다. 6자회담의 전도에는 북한이 깔아 놓은 ‘지뢰 밭’이 중첩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선 북한은 말로는 ‘비핵화’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비핵지대화’의 차원에서 핵문제를 논의하려 하고 있다.
‘북한 핵’에 앞서 “북한을 위협하는 미국의 대북 핵공격 위협”을 논의하자는 것이다. 다음에는 북한이 ‘포기’할 핵무기와 ‘현존 핵계획’의 내용이 문제가 되는데, 이와 관련해서 북한은 미국이 의혹을 제기한 ‘우라늄 고농축’ 계획의 존재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 다음의 문제는 ‘검증’이다. 북한은 IAEA가 “미국의 어용기관”이라는 이유로 IAEA에 의한 검증을 거부하고 미국과 북한이 합의하는 ‘제3의 검증 방법’을 고집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라”는 북한의 요구가 또 있다. 북한의 이 요구가 수용되면 6자회담에서 북핵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핵보유국’인 북한의 핵문제는 다른 8개의 ‘핵보유국’(미국ㆍ러시아ㆍ영국ㆍ프랑스ㆍ중국ㆍ인도ㆍ파키스탄ㆍ이스라엘)들과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뢰 밭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다음에 북한은 ‘한·미 안보동맹’의 파기를 내용으로 하는 미·북간의 ‘평화협정’ 문제를 제기할 것이고, 마지막으로는 미·북 간의 ‘국교정상화’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이 같은 상황은 북한의 6자회담 전략의 실체를 드러내 준다. 북한의 전략은 북핵문제의 실질적 해결 없이 6자회담을 무한정 끌고 가면서 그 책임은 몽땅 미국에 뒤집어씌우려는 것이다.
결국 결딴나는 것은 한·미 관계다. 미국은 이제 ”계속 끝없이 회담 테이불에 앉아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한국의 노무현정권은 중국ㆍ북한과 한 편이 되어 미국을 비난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실제로 정동영 장관은 6자회담에서의 한국의 역할을 ”미·북 간의 보증기관“에 비유하기도 했다. 일본의 산케이 신문은 벌써 “한ㆍ미ㆍ일 3국간의 전통적인 북핵문제 조정기구인 ‘대북정책조정그룹’(TCOG)이 한국과 미ㆍ일 간의 견해차이로 ‘이미 붕괴’되었으며 이 때문에 ‘6자회담의 공동화’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출처:미래한국)
李東馥 (전 명지대 교수, 북한민주화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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